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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3.0 - 김광수 소장이 풀어쓰는 새시대 경제학
김광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김광수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2011 글로벌 리포트>와 <프리라이더>를 읽고 난 후 본격적으로 연구소의 간행물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두 권의 책을 모두 읽으면서 '가진 자의 경제학'이나 '권력의 경제학'이 아닌 '가지지 못한 자의 경제학'과 '변화의 경제학'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 2000년 처음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소장을 엮임하고 있는 김광수소장이 지난 2009년에 발간한 것이다. 연구소 설립 이후 여기저기 언론에 실었던 글과 연구소의 경제시평 중에서 자신의 경제학을 독자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특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속에는 IMF 이후의 한국경제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평가와 노무현/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에 대한 진솔한 비판이 담겨있다.
2009년 현재 한국경제의 뿌리깊은 문제점은 무엇인가?
- 정부 관료/정치인의 무능과 무지/도덕적 해이,
- 고용의 불안정성(비정규직이 50% 전후),
- 차상위 소득이하의 잠재적 빈곤층 증가일로(전체 1,590만 가구 중 30%),
- 첨단미래산업 투자 부진,
- 부동산 버블 붕괴 조짐,
- 임대주택 공급부족으로 전세/임차난,
- IMF 이후 빈부격차 확대,
- GDP 중 비생산적 건설업 비중 과다,
- 무리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수출대기업만 이익),
- 학력과잉 & 공급과잉의 대학
- 검찰/법원의 보수화, 재벌 기득권화
- 한탕주의, 투기주의 극성
- 정치 무관심
이승만 독재의 붕괴 이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까지 35년간 이어진 군사독재이자 개발독재 체제가 마감한 이후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염원을 안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태어났다. 하지만, 국민들과 개혁세력을 기반으로 설립한 두 정부는 일부 정치외교부분에서 성과를 이루었지만, 세계경제의 시대의 흐름과 사회문화의 흐름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여 경제부분에서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했고 실책을 거듭했다. 그 과정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그 결과는 그대로 이승만 이래 한국정치사에서 가장 최악의 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탄생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2012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기 위한 분주한 동작들이 보이고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 위한 암중모색과 권력투쟁이 진행 중이다. 정당 안팎에서는 반이명박, 반한나라당의 선거연합을 바라는 각계각층의 희망을 담아내기 위해 모임과 협의체가 구성되고 있다. 2011년을 전후로 국내외에서 이명박정부의 밀실인사, 회전문인사, 군사정권식 정책과 통치, 언론통제, 일방정치, 소통 불능, 무능 외교, 부정부패의 결과가 동시다발로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과 사람들의 우려처럼 레임덕이 조기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울하고 안타깝다. 조기 레임덕이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반대 정치가들에게는 환영할만 한 일이겠지만, 국가적인 입장과 중산층/서민들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정책집행과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 모두 한나라당이 패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한 이명박정부였던 만큼 절대적으로 부패할 수 밖에 없어 민심을 잃었기 때문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를 경험해 본 결과 한나라당의 패배가 국민들의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조직이나 세력이 정권을 교체하게 되면 또 다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불확실한 개혁이 진행되다가 중단될 것이고 새로운 정권측에서는 재벌과 보수언론, 부정부패한 검찰과 공무원에게 놀림빵만 당하다가 시간만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제대로 준비하는 과정이 없는 정권교체는 교체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그 시작은 지난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엄정하게 평가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두 번의 정권교체에서 진행된 정책의 공과를 구분하여 잘한 부분을 다시 되살리고 잘못한 부분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특히,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어떤 방향으로 경제정책이 나가야 할지에 대해... 한국경제에 대해 수 많은 책들이 나와있는 가운데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교훈을 찾아야 할지 깊게 심사숙고하는 데 있어 이 책과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여러 책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저자의 결론은 장기적으로 현재의 정치경제 주도세력을 과감하게 교체해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은 일회적인 선거로 인한 정권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철학과 정책을 지닌 세력과 조직을 구성하고 그들이 소통하고 대안을 세우고 정책을 수립하여 중산층/서민과 함께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한나라당 뿐 아니라 기존 야당의 부정부패한 정치/경제인들 역시 물갈이를 해야 한다. 말 뿐이 아니라 진정한 행동으로 사리사욕을 버리고 국민을 위하는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그 과정을 위해 모두가 해야 할 일은 '참여'하는 것이다.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
[ 2011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