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근본주의와 종교분쟁
빌프리트 뢰리히 지음, 이혁배 옮김 / 바이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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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한 후 <행동경제학>에 이어 두 번째 교재인 <지도로 보는 중동이야기>와 함께 다룬 보조교재였다.
독서 모임에 맞추어 읽지는 못했지만, 종교근본주의와 종교분쟁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여 나중에 구해서 읽었다.

기원 후부터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들의 원인은 상당수가 종교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다. 
팔레스타인 분쟁,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 스리랑카의 내전 등은 모두 종교 근본주의를 내세우는 집단 간에 벌어지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아무리 ’복수’나 ’대테러전쟁’이라고 주장할 지라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 또한 종교 전쟁이다.
21세기에 들어선 이후에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종교분쟁이나 테러를 통해 인간이 종교를 오용하고, 정치화시키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2001년 9·11테러(자작극 논란에도 불구하고..), 2004년 마드리드 열차 폭발 테러, 러시아의 베슬란 학교 인질극, 2005년 런던 지하철 폭발 테러 등은 정치화된 종교권력이 광신적 테러리즘의 형태로 표현된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 1099년 7월 15일, 십자군 1차 원정에서 예루살렘을 함락시키고 비기독교인 학살 ]

[ 성 바르톨로뮤 대학살 ]

[ 911 테러 ]

[ 마드리드 폭탄 테러 ]

[ 러시아 베슬란 학교 인질극 ]

[ 2005년 런던 지하철 폭발 테러 ]


종교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러한 종교를 정치화시키고 종교전쟁을 불러일으키는 현상들을 ‘종교 근본주의’라고 정의하고 이 근본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대다수의 전쟁들은 대부분 인간의 욕심에 의해 생긴다. 
하지만 그 표면적 이유에는 항상 종교적 이념의 대립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근거로 종교의 무용론과 폐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종교의 근본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화, 권력화가 되어가는 종교, 즉 종교 근본주의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접어들었던 시대에 서구 열강들이 식민지 사람들의 현실과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들 멋대로 나누고 그어버린 조치들이 씨앗이 된 것이다.


저자는 세계 5대 종교인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의 근본주의와 각 종교 간의 분쟁 원인을 살펴보고 세계의 평화 정착을 위한 해결방안으로 종교 간의 대화를 제시하려 한다. 
각각의 종교에서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타종교에 대한 관점이 아니라 세계적 시각에서 종교를 바라보고, 각 종교들이 근본주의화 되는 과정을 짚어간다.
물론, 저자의 결론은 종교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인류 공멸의 위험으로까지 치닫는 현 상황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교의 포기가 아니라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한 상호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종교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각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한 상호이해를 제시한다. 
종교들이 지닌 일치점과 차이점을 지적함으로써 종교 간의 대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정치화된 종교들은 세계정치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었으며, 오늘날의 세계는 테러리즘으로까지 발전한 정치화된 종교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종교들은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가치적 합의를 이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 상호 대화를 통해 그 합의를 이끌어내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각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단지 배타적 신앙을 가진 종교에 대한 비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함께 나누고, 타종교와 교류를 나눌 수 있도록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종교와 근본주의에 대한 통찰은 기존의 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고, 앞으로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종교 근본주의의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애초에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하여 발간한 의도는 ’종교간의 대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발간 의도는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에서 ’이론적 기초’를 발견할 수 없다. 각 종교의 교리와 해석, 종교지도자들의 움직임과 해석은 일반적인 개론 수준 정도에 불과해 보인다.
각 종교의 교리를 파고들어 종교가 화합하고 서로를 인정할 수 있는 ’이론적 기초’를 마련해 보겠다는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일 수 있다.
이 책은 ’정언 명령’과 그에 대한 약간의 해설 수준이라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각 종교들이, 특히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와 힌두교 등이 종교 근본주의에서 벗어나고 종교전쟁을 일으키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 역시 아직 뚜렷한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한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검토 가능한 사례를 언급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유럽의 30년 전쟁과 십자군 전쟁과 르네상스 시대의 도래에 대한 분석이다.
유럽의 중세시대는 종교가 모든 권력과 문화를 장악하였고 그 결과 종교를 내건 수 많은 전쟁이 일어났다.(종교전쟁의 이면에 숨어있는 정치적, 경제적 이유와 함께...)
전쟁의 결과는 참혹했고 그 결과는 당시의 일반 백성들이 중세를 장악하던 종교권력과 문화를 거부하고 ’인간성’을 중심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르네상스 시대를 연 것이라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역시 20세기 서유럽, 일본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종교 현실이다.
20세기 서유럽과 일본에 카톨릭과 기독교가 제대로 사람들 속에 파고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빵’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아시아(특히, 한국)와 아프리카에는 왜 점점 종교가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가?

그 역시 반대로 ’빵’과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종교분쟁과 종교근본주의의 위협에서 한국은 안전지대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 역시 종교 근본주의와 종교분쟁의 불씨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MB정권이 들어서면서 개신교 일부의 근본주의에 타종교에 대한 폭력, 종교의 정치화가 대중들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있다.
21세기 한국의 개신교는 종교라기 보다 정치경제집단으로 보인다.
종교든, 정치든 인류가 모여살 수 있는 이유는 ’상대방 존재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한다.

종교가 무엇이든, 철학이 무엇이든 자연과 인류에 대한 사랑과 평화가 없는 것은 인류에게도, 자연에게도, 심지어 그들의 신에게도 용서받지 못한다.
어떠한 이유라 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은 종교의 이름을 내건 폭력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 책 속의 문장

- 1917년 12월 예루살렘에 대한 영국의 지배가 시작되었다. 영국은 1917년 ’벨푸어 선언’을 통해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후 시위와 테러, 맞테러, 보복이 진행되었다.
- 1993년 9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 간의 상호 인준이 이루어졌다. 같은 해 오슬로협정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구성에 합의하여 1996년 2월에 아라파트가 대통령직에 오른다.
- 2003년 12월 제네바 협정에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주권국가 수립, 1967년 설정된 경계의 회복,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이스라엘인 퇴거, 난민 문제 해결 등에 대해 합의했다.
- 칼뱅의 <기독교 강요>에 따르면 국가는 하느님에 의해 세워진 것이다. 칼뱅에게 국가는 인간의 죄로 인해 성립된 것이며, 인간들 사이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조건이 된다.
-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청교도적 종교성으로부터 현대 자본주의의 형성에 기여하 특수한 합리적 생활방식이 도출되었음을 지적했다.
- ’사도 베드로로부터 직위를 물려받은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교회의 가장 높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는 교리는 로마 카톨릭교에서 가장 중심적인 교리 중 하나다.
- 미국의 외교정책이 미국에 대한 종교전쟁을 수행한다고 믿는 중동의 광신자들과의 무력 대결에 관심을 갖는 정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인들의 가치와 이념을 정립하는 과정에 보수적인 개신교 지도자들이 그만큼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월터 미드, <권력, 테러, 평화 그리고 전쟁>) p.110
- 소승불교의 핵심적 가르침은 추구해야 할 목적으로서의 해탈, 해탈에 도달하게 하는 수단, 해탈에 도달해야 하는 이유로 구성되어 있다. p.193
- 이슬람교가 유대교 및 그리스도교와 연결된다는 것은 쿠란(코란)이 아브라함과 아담을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p.217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



[ 보스니아 내전 ]


[ 소말리아 내전 ]


[ 코소보 분쟁, 미국과 서구의 인종청소 방조 ]


[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


[ 이라크 전쟁 ]


[ 카슈미르 분쟁 ]



[ 2010년 11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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