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통의 심리학 -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에 관하여
리처드 H.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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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인간의 본성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동서양 위인들이 나름 본성에 대해서 주체적인 시각으로 설파했는데, 동양의 순자는 성악설을, 맹자는 성선설을 주장했다. 고자는 성무선악설을 강조하며 주변환경을 중시했는데,잘 모르지만 타인의 불행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감정도 인간의 본성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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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 사이에서 - 김종길 시론집 Ⅴ
김종길 지음 / 현대문학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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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아침에

 

                  김종길(1926~)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이 임박했다. 한때 음력설이 폐지되고 양력설을 쇠던 때가 있었다. 수백 년을 이어오던 설 문화의 명맥이 끊어진 날, 우리 설의 전통과 향수도 사라졌다. 일본이 조선의 문화를 단절하기 위해 양력설을 쇠게 했다고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엔 항상 설날엔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앉아 덕담을 주고받던 문화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었다.

 

이제 명절의 의미도 많이 퇴색되고, 예전만큼 바리바리 선물을 싣고 시골의 부모님을 뵈러 귀성길을 떠나는 문화도 줄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가 남아있다. 객지를 떠난 자식이 고향집을 찾던 날, 반가움에 버선발로 뛰쳐나와 자식들을 맞이하던 어머님의 그 푸근한 정서가 지금도 그립다. 설날에 고향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또 얼마나 반가운가? 예전에 설날은 가족과 보내고, 다음날은 친구들과 모처럼의 회포를 푸는 여유도 있었지만 일상에 쫓겨서 그런지 아쉬움만 남기고 요즘은 설날에 모두 고향을 떠난다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는 설날을 대표하는 시다. 매년 설날 즈음에 이 시를 읽어보면 한 해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묵은해를 보내는 허전함을 이 시로 달래고, 나이 듦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 시에서 영감과 지표를 얻는다. 각박한 세상에 따스함과 희망을 전해주고, 삶의 겸허함을 일깨우는 시, 설날이 되면 이 시를 떠올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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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향기 2016-02-0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을미년(乙未年)이 저물고 병신년(丙申年)이 밝아옵니다. 60갑자 중 ‘병신년(丙申年)’은 좋지 않은 어감때문에 간지로 새해를 찬양하기가 좀 거북스럽습니다만^^ 지난날을 회고해 보아도 이 해에는 큰 재난이나 역사적 사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만사형통하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시골향기 2016-02-09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하지만, 시험공부 때문에 두어달 글쓰기가 늦어질 것 같습니다. 틈틈이 올리겠으니 양해바랍니다.^^
 
미산스님 초기경전 강의 - 한국 불자들의 공부 갈증을 채워주는 새로운 경전 읽기
미산 스님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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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正語)는 바른 말이죠. 바른 견해와 바른 생각에 입각해서 항상 깨어 있는 마음으로 언어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거짓말, 남을 헐뜯는 말,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 쓸데없는 말, 이런 올바르지 못한 언어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지요. 말이라는 것이 입 밖으로 나가면 바로 시비와 갈등을 빚어내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말의 흐름을 잘 관찰해서 잘못된 구업을 짓지 않고, 더 나아가 진실한 말, 남을 이롭게 하는 말, 화합하게 하는 말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팔정도의 세 번째입니다.

 

그래서 상도선원 팔정도법회 때는 <슬기로운 말을 위한 명상 발원문>을 다 같이 읽지요. 그 글에 보면 이런 종류의 말들을 종합해놓았습니다.

 

거짓된 말 한마디가 삶을 헛되게 하고,

진실한 말 한마디가 삶을 알차게 합니다.

허영에 찬 말 한마디가 근심과 두려움을 주고,

신념에 찬 말 한마디가 희망과 광명을 줍니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칭찬의 말 한마디가 삶의 길을 평탄케 합니다.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하고,

사랑이 담긴 자비의 말 한마디가 삶을 복되게 합니다.

 

겸허한 말 한마디가 우정을 두텁게 하고,

덕 있는 말 한마디가 편안함과 넉넉함을 줍니다.

차분한 말 한마디가 고요함을 자아내고,

깊이 있는 말 한마디가 잔잔한 기쁨을 줍니다.

때에 맞는 위트 있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조리에 맞는 말 한마디가 지혜를 자아냅니다.

 

우리의 삶에서 언어가 차지하는 부분은 참으로 많습니다. 말 때문에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러니 바르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말하는 법이 잘못된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말하는 법도 잘 배워야 합니다. 언제 제가 지혜롭게 말하는 법에 대한 특강을 해볼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이 문제로 너무 많은 상처를 주고받거든요. 제가 아까 상담했던 법우님도 말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해요. 사람들이 실제 마음은 부드럽고 좋은데, 말은 꼭 안 그렇게 해요. 실없는 말, 심한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 것이지요.

 

구업을 짓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보세요. 될 수 있으면 말하기 전에 3초간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그렇게 하면 거친 말을 부드럽게 할 수 있고, 직선적인 말은 돌려서 할 수 있고, 거짓말을 하다가도 참말을 할 수 있습니다. p.25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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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5
알퐁스 도데 지음, 김사행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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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소나기와 함께 청소년기에 읽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알퐁스 도데의 입니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것 같은데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합니다. 별은 1840년대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을 배경으로 순박한 목동의 청순한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인간과 인간사이의 갈등이나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인간의 순수성을 추구하여 순진무구한 인간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동화 같은 스토리가 좋았습니다..

 

예전에 이 작품을 읽어 보신 분들은 비슷한 감정을 느꼈겠지만 주인집 아가씨와 하인이라는 신분의 차이를 떠나 목동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랑이 정말 좋았습니다. 세속적인 이해타산은 조금도 없는 인간의 본연의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목동의 짝사랑을 보면서 안타까움에 가슴 졸일 때가 많았습니다. 당시 목동이 산골에서 또래 여자라고는 주인집 아가씨 밖에 몰랐을 수도 있고, 몇몇 동네 아가씨 중에 스테파네트가 제일 예뻐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목동의 아가씨를 향한 연정은 순도 100%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주인집 아가씨가 목동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봤더라면 이야기의 전개가 달라졌을지 모르겠지요. 그러나 아가씨는 아무 것도 모르고 목동 혼자 온갖 상상을 하며 아가씨를 연모하는 그 순진한 마음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동화에 나오는 왕자와 공주처럼 서로 사랑의 결실이 이뤄져서 행복한 결말을 맺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습니다. 비록 신분의 높은 벽 때문에 목동의 짝사랑이 현실로 이뤄지기가 어렵겠지만 그의 성스럽고 순결한 사랑이 너무 고결해 보여서 가엾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때 을 읽고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사랑을 동경하게 되었고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은 내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훌륭한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춘기 때 산골 생활이 '별' 작품과 비슷한 환경이라 그런지,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의 배경이 너무 아름다웠고 나도 별처럼 영롱하고 순수한 사랑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상전벽해가 되어버린 세상에 휩쓸려 나의 사랑관념도 많이 바뀌어 버렸지만 그래도 가끔 순수한 사랑을 느껴보고 싶을 때, 난 '별'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얻곤 합니다 예전의 풋풋한 마음으로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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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브롱 산에서 양들을 지키고 있을 무렵, 나는 초원 속에서 혼자 사냥개 라브리와 양들을 데리고 몇 주일 내내 사람의 그림자 하나 구경 못한 채 지냈습니다. 가끔 몽드뤼르의 수도자들이 약초를 찾아 이곳을 지나가기도 하고, 피에몽 주변 숯장사의 새카만 얼굴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이들은 사람들과 접촉이 없는 소박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별로 말이 없었고, 이야기하는 흥미조차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저 아래 마을이나 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름마다 보름치 식량을 가지고 산길을 올라오는 농장 노새의 방울 소리가 들릴 때, 어린 머슴아이의 쾌활한 얼굴이나 늙은 노라드 아주머니의 붉은 두건이 차츰 언덕 위로 나타날 때면 정말 한없이 기뻤습니다.

 

저 아래 마을 소식, 영세 받은 일, 시집가고 장가간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를 기쁘게 한 것은 우리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 아가씨의 소식이었습니다. 인근에서 아가씨보다 더 예쁜 아가씨는 없었습니다. 나는 별로 관심이 없는 체하면서 아가씨가 잔칫집에 자주 초대받으며 야회에도 많이 나가는지, 여전히 새로운 남자 친구들이 아가씨를 찾아오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불쌍한 산의 목동인 나에게 그런 일들이 무슨 소용이 되겠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나는 나이 스무 살이었고, 스테파네트는 내가 태어나서 본 여성 중 가장 아름다웠노라고.(중략)

 

그런데 어느 일요일, 기다리던 보름치 식량이 아주 늦게 서야 도착했습니다. 아침나절에는 대미사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점심때에는 소낙비가 지나갔으니 길이 나빠 노새가 떠나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시쯤이 되자 마침내 하늘이 씻은 듯이 개고, 산은 물기와 햇빛으로 빛나는데,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물이 불어 넘치는 시냇물 소리에 섞여 노새의 방울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은 부활절에 울리는 교회의 종소리만큼이나 맑고 경쾌했습니다. 그러나 노새를 이끌고 온 것은 머슴아이도 노라드 아주머니도 아니었습니다. 누구였을까요...? 우리 아가씨였습니다. 아가씨 자신이었습니다. 버들 바구니 사이에 몸을 똑바로 세우고 앉은 아가씨는 소낙비 뒤의 시원한 바람으로 뺨이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었습니다.(중략)

 

스테파네트는 바구니에서 식량을 다 끄집어내고는 신기하다는 듯이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아가씨는 금방 때가 묻을 것만 같은 나들이옷의 고운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고는 양 우리 안으로 들어오더니, 내가 자는 곳이며, 양피를 깐 짚방석이며, 벽에 걸린 커다란 외투며 지팡이며 돌총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아가씨를 즐겁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여기에서 사는군요? 가엾어라! 항상 혼자 있으니 얼마나 따분할까! 무얼 하며 지내세요? 무얼 생각하죠.....?” 나는 아가씨, 당신을하고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말했어도 거짓말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너무나 당황해서 단 한마디의 말도 생각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가씨는 분명히 그것을 눈치 챘을 겁니다. 그러기에 심술궂은 아가씨는 짓궂게도 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고 좋아했던 것입니다.

 

애인이 가끔 당신을 만나러 오지요?”.....그건 틀림없이 황금빛 양이 아니면, 산꼭대기만을 뛰어다니는 선녀 에스테렐일 거야....,“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아가씨야말로 머리를 뒤로 젖히고 예쁘게 웃는 것이나 유령처럼 왔다가 급히 가버리는 것이 마치 선녀 에스테렐 같았습니다.

잘 있어요.”

아가씨, 안녕.”

아가씨는 빈 바구니를 가지고 떠났습니다.

아가씨가 비탈길을 따라 사라져갔을 때, 노새 발굽에 채어 구르는 조약돌 하나하나가 나의 가슴 위에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돌들이 굴러가는 소리를 언제까지고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해질 무렵까지 잠에 취한 듯 꿈에서 깰까봐 몸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저녁이 되어 골짜기가 푸른빛을 띠기 시작하고, 양들이 소리 내어 울면서 서로 밀치며 우리로 돌아올 무렵이었습니다. 비탈길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우리 아가씨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의 명랑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옷은 물에 젖은 채 추위와 무서움에 떨었습니다. 아가씨가 산 아래 이르렀을 때, 소낙비로 불어난 소르그 냇물을 무리하게 건너려고 하다 잘못하여 물에 빠진 모양입니다.(중략)

 

그러는 동안에 완전히 밤이 되었습니다. 뿌연 햇살과 희미한 석양빛이 산꼭대기에 남았을 뿐이었습니다. 나는 아가씨가 우리 안에 들어가 쉬도록 했습니다. 깨끗한 짚 위에 고운 새 모피를 깔아놓고 아가씨에게 잘 자라고 이른 다음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앉았습니다. 사랑의 불길에 혈관이 타오르는 듯했는데도 티끌만큼의 나쁜 생각도 나의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을 하느님은 믿어주실 것입니다. 우리 한구석에서 잠든 아가씨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양들 곁에서다른 어느 양보다 더 소중하고 순결한 양인 듯주인집 따님이 나의 보호에 마음 놓고 잠들었다는 자랑스러운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갑자기 양 우리의 빗장문이 열리더니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나타났습니다. 아가씨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우리들은 말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야외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다면, 우리가 잠드는 시각에 또 하나의 신비스러운 세계가 고독과 정적 속에서 눈을 뜬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중략)

 

목동들은 마법사라면서요? 참말인가요?”

그럴 리가 있나요. 여기에서 살면 별들과 더 가까우니 들에 있는 사람들보다 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잘 아는 거죠.” 아가씨는 여전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손으로 턱을 괴고 염소 가죽을 두른 아가씨의 모습은 마치 하늘나라의 귀여운 목동과도 같았습니다.

참 많기도 해라!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까! 이렇게 많은 별들은 처음 봐요! 저 별들의 이름을 알아요?”

알고말고요....., , 보세요!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는 것이 성 야곱의 길(은하수)’이죠. 저것은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곧장 뻗었어요. 용감한 샤를마뉴 대왕이 사라센과 싸울 때 갈리스의 성 야곱이 길을 가르쳐주기 위해 그려 놓았다는 거예요. 더 멀리 있는 저것이 영혼의 수레(큰곰자리)’예요. 네 개의 바퀴가 반짝이죠. 그 앞에 있는 세 개의 별이 세 마리의 야수’, 그 세 번째 맞은편에 있는 아주 작은 별이 마차꾼이라는 거예요. 그 주위에 비오듯 흩어진 별들이 보이죠? 저것이 하느님이 집에 두고 싶어 하지 않는 영혼들이랍니다...., 그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것이 쇠스랑또는 세 명의 왕(오리온)‘이랍니다. 저 별들은 우리네 목동들에게 시계의 역할을 한답니다. 보기만 해도 지금 자정이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보다 조금 아래 언제나 남쪽에서 빛나는 것이 장 드밀랑‘, ’별들의 횃불(천랑성)‘이죠. 저 별에 대해서 목동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죠. 어느 날 밤 장 드밀랑세 명의 왕닭장(북두칠성)‘과 함께 친구별의 결혼식에 초대받았더랍니다. ’닭장은 성질이 아주 급해 제일 먼저 길을 떠나 윗길로 갔다는군요. 저것 보세요. 저 위에 아주 하늘 한복판에 있지요. ’세 명의 왕은 아랫길로 질러가서 닭장을 따라 갔답니다. 그러나 느림보인 장 드밀랑은 늦게까지 자다가 아주 뒤에 처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화가 난 그는 두 친구를 멈춰 서게 하려고 지팡이를 던졌답니다. 그래서 세 명의 왕장 드밀랑의 지팡이라고도 부르지요....,그러나 모든 별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우리의 별인 목동의 별이랍니다. 새벽에 우리가 양 떼를 몰고 나갈 때, 또 저녁이 되어 양 떼를 몰고 들어올 때, 저 별은 우리 앞에서 빛나지요. 우리는 이것을 마글론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예쁜 마글론프로방스의 베드로(토성)‘의 뒤를 쫓아가서 7년에 한 번씩 그와 결혼을 한답니다.”

뭐라구요! 별들도 결혼을 하나요?”

그럼요.”

그리고 별들의 결혼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다가, 나는 무엇인가 신선하고 보드라운 것이 어깨 위에 가볍게 얹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아가씨가 졸음에 겨워 무거운 머리를, 리본과 레이스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앙증스럽게 비비 대며, 가만히 기대온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날이 밝아 하늘의 별들이 희미하게 사라질 때까지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약간 두근거렸지만, 아름다운 생각만을 보내준 청명한 밤의 신성한 보호를 받으며 나는 잠든 아가씨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별들이 계속해서 많은 양 떼처럼 말없이 조용히 움직여 갔습니다. 나는 몇 번이나 별들 가운데서 가장 곱고 빛나는 별이 길을 잃고 내려와 내 어깨 위에서 잠들었다고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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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는 : 인물 vs 인물 - 이원복과 신병주의 시시콜콜 역사 토크 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는
이원복 외 지음, KBS 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는 제작팀 엮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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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한반도에 국한된 역사적 인식한계를, 시공을 넘어 세계사와 비교하는 참신한 아이템이 좋다. 역사를 배우는 학생이나 일반인의 시야를 세계의 무대로 확대함으로써 역사에 대한 관심을 넓혀갈 수 있고, 한국사와 세계사 위인들의 비교를 통해, 동서양 역사의 연결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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