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야기 영국사 - 아서 왕에서 엘리자베스 2세까지 ㅣ 이야기 역사 9
김현수 지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어떤 의도와 성격을 가지고 영국에서 민주주의가 만들어졌는가?
저자는 대학 강단에서 ’영국사’란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고 했다.
저자가 학생들에게 ’영국사’를 이야기할 때 강조하는 바가 "민주주의의 시작이 영국이기에 민주주의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영국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있다"는 것...
현재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에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자신들의 국가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는 경제방식이나 종교, 언어, 문화를 떠나서 인류에게 ’최고의 가치’로 자리잡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학계나, 정치계, 언론계 등 대부분의 주류 세력에서 "최초로 민주주의를 도입한 나라가 영국"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저자는 ’어떤 의도와 성격을 가지고 처음 민주주의가 만들어졌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인류가 향후 민주주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기에 저자는 유물과 기록이 남아있는 선사시대부터 영국의 역사를 설명해 나간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영국의 왕들을 중심으로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서술하면서 영국사를 펼쳐나간다.
영국 선주민의 흔적인 스톤헨지, 최초의 기록상 영국으로 들어온 켈트인,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비롯한 로마의 집정관 및 황제들의 브리튼 원정과 속주화, 초기 기독교의 전래, 로마군의 철수와 게르만의 침입과 정착, 데인족의 출현과 잉글랜드 왕국 수립, 브리튼을 정복한 노르망디공 정복자 윌리엄, 플랜태저넷 왕조, 랭커스터가, 요크가, 튜더 왕조, 엘리자베스 1세, 올리버 크롬웰과 청교도 혁명, 스튜어트 왕조, 하노버 왕조, 빅토리아 여왕, 윈저 왕조, 마지막 여왕인 현재의 엘리자베스 2세까지...
- 정복자 윌리엄 : 노르망디 공국의 윌리엄이 브리튼을 정복한 후 브리튼은 섬나라 문화의 틀을 벗어나 ’유럽대륙을 품은 섬나라’로 미래의 영국 역사의 첫 장을 열게 된다.
- 헨리 1세 : 잉글랜드와 노르망디를 통합하고 왕국의 행정체계를 제대로 잡아나갔고 순회법정제도를 통해 국가사회의 틀을 정착시켰다.
- 헨리 2세 : 잉글랜드 최초의 왕조인 플랜태저넷 왕조를 세웠다.
- 사자심 리처드 1세 : 아버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켜 왕관을 썼으나 무모한 십자군 전쟁 도중 귀환하다가 오스트리아에 볼모로 붙잡히기도 했다.
- 존 왕 : 아버지를 배신하고 왕위에 올랐으나 프랑스 필립 2세와 전쟁으로 상당한 영토를 잃었고 계속되는 실정 끝에 귀족들의 요구에 순응하여 ’마그나카르타(대헌장)’을 승인했다.
- 에드워드 1세 : ’모범의회’를 소집했고 봉건적 계급질서 내에서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한 법령을 제정했다. 이 과정에서 잉글랜드의 관습법을 명확히 규정하여 ’잉글랜드의 유스티니아누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 에드워드 3세 : 어머니가 아버지를 탄핵하여 왕위에 오른 그는 프랑스 왕실의 적통이 끊긴 것을 빌미로 삼아 외척 혈통인 자신이 프랑스 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백년전쟁’을 일으켰다.
- 헨리 6세 : 강보에 쌓인 왕은 샤를 7세와 전쟁을 끝으로 ’백년전쟁’이 끝나고 그 결과 칼레를 제외한 프랑스 영토는 모두 빼앗겼다. 이후 귀족들간의 ’장미전쟁’이 일어나면서 포로로 잡힌 후 살해당한다.
- 요크 왕조 에드워드 4세 : ’장미전쟁’의 승리로 왕위에 올랐고 그의 아들 에드워드 5세는 정치적 제물이 되었다.
- 리처드 3세 :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그는 ’장미전쟁’의 대미를 장식하며 헨리 튜더와 전투 중 사망한다.
- 튜더 왕조를 연 헨리 7세는 여러 반란과 내분을 진압하면서 왕국을 안정화시켰다.
- 영국형 종교개혁을 실시한 헨리 8세 : 그는 원래 독실한 카톨릭교도였으나, 왕비가 후세를 낳지 못하자 합법적으로 왕비와 이혼하기 위하여 영국국교회(성공회)를 만들어내고 수도회의 재산을 몰수했다.
- 영국국교회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에드워드 6세, 메리 1세, 엘리자베스 1세에 이르러서였다.
- 엘리자베스 1세는 종교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당대의 최강국인 스페인을 물리치면서 대영 제국의 기초를 닦아 놓았다.
- 엘리자베스 1세 사후 ’왕권신수설’을 신봉한 제임스 6세부터 찰스 1세, 클롬웰의 청교도 혁명, 왕정복고를 통한 찰스 2세와 제임스 2세를 거치면서 윌리엄 3세 때 ’권리장전’으로 시민권과 타협하는 새로운 정치체제가 열린다.
- 조지 1세로 시작한 하노버 왕조는 부의 축적이 정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정책을 폈으며, 그 결실은 빅토리아 여왕 통치기에 대영 제국의 번영을 가져왔다.
-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면서 대영 제국의 위상은 점차 스러지게 되었다.
현재 영국 왕실의 존재는 ’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로 설명할 수 있다.
서기 1042년 잉글랜드 지역의 ’참회와 에드워드’로 탄생한 왕정은 오늘날 엘리자베스 2세에 이르기까지 약 1,000년이 채 되지 않고 명목상 왕이 아닌 통치자로서의 왕정은 ’명예혁명’이 일어난 1688년까지 약640년 정도가 된다.
그 사이 영국의 왕정은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스페인, 독일의 왕족까지 이어지는 아주 복잡한 핏줄이 얽혀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왕족과 귀족이 얽히고 설켜 서로 협잡하고 배신하고 죽고 죽이는 ’피의 왕위 계승’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리고 저자의 영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니 영국의 입헌군주제, 영국식 민주주의, 영국식 의회제도는 영국민중들이 피흘려 이룩한 결실이 아니라 왕과 귀족, 자산가들의 대립과 타협의 산물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판단된다.
영국이 1688년 이래 지금까지 ’영국식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엘리자베스 1세부터 시작하여 빅토리아 여왕 이후까지 지속된 ’최초의 산업혁명’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주의’를 통한 경제수준으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영국식 민주주의’의 진정성은 영국의 경제수준이 현재보다 더 떨어진 이후에 검증될 것이라 전망해 본다.
이 책은 왕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영국사를 재미있게 보여주어 아주 유익했다.
다만, 각각의 이야기의 배경과 정치경제적, 그리로 사회문화적인 의의와 연관성을 분석해주지 않아 ’중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이 책이면 세계사 시험에 좋은 성적은 올릴 것 같은...ㅋ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개인적으로 영국에 가야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에 업무차, 또는 여행차 외국에 갔을 때마다 매번 미리 준비하지 못한 채 현지에 도착하여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돌아오기만 했다.
이번에는 나름대로 현지에 대해 미리 알고 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책을 몇 권 준비해서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왕 가는 김에, 내가 살아 생전에 언제 다시 그 나라를 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의욕도 조금 생긴 것 같다.
미리 공부하는 것도 단순히 여행이나 관광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특징과 이슈들을 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늘 관심이 가는 분야, 즉 주택정책이나 복지정책, 문화 등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가고자 한다.
이 책은 그런 목적으로 읽은 첫 번째 책이다.
특별히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책을 누구에게 소개받지 못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구입한 책이다.
[ 2011년 12월 1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