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을 멈춰라 - 체르노빌이 예언한 후쿠시마
히로세 다카시 지음, 김원식 옮김 / 이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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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4월 26일)는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폭발된지 25주년 되는 날이다. 

이 책은 1987년 일본에서 처음 초판이 발행되었고 1989년 재판을 발행한 후, 이번 일본 북동부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으로 인한 후쿠시마 핵(원자력)발전소 사태를 맞이하여 다시 복간된 것이다. 1986년 소련(현재는 우크라이나 지역) 체르노빌 핵(원자력)발전소 폭발사건이 유럽과 전지구에 가져다준 충격과 피해를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한 책으로 24년 전에 후쿠시마 핵(원자력)발전소 사태를 예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1987년 발간된 후 이 책은 일본의 반핵, 반원자력 운동에 엄청난 회오리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 사건은 1986년 4월 26일 운명의 금요일 한 밤중에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평야 한가운데서 천지를 뒤흔드는 대폭발음과 함께 체르노빌 원자로가 폭발한 것이다. 저자가 초판을 발행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그 비극의 진상은 아직 지구상에 생존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당시 체르노빌 핵발전소는 세계에서 가장 최첨단의 우수한 핵발전소로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주장해오던 소련 지도부는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국내외 정부나 사람들에게 알리기 싫어했던 것이다.(일부에서는 당시 소련 지도부 역시 핵발전소 관리 담당자들로부터 미미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며 빠른 시일 안에 핵발전소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허위 보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핵발전소 폭발이나 방사능 유출과 같은 재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질병으로 나타난다.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태아를 덮치고 엄마 옆에서 소꿉장난을 하던 어린이를 덮치고 미래의 사랑과 희망을 꿈꾸는 젊은이를 덮친다. 그들 중에서 누군가가 병에 걸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의 인생은 절망 속에 빠지고 만다. 저자는 체르노빌 폭발 사고를 통해 핵발전소의 위험과 방사능의 피해에 대해 섬뜩한 경고를 알려주고 있으며 핵발전소과 방사능의 불안정성과 위험을 감추고 알려주지 않는 구조적인 이유와 세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1부. [체르노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에서는 1986년 당시 체르노빌 폭발 사고의 자세한 경위와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언론 및 자료에서 나타난 사건 경위를 통해 사고의 여파와 피해상황을 도출한다. 그리고 IAEA와 소련 크렘린에서 사고에 얼마나 무책임하게 대처하고 사고를 감추기 위해 애썼는지 등에 대해 말한다.

 
2부. [재해의 예측과 현실]에서는 1945년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를 전후하여 미국 등에서 진행한 핵 실험에 참가한 이후 방사능에 피폭된 ’아토믹 솔저(atomic soldier)’의 이야기, 남태평양 비키니섬 핵 실험 여파, 미국 네바다 핵 실험 후 피해상황, 체르노빌 사고가 유럽 전역에 끼친 피해, 쓰리마일 핵발전소 사고 등의 경위와 방사능이 동식물에게 단기적, 장기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 다룬다.
  
3부. [일본에 대사고가 일어나는 날]에서는 핵발전소의 구조와 위험, 위협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함과 동시에 그 위헙을 둘러싼 일본 정부와 기업계, 연구소와 IAEA의 인식을 다룬다. 지진대에 올라서 있는 일본으로서는 대지진과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를 통해 얼마든지 핵발전소에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4부. [원자력 산업과 저널리즘의 정체]에서는 핵발전소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허상을 지적하고 핵발전소와 에너지를 둘러싼 남아프리카 공화국, 로스차일드, 이스라엘, 모건과 록펠러 등의 세계적인 음모와 범죄행위를 폭로한다. 또한, 일본에서 핵발전소를 둘러싼 이해관계 세력들과 저널리즘을 상실한 저널리즘의 행태에 대해 밝힌다.
 
비키니섬 핵 실험, 네바다 핵 실험, 아토믹 솔져(atomic soldier), 쓰리마일 사고, 체르노빌 사고, 후쿠시마 사고,... 이 모든 핵 관련 재앙의 피해는 사고 순간부터 수 십년에서 수 백년 동안 주변 수 백~수 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에서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들에게 질병을 일으킨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질병들이 유전자속에 숨어 있다가 후대에 걸쳐 영원히 질병과 장애와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과학기술이 현대에 이르러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핵 발전 과정에서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으며, 고농축 핵폐기물 처리에 대해서는 현재 어느 국가도 제대로 된 처리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핵 발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이성적으로도, 합리적으로도, 인권의 차원에서도, 생태계의 차원에서도 우리는 ’핵 발전 포기’라는 결론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과학기술을 남용해서는 안된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100% 안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피해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핵발전소의 피해는 너무도 광범위하고 파괴적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감당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전쟁에 반대하는 이유처럼 핵발전을 반대해야 한다. 우리가 이 위험에서 살아남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 후손들에게 그 위험을 떠넘기는 것에 다름 없다. 그들이 그런 위험과 피해를 당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독일처럼 사회 전체적으로 핵발전 포기를 분명하게 합의하고 계획되거나 추진 중인 핵발전소 건립을 취소해야 한다. 가동 중인 핵발전소는 기한을 정해 단계적으로 폐기해야 하고 가동기간이 종료된 핵발전소는 가동 연장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식경제부와 원자력 관계자들, 한국전력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핵(원자력)발전소를 통한 전기량 충당율이 40% 가까이 되는 한국의 경우에 전국적으로전기부족으로 큰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을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태양력, 풍력, 바이오매스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전기사용에 일대 혁신을 일으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1980~90년대 한국에서 유휴전기량이 남아돌던 때가 있었던 것을 상기하면 심야전력 할인과 산업전기 할인 등을 취소하고 전기요금을 선진국처럼 현실화함과 동시에 전국적으로 불필요한 전력을 절약하고 절전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한 상황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더 많이, 더 크게,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편하게"를 삶을 추구해왔다.
그 결과 오히려 ’더 많이, 더 크게’ 질병과 스트레스를 받고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해 왔고 과도한 소비생활과 부채를 가졌으며,
빈부격차와 소득불균형을 만들어 내고 물가와 대학등록금과 사교육비를 ’더 높게’ 만들고,
비정규직 증가와 청년실업율, 국가채무와 가계채무를, 공동체 와해와 환경파괴를 ’더 빠르게’ 늘리고,
그리고 ’더 편하게’ 살아감으로써 운동부족과 건강부실, 대화의 소통의 부재, 자연과 멀어지고 있다.
행복과 건강, 더불어 삶과 웃음과 희망을 위해 우리는 좀 더 적게, 작게, 낮게, 느리게, 불편하게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 책 속의 문장 : 
- 이제부터 시도하고자 하는 작업은 다음과 같다. 우선 20세기에 일어난 다양한 중대 사건들을 추려낸 후, 각 사건에서 도발적으로 행동을 일삼았거나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의 이름을 차례로 적어본다. 다음으로, 이들의 표면적인 직함을 걷어내고 한 사람씩 가계도를 정리해본다. 이것은 이들이 자본가와 대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예측한대로 결과가 나온 인재들이 모아지면, 그들의 행동을 역사적 사실 위에 순서를 세워 짜 맞추어 간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진상을 ‘자본의 언어’로 다시 써보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씌어진 역사서와는 매우 다른 실상이 눈앞에 펼쳐지지 않을까? (/ 본문 중에서)

- 역사책 어딘가에 하나의 커다란 금기가 있다면 모두들 그곳을 피해서 지나간다. 그러나 어쩌면 그 금기만이 진실이며, 그 금기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자야말로 우리가 보다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필연적으로 맞서야 할 유일한 대상이 아닐까? 기존의 역사 해석의 중대한 과오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기업 패밀리, 요컨대 자본가 구성원의 계보에 대하여 단 한번이라도 정밀하고도 체계적인 조사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사를 그려나간 최고 책임자를 여지껏 한 차례도 분석해 본 적이 없는 인류.. 결국 지금까지 우리는 이성을 키울 만한 지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는지.. (/ 본문 중에서)
 
[ 2011년 4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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