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의 탄생 - 명언으로 읽는 100명의 인생철학
김옥림 지음 / 팬덤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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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직위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서 존경해야 한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립자이자 CEO를 지낸 허브 켈러허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말처럼 사람의 존재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회사의 임원은 물론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그는 편차를 두지 않고 대한다.

  

그는 직위, 학력, 혈연, 지연 등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공정함과 인격의 존중을 기업 경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의 열린 경영방식은 임직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는 경영자와 회사를 위해 열정을 바치는 것으로 화답햇다. 그 덕에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뛰어난 실적을 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그의 경영 방침이 알려지자 타 항공사를 비롯한 기업들과 국민들도 깊이 감동했다.

  

허브 켈러허의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방식은 색다른 기업 문화를 창조하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직원들은 복장이 자유로우며 주기적으로 파티를 열기도 한다. 승무원들은 밝고 유머를 즐기는 자세로 승객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안전수칙을 알릴 때도 스탠드 업 코미디를 활용해 재미를 주고 있다.

  

허브 켈러허는 임직원들의 경직된 사고와 자세를 풀어줌으로써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그들이 창의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였다. 열린 마음과 혁신의 사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있고 자율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마음이 느슨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허브 켈러허는 직원들을 믿고 맡겼다. 자신을 믿어 주는 경영자를 곤경에 빠트릴 직원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허브 켈러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신념을 믿고 임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그들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권위적인 회사는 겉으로는 체계적이고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위기가 닥치면 침체되기 쉽다. 유연한 사고가 훈련되지 않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분방한 기업은 겉으로는 느슨해 보이지만 위기의 순간에 창의력과 기지를 발휘하는데 탁월하다.

  

그의 최대의 장점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절대로 상대를 곤경에 빠트리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가 자신에게 협조하고 다가오도록 만든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제일의 덕목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다.

    

유비가 천하제일의 지략가인 제갈량과 관우, 장비를 자신의 곁에 두고 나라를 세우며 황제에 오른 것은 사람의 마음이 얻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허브 켈러허와 유비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탁월한 리더라는 공통점이 있다.

   

뛰어난 리더 한 명이 수 천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 남의 밥그릇에 밥을 담아주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이자 난사람이다. 허브 켈러허는 난사람이지만, ‘된 사람에 더 가깝다.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만큼 인간다운 것은 세상에 없다. 그는 사람을 위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한 리더이자 참사람이다. p.294~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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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여행하는 방랑자를 위한 안내서 - 사랑, 환멸, 그리고 이전 안내서들을 위한 안내서 세상 안내서 3
김현철 지음 / 마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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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분은 단지 역할 분담에 불과할 뿐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
갑을관계는 그저 하는 일을 나눈 사이일 뿐.
그 이상의 침해는 범죄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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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처럼 앞서가라 -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통찰력 인문고전에서 새롭게 배운다 8
신동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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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언을 받아들이는 납언(納言)에 관한 정사(政事)는 간하고 다투는 간쟁(諫諍)을 널리 허용함으로써 아랫사람의 계책을 적극 채택하는 것을 말한다. 군주에게는 직언을 하는 쟁신, 아버지에게는 직언을 하는 쟁자가 있어야 한다. 군주와 아비가 의롭지 못할 때 과감히 직언을 올리도록 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선을 따르고 악을 바로잡을 수 있다.

- 편의 16<납언>

 

조직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제갈량의 지혜

1) 어떠한 의견이든지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

2) 나와 다른 의견이라 할지라도 경청하도록 노력

 

조직을 위한 좋은 의견이나 제안은 기본적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위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실히 달라진다. 실제로 제갈량은 유비가 죽은 후 군신들을 모아놓고 법제 정비 방안 등을 전하며 이같이 당부한 바 있다.

  

무릇 위정자는 중인들의 지혜를 모으고 널리 유익한 의견을 들어야 하오. 혹여 작은 틈이라도 생겨 상호 소원해짐으로써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없게 되면 국가에 큰 손실을 입히게 되오. 다른 의견을 듣지 않고도 사리에 맞게 된 경우는 마치 헤진 미투리를 던져서 진주를 얻는 것과 같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이를 매우 고통스러워하여 끝내 제대로 하지를 못하오. 오직 서서만이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소홀함이 없었소. 또한 동화의 경우도 7년 동안 공무를 담당하면서 일이 이치에 닿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의 의견을 10번에 걸쳐 반문해 들은 후 나에게 보고했소. 서서의 10분의 1을 능히 배울 수 있고 동화의 근면한 자세를 닮을 수만 있다면 거의 실수가 없을 것이오.”

    

좋은 의견을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좋은 리더

이어 제갈량은 제신(諸臣)들에게 때를 가리지 않고 충언과 직언을 아끼지 말고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 내용이 편의 16<납언> 에 나오는 구절과 유사하다. 그러나 제갈량은 2인자로 있었던 까닭에 주로 주군인 유비에게 간언을 올리는 입장에 서 있었다. 유비는 제갈량을 일종의 왕사(王師)로 대우한 까닭에 제갈량의 건의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다만 유비도 나름 자부심과 고집이 있는 까닭에 제갈량의 건의를 모두 수용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동오와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인 이릉대전(夷陵大戰)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게 그렇다. 이릉대전은 조조와 유비 및 손권을 중심으로 삼국이 정치(鼎峙)건안(建安)시대의 실질적인 종언을 고한 전쟁에 해당한다. 이 전쟁을 계기로 삼국 모두 밖으로 진출하기보다는 내부역량을 강화하는데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동시에 전쟁의 성격도 대규모 전면전에서 소규모 국지전으로 뒤바꾸는 결정적 전기로 작용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촉한의 힘이 동쪽으로 뻗어나가다가 좌절된 결과다.

   

이 싸움은 촉한의 황초 2년인 2217월부터 이듬해 윤 6월까지 꼬박 1년간 계속된 매우 큰 전쟁이었다. 싸움의 발단은 손권이 형주를 습격해 관우를 죽인데서 출발했다. 유비는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히 대군을 이끌고 가 동오(東吳)를 공격코자 했다. 관우의 원수도 갚고 형주를 탈환하고자 하는 속셈이었다. 손권은 육손(陸遜)을 대도독으로 삼아 촉군을 저지하게 했다. 1년간에 걸친 두 나라간의 접전이 이뤄진 근본배경이다.

   

당초 유비는 제위에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동오의 손권을 치고자 했다. 관우의 죽음을 설욕키 위한 것이었다. 조운이 간했다.

   

국적(國賊)은 조조이지 손권이 아닙니다. 위나라를 멸하면 손권은 자연스럽게 복종할 것입니다. 지금 조조가 비록 죽었다고 하나 그의 아들 조비(曹丕)가 제위를 도둑질했으니 응당 민심에 부응해 먼저 관중을 도모한 후 황하를 점거하여 위수의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 흉적을 쳐야 합니다. 관동의 의사(義士)는 반드시 양식을 싸가지고 전마를 몰고 와 우리 군사를 맞이할 것입니다. 위나라를 놓아둔 채 먼저 동오와 싸워서는 안 됩니다. 양쪽이 한 번 교전하게 되면 일거에 해결이 날 수 없으니 이는 결코 상책이 될 수 없습니다..”

   

장비의 죽음에 비통해 한 관우와 유비

신하들 중에는 조운처럼 간하는 자가 많았다. 그러나 유비는 이를 모두 물리쳤다. 당시 장비는 관우의 죽음에 너무 비통해한 나머지 술이 취하면 더욱 노기가 뻗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자가 있으면 매질을 가했다. 유비는 매일 교장(敎場)에 나가 군마를 조련하며 날짜를 정해 군사를 일으켜 원정을 떠나려고 했다. 이를 보고 여러 공경들이 승상부중으로 가서 제갈량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제 황상이 대위(代位)에 오른 지 얼마 안 되는데 친히 군사를 이끌고 나가려 하니 이는 사직을 중히 여기는 일이 아닙니다. 승상은 어찌하여 이를 간하려 하지 않는 것입니까?”

   

제갈량이 대답했다.

내가 여러 차례 간곡히 말씀드렸지만 아직 윤허하지 않고 있소.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가서 말씀을 올려 보도록 합시다.” 제갈량이 이내 문무백관들을 이끌고 유비를 찾아가 이같이 간했다.

폐하께서 보위에 오르신 지 얼마 안 되니 만일 북으로 한나라의 역적을 쳐 대의를 천하에 펴려고 하는 것이면 친히 전군을 이끌고 친정(親征)에 나서는 것도 괜찮습니다. 단지 동오만을 치려하는 것이면 1명의 상장에게 명하여 군사를 이끌고 가 치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비가 듣지 않았다. 제갈량이 표문을 올렸다.

신이 생각건대, 오적(吳賊)의 간사한 꾀가 형주에 복망(覆亡)의 화를 가져 왔으니 이 애통함이야 실로 잊을 길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한나라를 뒤엎은 죄는 조조에게 있지, 손권에게 있는 게 아닙니다. 위적(魏賊)만 없애고 나면 동오는 자연히 와서 복종할 것입니다.”

   

그러나 유비는 결코 동오를 치려는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장비가 장병들을 지나치게 엄하게 다루다가 휘하 장수인 장달(張達)과 범강(范强)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를 두고 진수는 관우와 장비 등의 전기를 다룬 <촉서, 관장마황조전>에서 이같이 평해 놓았다.

   

관우와 장비는 모두 1만 명의 적을 상대할 만하여 당대의 호신(虎臣)으로 불렸다. 관우는 조조에게 보답을 하였고 장비는 대의로써 엄안을 풀어주었으니 이들은 모두 국사(國士)의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관우는 굳세고 교만한 강이자긍(剛而自矜), 장비는 포학하고 은혜를 베풀지 않는 폭이무은(暴而無恩)의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이런 단점으로 실패한 것은 이치상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장비가 횡사하게 되자 장비의 휘하 장수 오반(吳班)이 즉시 표문을 써 유비에게 변을 고했다. 유비가 너무 애통해 한 나머지 식음을 폐했다. 신하들이 나서 간하자 유비가 비로소 수저를 든 뒤 동오를 향해 진격했다. 소식을 접한 손권이 곧바로 조비에게 표문을 올려 신하라 칭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다가 뒤를 돌아다봐야 하는 걱정인 이른바 후고지우(後顧之憂)를 덜었다. 손권이 전력을 다해 유비의 침공을 막을 수 있게 된 이유다.

   

당시 조비는 촉한이 동오를 침공해 두 나라가 서로 싸워 지치게 되면 일거에 대군을 일으켜 제압할 생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비가 대대적으로 군사를 일으켜 동오를 침공한 것은 확실히 무리였다. 그러나 이릉대전의 개막 당시 유비는 승승장구했다. 이에 손권이 이같이 탄식했다.

   

주랑 뒤에는 노숙이 있었고 노숙 뒤에는 여몽이 있었건만 이제는 여몽이 죽으니 아무도 나와 근심을 나눌 사람이 없구나!”  이때 감택(闞澤)이 건의했다.

주유와 노숙 및 여몽이 세상을 떠났다고는 하나 아직 육손이 있습니다. 그는 웅재대략(雄才大略)을 지닌 인물로 그 재주가 결코 주유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전에 관우를 깨뜨린 것도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손권은 곧바로 육손을 대도독 우호군 진서장군으로 삼은 뒤 모든 군사를 지휘하게 했다. 그는 육손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곤내(閫內)의 일은 과인이 주제하겠으나 곤외(閫外)의 일은 장군이 제어토록 하시오.“

  

'곤()'은 원래 왕후가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 ‘곤내는 제왕의 본령인 정치를 뜻하고 곤외는 군사를 말한다. 육손이 전 군사를 이끌고 그날로 출병했다. 이때 유비는 자귀에 당도해 수륙 양면으로 진격하여 곧바로 동오를 치려고 했다. 치중종사 황권(黃權)이 간했다.

   

오나라 사람들은 강하고 사나워 싸움을 잘하나 우리 수군은 물을 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전진하는 것은 용이하나 퇴각이 어렵습니다. 청컨대 선봉이 되어 진격하려고 하니 폐하는 뒤에서 따라와 주십시오.”

   

적벽대전처럼 화공으로 유비군을 패퇴시킨 육손

이릉대전에서 동오군이 승리하는 데 사용된 결정적인 수단은 화공이었다. 화공은 고대전투에서 적군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다. 조조가 원소를 칠 때도 화공을 사용했고, 주유가 조조를 칠 때도 화공을 사용했다. 육손 역시 유비를 칠 때 화공을 구사했다. 똑같은 화공이지만 그 내용은 상이했다.

   

관도대전 당시 조조는 원소와 싸울 때 오소의 군량을 불태우고 군심을 어지럽힌 뒤 다시 승세를 몰아 맹공을 퍼붓는 방식을 택했다. 적벽대전 당시 주유는 조조군의 함대가 모두 쇠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이용해 일제히 화공을 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릉대전 당시 육손은 병사들로 하여금 각자 마른 풀과 불씨 등을 지참해 일제히 불을 지르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효과 면에서 쌓아둔 군량미를 불태우거나 한곳에 모여 있는 배를 불태우는 것보다 덜할지 몰라도 700여리에 걸친 영채에 불을 질렀다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규모가 더 크다. 이릉대전에서 보여준 육손의 계략이 간단치 않았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릉대전 당시 유비는 맹목적인 자신감과 적을 가볍게 여기는 오만함으로 인해 패퇴하고 말았다. 조조가 적벽대전 당시 지나친 자부심으로 인해 패퇴한 과정과 닮았다. 객관적으로 볼 때 당시 유비의 촉한은 나라가 성립된 지 얼마 안 된데다 북쪽에 강적인 위나라가 도사리고 있었던 까닭에 결코 가벼이 군사를 일으켜서는 안 되었다. 특히 결맹대상인 동오에 대해 개인 차원의 설욕을 할 상황이 더욱 아니었다.

   

제갈량을 비롯한 신하의 간언을 무시해 큰 패배를 당한 유비

유비는 자신이 가장 중시했던 제갈량이 거듭 간했음에도 이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가 보여준 이전의 행동과 너무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모두 아우들의 죽음에 격분한 나머지 조급히 설욕을 서두른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릉대전의 참패는 말할 것도 없이 유비가 제갈량의 건의를 무시하고 고집을 부린 후과다. 조조가 적벽대전 당시 고집을 부리다가 참패를 당한 것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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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보다 남의 생각을 자꾸 읽는 것이 중요한 법이다. 세계적인 자기계발 컨설턴트이자 미국의 작가인 데일 카네기도 이런 말을 했다.

“2년 동안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두 달 동안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더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 p. 27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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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람을 모방하라 : 마키아벨리처럼 - 위기를 창조적 도약으로 바꾸는 자기혁신법 인문고전에서 새롭게 배운다 3
신동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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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가 백성들로부터 사랑받는 대상이 되는 길과 두려운 대상이 되는 길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하는 게 더 나은가? 백성들로부터 사랑받고 또한 두려운 대상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부득불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사랑받는 대상보다 두려운 대상이 되는 것이 낫다.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럽고, 위선적이고, 해악을 멀리하며, 이익을 향해 줄달음치는 인간의 기본 품성 때문에 그렇다. 백성은 위험이 멀리 떨어져 있는 한 재물은 물론 생명과 자식들까지 군주에게 바칠 것처럼 행동하지만, 위험이 박두하면 이내 등을 돌리고 만다. 그들의 맹세만 믿고 달리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군주가 위기 때 패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군주론 제17<가혹과 인자, 친애와 공포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지에 관해>

  

한비자와 마키아벨리는 군주의 눈과 귀를 가리며 권력을 농단하는 권신이 군주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라는 사실을 통찰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신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상이 되기보다 차라리 두려움의 대상이 되라고 권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일화로 나관중의 <삼국연의> 21회에 나오는 <자주론영웅(煮酒論英雄)> 대목을 들 수 있다.

    

조조와 유비가 술을 끓여 마시며 당대의 영웅을 논한 대목이다. 유비가 조조에게 몸을 맡기고 있을 당시 하루는 조조가 유비를 불러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후 술을 권했다. 마침 검은 구름이 온 하늘을 뒤덮으며 금세 소나기가 쏟아지려 했다. 조조가 문득 유비에게 물었다.

   

현덕(유비)은 용의 조화를 아시오?”

아직 잘 모릅니다.”

용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하늘에 오르기도 하고 물속에 숨기도 하는데, 그 조화가 무궁하여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소. 커지면 구름을 일으키며 안개를 토하고, 작아지면 티끌 속에 형체를 감춥니다. 하늘로 오을 때에는 우주를 날고, 숨을 때는 파도 속에 몸을 숨기오.

지금 바야흐로 봄이 깊었으니 용이 바로 때를 만나 조화를 부리려는 참이오. 모름지기 용이라는 영물은 가히 인간 세상의 영웅에 비할 만하오. 현덕은 오랫동안 사방을 편력했으니 당대의 영웅들을 잘 알 것이오. 과연 누가 영웅인지 어디 한번 말씀해 보시오. “

   

저야 승상 덕분에 조정에 들어와 있는데 어찌 천하의 영웅들을 제대로 알 리 있겠습니까?”

그럴지라도 이름이야 들어보지 않았겠소?”

원술은 군사와 식량을 넉넉히 가지고 있으니 가히 영웅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는 무덤 속의 해골이오. 조만간 내가 그를 사로잡을 것이오.”

원소는 명문가 출신에 기주 땅을 차지한 채 많은 인재를 부리고 있으니 가히 영웅이라 부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원소는 겉보기에는 위엄이 있으나 담이 작고, 계책을 꾸미기는 좋아하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큰일을 당하면 몸을 사리고, 작은 이익을 보면 목숨을 걸고 달려드니 그도 영웅이 아니오.”

 

문인들에게 명망이 높은 유표는 어떻습니까?”

유표는 허명만 있을 뿐 속이 비어 있으니 영웅이 아니오.”

익주의 유장은 가히 영웅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유장은 한실의 종친이라고는 하나 실은 집 지키는 개에 불과할 뿐이오.”

그러면 장로와 한수 같은 사람은 어떻습니까?”

그런 자들이야 보잘 것 없는 소인배에 불과하니 거론할 가치조차 없소.”

그들 외에는 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자 조조는 그 유명한 영웅론을 설파했다.

무릇 영웅이란 가슴에 큰 뜻을 품고 뱃속에 좋은 계책이 있어야 하니 바로 우주를 감싸 안을 기지(機智)와 천지를 삼켰다 뱉을 정도의 의지를 지닌 자를 말합니다.”

유비가 물었다.

  

그러면 누구를 가리켜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조조가 문득 손을 들어 유비를 가리킨 뒤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천하의 영웅은 오직 그대와 나 조조뿐이오. 원소와 같은 자들은 낄 수조차 없소.”

그 말에 밥을 먹던 유비가 문득 수저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는 자신이 동승과 모의해 그를 해치려 하는 사실을 조조가 알아차린 줄 알고 대경실색한 것이다. 마침 하늘에서 우레 소리가 들리자 유비가 천연스레 고개를 숙이고 수저를 집어든 뒤 이같이 변명했다.

성인이 말하기를, ‘빠른 번개와 광풍에는 으레 낯빛을 바꾼다.’고 했는데 이 말이 실로 일리가 있습니다.”

    

당시 조조는 유비가 거기장군 동승과 한통속이 되어 은밀히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가 껄껄 웃었다.

현덕 같은 영웅도 성인의 말씀을 좇아 우레 소리에 낯빛을 바꾸는 것이오!”

얼마 후 유비는 못내 불안했는지 이내 도주하듯이 조조 곁을 떠났다.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었다. 마키아벨리의 분석틀에 넣어 해석하면 조조는 사랑받는 사람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길을 택한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것이나 다름없다. 만일 조조가 그런 대상이 아니었다면 유비는 이내 동승과 협잡해 조조를 척살하려 했을 것이다.

   

주목할 것은 삼국시대의 풍운아 조조와 21세기 최고의 기업가로 손꼽히는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랑보다 두려움을 받는 것이 낫다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점이다. 두 사람이 천하를 거머쥐는 과정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잡스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는 등의 온갖 수모를 당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애플을 제국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잡스는 아주 냉혹한 모습을 보였다. 마음에 맞지 않는 직원은 과감하게 내쳤다.

   

조조도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난세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게 됐으나, 그 과정에서 혹독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잘못을 저지른 부하를 추호도 용서치 않았다. 천하를 호령하는 과정에서 실력 위주의 인재등용과 신상필벌의 원칙을 관철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한 것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마키아벨리의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사랑받는 존재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길을 택한 덕분에 천하를 호령한 셈이 된다. 이 마키아벨리의 금과옥조는 현대의 기업에 대입시켜도 여전히 잘 작동하는 원리인 것이다. p.18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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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4.0 - 긍정심리학의 대한민국 직장인 행복증진 프로젝트
우문식 지음 / 물푸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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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방금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온 갓 태어난 딸이 요람에서 자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다. 어여쁜 딸의 모습에 경외감과 감사의 마음이 복받친다. 아빠는 딸이 고개를 돌려 자기를 바라보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딸의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딸의 눈은 움직이지 않는다. 요람 난간에 달린 장난감을 집어 흔들어도 아기의 눈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빠는 덜컥 겁이 났다. 혹시 아기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아내에게 방금 일어난 일을 얘기한다. “애가 소리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 같아.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아기는 틀림없이 다 정상이야.” 아내가 잠옷을 추스르며 말한다. 그리고는 함께 아기 방으로 간다. 엄마가 아기의 이름도 부르고 딸랑딸랑 방울소리도 내보고 손뼉도 쳐본다. 엄마가 아기를 들어 올리자 아기가 바로 몸을 뒤로 젖혀 꿈틀대면서 옹알거린다.

    

이를 어째! 애가 듣지를 못해하고 남편이 말한다.

괜찮을 거야.” 아내가 말한다. “그렇게 말하기엔 너무 일러. 태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아직 눈의 초점도 못 맞추는데.”   “그래도 그렇지. 손뼉을 아무리 세게 쳐도 꼼짝도 않잖아.”

 

여전히 불안해하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내 청각 항목을 찾아 소리내어 읽는다. “신생아가 큰 소리를 듣고도 놀라지 않는다거나 소리 나는 쪽으로 몸을 돌리지 않는다고 놀라지 마십시오. 깜짝 놀라는 반사행동과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행동이 발달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소아과를 방문하여 아기의 청각에 대한 검사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다 읽고 아내가 이제 좀 안심이 돼?”라고 말하지만 남편은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여전히 딸이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되풀이해 이야기하며, 할아버지가 청각장애였기 때문에 딸도 청각장애일 가능성이 있다며 걱정한다.

 

잠깐! 왜 자꾸 나쁜 쪽으로만 생각해? 월요일에 바로 소아과에 전화해 보면 되잖아. 일단 기운을 내라고. , 담요 바로 하게 애기 좀 안고 있어. 담요가 흘러내렸네.” 남편은 아기를 받아 안았다가 얼마 안 있어 아내에게 다시 안겨준다. 주말 내내 남편은 다음 주 업무 준비를 위해 서류 가방을 열 기운도 없다. 아내를 따라 집안을 왔다 갔다 하며, 만약 아기가 청각장애라면 그 아이의 일생이 어떻게 될까 시름에 잠겨 있다. 듣지 못하고 그래서 언어도 발달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에는 자신의 어여쁜 딸이 사회와 격리된 채 홀로 소리도 없는 세상에 갇혀 살지 모른다는 최악의 경우만 머릿속에 떠올린다. 그는 절망에 빠진 채 일요일 밤을 보내야 했다. 아내는 소아과 전화응답 서비스를 통해 월요일 이른 시간으로 예약을 해 두었다. 그리고는 집안일도 하고 책도 읽고 남편도 진정시키며 주말을 보냈다.

    

소아과 검사결과는 부모를 안심시킬 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마음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일주일 후 지나가는 트럭 소리에 아기가 처음으로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자 비로소 마음이 풀리면서 딸을 얻은 기쁨을 다시 누리기 시작했다.

    

위의 사례에서 남편과 아내는 세상을 서로 다른 눈으로 바라본다. 남편은 비관적이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계속 나쁜 쪽으로만 생각한다. 그럴수록 불안감은 더 커지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우울해한다. 그런 상태가 오래 가면 건강도 안 좋아진다. 반면 아내는 낙관적이다. 설령 나쁜 일이 닥쳐도 가능한 한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 그저 일시적일 뿐이며 이겨낼 수 있는 것 또는 극복해야할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뜻밖의 일을 당해도 금세 털어버리고 곧 원기를 회복한다. 건강도 아주 좋다.

   

비관적인 사람의 핵심 특징은 안 좋은 일들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자신의 모든 일을 위태롭게 하고 나아가 이런 것들이 모두 내 탓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데 있다. 낙관적인 사람은 세상을 살면서 똑같이 어려운 일에 부닥쳐도 비관적인 사람과 정반대로 생각한다. 낙관적인 사람은 실패를 겪어도 그저 일시적인 후퇴로 여기며 그것의 원인도 일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실패가 자기 탓이 아니라 주변 여건이나 불운 또는 다른 사람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실패에 주눅이 들지 않는다. 안 좋은 상황에 처하면 이것을 오히려 도전으로 간주해서 더 열심히 노력한다.

   

행복해지려면 당연히 낙관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는 선택이다. 성격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낙관성이 강한 사람도 있지만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p.37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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