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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식 - 약식동원 ㅣ 만화로 읽는 중국전통문화총서 5
주춘차이 지음, 김혜일.백유상.정창현 옮김 / 청홍(지상사) / 2006년 6월
평점 :
'한의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서양의학보다는 친근함이 들고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는 한의원도 많이 세련되어서 수염 허옇게 센 할아버지가 침을 놔주는 모습을 기대할 순 없지만 그래도 뜸을 뜨고,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할 수 있는 한의원이 나는 훨씬 좋다. 그래서 감기 같이 혼자서 끙끙 앓기만 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은 절대 의사를 찾아가지 않고(한 번도 이비인후과를 못가봤다, 단지 무섭기 때문에~~) 발목을 접지르거나 팔꿈치에 타박상이 난 경우에만 한의원을 찾는다. 그런 내게 이 책은 본격적인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저~얼대 먹을 걸 좋아해서 이 책을 보게 된 것이 아니다. 정말? 그렇겠지?
한의약식학설은 약물과 음식의 관계에 대한 학설이다. 한의학에서는 약식동원(藥食同源 ;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약식호보(藥食互補 ; 약과 음식은 서로 돕는다), 약식호용(藥食互用 ; 약과 음식은 서로 이용한다)이라 하여 약과 음식 사이에 엄격한 경계가 없다. 약과 음식을 서로 배합해서 병을 치료하는 것이 한의학의 뚜렷한 특징인데, 이래서 난 한의학이 좋다. 맛있는 음식이 바로 내 몸을 보호하는 약이 되는 것이니 어찌 이렇게 효율적일 수가 있을까! 내가 동양인이여서가 아니라 동양, 그 자체의 철학이 정말 수준이 높은 것 같다. 첫장을 넘기면 본문이 나오기 전에 먼저 표로 알아보기 쉽게 <오행속성표>가 나와있는데 정말 한자를 모르면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로 온 천지가 한자투성이다. 그 표에는 자연계와 인체에서 연관된 것이 다섯 가지씩 대응되는 게 있는데 그것을 알면 몸의 장기 중에 안좋은 부분이 있을 때 그에 따라 먹기가 쉽게 만들어 준다. 오미(五味)와 오장(五臟), 오행(五行) 등이 서로 병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찾아가면 된다. 처음엔 이 표만 달랑 나와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몰랐는데 이 표와 함께 뒤에(p. 148) 나온 것을 보니 정말 딱 감이 왔다.
오미(五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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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五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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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五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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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酸 ;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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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木 ;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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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肝 ;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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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苦 ;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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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火 ;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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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心 ;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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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甘 ;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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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土 ;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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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脾 ; 비장, 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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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辛 ;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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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 ; 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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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肺 ; 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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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鹹 ;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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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水 ;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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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腎 ; 콩팥) |
오미(五味)에는 산(酸 ; 시다), 고(苦 ; 쓰다), 감(甘 ; 달다), 신(辛 ; 맵다), 함(鹹 ; 짜다)가 있고, 오곡(五穀)에는 깨(산미), 밀(고미), 멥쌀(감미), 조(신미), 콩(함미)가 있고, 오과(五果)로는 자두(산미), 살구(고미), 대추(감미), 복숭아(신미), 밤(함미)가 있으며, 오육(五肉)으로는 개고기(산미), 양고기(고미), 쇠고기(감미), 닭고기(신미), 돼지고기(함미)가, 오채(五菜)로는 부추(산미), 염교(고미), 아욱(감미), 파(신미), 콩잎(함미)가 있다. 이것을 모두 알았다면 적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을 표로 만들어보면,
오미 (五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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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 (五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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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과 (五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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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육 (五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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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 (五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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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酸 ;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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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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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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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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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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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苦 ;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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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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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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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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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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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甘 ;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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멥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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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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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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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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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辛 ;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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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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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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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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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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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鹹 ;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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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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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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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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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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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비장이 약해졌다면 토(土)의 성질을 지닌 감미(甘味)에 속하는 멥쌀, 대추, 쇠고기, 아욱을 먹게 되는 것이고, 폐병이 생기면 금()의 성질을 지닌 신미(辛味)에 속하는 좁쌀, 닭고기, 복숭아, 파를 먹어야 한다. 그런데 오장의 병에는 금기도 있다. 쇠가 나무를 이기므로 간이 아플 때는 일반적으로 매운 맛을 꺼리고, 물과 불은 상극이므로 심장병에는 짠맛을 꺼리고, 나무가 흙을 이기므로 비장이 아플 땐 신맛을 꺼리며, 흙이 물을 이기므로 콩팥이 아플 땐 단맛을 꺼리며, 불이 쇠를 이기므로 폐병에는 일반적으로 쓴맛을 꺼려야 한다. 이렇게 보면 정말 한의약식은 전혀 어렵지가 않아 보인다. 그저 자연의 이치대로 생각하고 그대로 먹으면 되니까. 이래서 음식과 약을 구별하지 않는가 보다. 그런데 확실히 먹는 거라서 그런지 아주 수월하게 읽히는 것 같다. 다른 책은 안 그렇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