생각의 탄생 - 윌리엄 캘빈이 들려주는 인간 지능의 진화사 사이언스 마스터스 12
윌리엄 H.캘빈 지음, 윤소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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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동물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동물에게도 ’의식’이나 ’지능’이 있을까?
지능지수로 인간과 동물을 구별할 수 있을까?
스위스의 동물학자 포르트만 교수가 동물의 다양한 기능이나 생리적 과정을 주관하는 뇌의 각 부분을 연구한 결과, 동물의 ’지능’표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215, 돌고래가 190, 코끼리 150, 원숭이 63, 얼룩말 42, 기린 38, 여우 28, 가장 꼴찌는 하마...
인류와 진화적 발생계통이 같은(선조가 같은) 원숭이가 4위라 하니 조금 생뚱한 결과이고 과연 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 책은 < 섹스의 진화 >, <원소의 왕국>, < 마지막 3분 >, <인류의 기원>, <세포의 반란>, <휴먼 브레인>, <에덴의 강>, <자연의 패턴>, <마음의 진화>, <실험실 지구>, <여섯 개의 수>에 이어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의 열 두번째 책으로, ’의식&지능의 기원과 진화’를 소재로 삼고 있다.
  
저자는 생리학, 생물물리학, 진화생물학, 심리학, 정신병학 등을 두루 연구하면서 인간의 어떤 면이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지, 통상 인간과 동물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보이는 인간의 ’생각(의식)’이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했는지를 독자들에게 애기해주려고 한다.
그는 한마디로 의식의 구조와 뇌의 물리적 작용에 따른 지식의 상호 작용 그리고 인간 의식의 독창적 단계와 이러한 사고 구조가 200만 년 빙하기를 통한 진화의 산물이라는 주장으로 인간의 지능과 생각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전문 분야의 핵심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해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다양한 학문분야가 담겨있는 이 책의 설명은 이해하기가 무지 어렵다.
 
책은 생각과 지능이 무엇이며,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더 나아가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의 지능이 자연선택을 통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를 다원주의적 관점에서 살폈다.
독자들이 평소에 느낄 수 없었던 당연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될 것이다.
 
- 목 차 -
1.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2. 만족스러운 추측의 전개
3. 문지기의 꿈
4. 지능을 갖춘 동물의 진화
5. 지능의 토대로서의 통사론
6. 끊임없이 진행되는 진화
7. 지적 행동의 진화
8. 지능의 미래
 
1장에서 저자는 ’무엇’이 지능을 이루고 있는가, 그리고 ’언제’ 지능이 필요하가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2장에서는 지능의 의미를 좁은 범위로 국한해서 다룬다.
3장에서는 설명의 수준에 대해서 그리고 ’의식’을 둘러싼 혼동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빙기와 같은 기후조건의 변화에서 어떤 방식으로 동물이 지능을 갖추어가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5장에서는 통사론(문장을 기본 대상으로 하여 문장의 구조나 구성 요소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복잡한 문장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 기계장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6장에서는 다위니즘적인 맥락에서 수렴적 사고와 발산적 사고의 문제를 다룬다.
7장에서는 우리의 뇌가 ’어떻게’ 복제 경쟁을 유발하는 것 같은 방법을 통해서 표현을 다룰 수 있는가를 제안한다.
8장에서는 앞 장에서 묘사한 고등한 지능의 결정적 요소를 요약한다.
 
저자는 지능과 생각, 의식으로 나아가는 지적 추측에 적당한 메카니즘을 찾는 과정에서 여섯 가지를 제시하는데 무척 흥미롭다.
1. 연속성의 기초가 되는 통사론의 포개진 상자들
2. 그럴듯한 구실에 대한 모든 단서를 지닌 논지 구조
3. ’가까이-속에-위에’ 등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단어
4. 메모지의 제한된 크기와 그 결과로서 생기는 덩어리 짓기의 경향
5. 타도 운동을 이루익 위해 사용하는 여분의 신경 패턴 복제물에 매우 필요한, 정교한 연속을 위한 공동편의시설
6. 차이가 있는 패턴, 그것들의 복제, 실수를 통한 변종의 형성, 경쟁 그리고 다양한 환경조건에 의한 복제경쟁의 왜곡




 
 
이 책을 통해 나에게도  ’지능’과 ’의식’, 그리고 ’생각’을 아우르는 ’인간다움’에 대해 약간 색다른 개념이 생겼다.
개념적으로는 지능이 유연성, 창조성, 다양성, 사회성, 계획성, 상상력, 연역성을 의미하며, 자연과학적으로는 지능 또는 의식이란 ’뉴런 사이의 상호작용(관계)’라 할 수 있다.
이런 지능과 의식, 또는 생각들이 한 데 모여 '인간'과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사람의 ’의식’이나 ’생각’은 언어와 음악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음소 하나하나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인간은 그 음소를 모아 수 천, 수 백만의 단어와 의미, 문장과 표현을 만들어 언어라는 창조물을 만들어냈다.
음계 하나하나는 그냥 ’소리’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묶이고, 배열되고, 악보에서 조합되는 순간 음악은 인류만의 충만한 존재와 세계를 만들어내고 만다.
결국, 뉴런류의 신경세포나 쿼크류의 소립자처럼 끝도 없이 나누고 구분한 후 그것을 모아 인간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음악처럼 뉴런 사이의 관계와 어울림이, 소집자 사이의 관계와 어울림이 인간을 규정짓지 않을까 싶다...
 
* 책 속의 문장

- 꼬리없는 원숭이에서 호미니드로 진화하는 동안 이루어진 영리함과 통찰력의 비약적 발전과 가장 큰 관련이 있는 것은 언어와 손의 운동을 계획하는 일에 공통되는 일종의 ’공동편의시설’이다.(p.34)

- 지능이란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를 때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정답’이 없을 때 그리고 평상시처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 필요한 대처와 모색능력이다.(p.36)

- 의식과 지능의 함축적 의미 사이에는 크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 의식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깨어있는 인식의 측면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다면, 지능은 우리의 정신세계에서 상상력과 효율성의 측면을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p.64)

- 인간에 대한 현대과학의 최소단위에 양자역학이 있고 최상위에 문학과 같은 인문학이 존재한다. 그사이에는 양자역학->화학결합->생화학->세포막->시냅스->신경세포->신체(뇌)->존재,통찰역,결합에 의한 인문사회과학으로 이어지고 각 층은 스스로 준안정화되어 있다.(p.79)

- 층을 이룬 안정성은 이런 준안정화의 수준이 쌓아 올려진 것이다. 생물은 여러 층으로 쌓아올린 이런 수준들을 포함한다.(p.80)

- 사람과에 속하는 호미니드의 뇌 크기가 지금으로부터 250만년 전과 200만년 전 사이에 커지기 시작해서 유인원에 비해 대뇌 피질의 넓이가 4배가 될 때까지 계속 확대되었다는 사실과 그 시기가 지구의 빙기/간빙기를 되풀이한 시기였다는 것은 중요한 관계가 있다.(p.116)

- 지구는 불완전한 공전주기로 인하여 태양과의 거리가 변한다. 이 때 가장 가까운 지점일 때를 ’근일점’이라 한다.(p.117)

- 지구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의 위치에 따라 근일점이 19,000년~26,000년마다 변한다. (p.118)

- 행성간의 인력은 지구축의 경사를 41,000년을 주기로 22.9도에서 24.6도까지 변화시킨다.(p.119)

- 근일점, 행성들의 상대적 위치, 지구 축의 경사의 3가지에 따라 약10만년마다 한 번 씩 지구의 빙하가 크게 녹는다.(p.119)

- 정신적 문법은 지적인 추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신적 구조에, 미래에 대한 가장 세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것은 덩어리 짓기, 순서대로 배열하기, 다윈적 처리과정에 의한다.(p.181)

- 다윈적 과정이 진행되려면 6가지 요소가 모두 있어야 한다.
 1) ’패턴’을 포함한다. 패턴이란 유전라는 DNA 염기의 배열을 말한다.
 2) 이런 패턴으로부터 ’어떻게 해서든’ 복제물이 만들어진다. 단위 패턴은 부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복제된 것으로 정의된다.
 3) 때때로 패턴은 돌연변이 등의 방식으로 변화한다.
 4) 제한된 환경공간의 점유를 위한 ’복제경쟁이 일어난다.’
 5) 변종의 ’상대적인’ 성공 가능성은 ’다양한 환경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6) 다음세대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어떤 변종들이 생식할 수 있을 때까지 살아남아서’ 짝을 찾는데 성공하는 가에 달려있다.(p.206~208)

- 뇌의 시공패턴을 ’대뇌 코드’라 칭할 수 있는데, 이는 하나의 사물이나 하나의 행동 또는 어떤 개념과 같은 하나의 추상물을 표현하는 뇌의 시공 활동 패턴으로 추측된다.(p.213)

- 대뇌 피질 표면의 1제곱밀리미터에 약148,000개의 뉴런이 활동 중이다.(p.231)


- 대뇌 피질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뉴런들은 수직 방향으로 배열되어 피질 칼럼으로 알려진 원기둥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으며, ’미니 칼럼’의 지름은 0.3마이크로미터, 매크로 칼럼은 100개 이상의 미니 칼럼으로 구성된다.(p.233~235)

- 평균적인 대뇌 피질 영역에는 10,000개의 매크로 칼럼과 100만개의 미니칼럼이 존재한다.(p.237)


   

 * 저자 소개 :
워싱턴 대학교에서 생리학과 생물 물리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헤브루 대학교 방문 교수, 미국 심리학회의 특별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현재 워싱턴 대학교와 의과 대학에서 정신병학 및 행동 과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마음의 역사>, <사계절의 뇌>, <기계의 언어>, <마음의 오르막> 등이 있다.

[ 2010년 11월 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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