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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시크릿 -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화교 부호들의 부와 성공의 조건!
마담 호 지음, 임수택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고급스런 표지에 가득 신비로움을 내뿜고 있는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설레임이나 흥분보다는 어떻게 소화해야 하나 나는 심리적 압박이 강하게 다가왔었다. 거기에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할까 하는 불안감도 한몫 했다.  

그런데 퇴근하고 돌아와 엄마가 조금 보시던 것을 구경하다가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린 지금은, 편안한 마음뿐이다. 고급스러워 나 같은 범인은 손대보지도 못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내용은 평범하다 못해,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것 중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많아서 받아들이기에 부담이 없었다.  

크게 5가지 관점(태도관, 교육관, 학습관, 성공관, 연애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마지막 여섯 째는 독자에게 주는 특별한 당부가 있다. 여기에 일일히 다 소개할 만큼 적은 분량은 아니어서 다는 못하고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던 것을 소개해 올리겠다


<태도관>

돈으로 호감을 사서는 안 된다

어릴 적, 아니 지금도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 돈을 쓰는 버릇이 있다. 그것이 남에게 베풀고 싶어하는 나의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호감을 사기 위함이었단 걸 지금에야 알게 되었다..왕 뜨끔!!

Give and Take의 골자는 Take가 아니다. Give이다. 먼저 베풀자의 관점에서 생각해야지, 받는 것에 목적을 주지 않는다

서양에서 흔히 말하는 Give and Take는 '받은 만큼 주다'로 알고 있었던 나에게 꽤나 충격이었다. 세계 대부호의 사고 방식은 오히려 동양의 관점이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대부호들은 돈과 사람에 대한 '양식과 분별'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의 차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돈의 마력에도 이성을 잃지 않는다.  

-집을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살 수 없다.

-시계는 살 수 있지만 시간을 살 수 없다.

-침대는 살 수 있지만 쾌적한 수면은 살 수 없다.

-책은 살 수 있지만 지식은 살 수 없다.

-명의는 살 수 있지만 건강을 살 수 없다.

-지위는 살 수 있지만 존경은 살 수 없다.

-피는 살 수 있지만 생명은 살 수 없다.

-섹스는 살 수 있지만 사랑은 살 수 없다. <중국 속담>  

'이성은 잃는다!' 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나도 가끔은 돈 앞에서 이성을 잃어본적이 있기에 상당히 뜨끔했다. 

<교육관>
세 가지 연령 벨런스(육체연령, 정신연령,돈연령)가 갖춰져 있으면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돈연령이 육체연령과 22세 정도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남들 보다는 금전감각이 없는데 ... 하여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돈이 있으면 이 세상을 다 내 것같이 생각되고 있는 족족 다 써 버리는데 나는 역시 범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습관>
성공할 멘토를 만나려면 질투하지 말고 스스로 좋은 파동을 발산해야 한다.

좋은 파동이란 말은 처음 들었지만 질투, 시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새롭다. 질투하면 험담까지 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여서 그럴까? 왜 그렇지? 나는 좋은 서평을 쓴 님들을 보면 너무 부럽고 샘이 난다. 하지만 내가 근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항상 거기에서 그친다. 그럼, 나는 질투를 하는 거야? 존경하는 거야? 거참, 모르겠다.

<성공관>

도산을 경험해도 윤리관을 잃지 않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우리나라 경제인들이 이상한 걸까? 회사가 도산해도 자신은 버젓이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있으니. 확실히 세계의 대부호라 불리는 사람은 다르긴 다르구나. 그런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걸 모를까? 허참, 안타까울 뿐이다.

<연애관>

사랑이 있을 때 이혼의 위자료를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에 동의할 수 없다. 이혼을 하기 전에 미리 미리 잘 해야하는 것이 결혼인데, 이미 이혼을 생각하고 결혼하는 것은 결혼생활에 미리 장애물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기에 결혼생활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서 미리 권리를 찾아준다는 의미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찜찜하다.

마지막으로 나(독자)에게 해주는 말이다.

굳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다.

이 말이 정말 와닿는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나는 과연 얼마나 많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던가. 하지만 하지말라는 것만 찾아다니면서 하는 게 아니라 하다보니 내가 하는 행동이 청개구리와 비슷해지는 걸 나도 어쩌겠는가. 이것 참, 난감할 일이네..

다 읽은 시점에서 보면 우리가 주위에서 많이 들어왔던 내용이 많다. 그럼에도 이 책이 새로운 건 동양적인 관점으로 쓰여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작가가 동양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지금 세계의 대부호들이 동양의 고전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니, 작가가 서문에 밝힌 것처럼 우리가 잃어버렸던 동양의 가르침을 다시 찾아서 "실천"한다면 우리에게도 세계적인 대부호가 될 길이 열리지는 않을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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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필름이 남아 있을 때 - <스트로보> 개정판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처음 드는 생각은 “재미있다” 였다. 나는 소설의 여운이 오래 남으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에(특히, 슬픈 사랑이야기) 그다지 소설을 읽지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여운이 잔잔하게 남아서 언제 어느때고 그 여운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 그리웠다. 이 책은 그러한 그리움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다. 사랑이야기도 그런 여운을 줄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한 사내가 자신의 삶과 일을 반성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내는 이야기가, 사람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더 남져주었던 것 같다.

이 책은 프로사진기사인 기타카와의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다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50세(영정), 42세(암실), 37세(스트로보), 31세(한 순간), 22세(졸업사진)의 이야기가 거꾸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들이 별개의 이야기같다가도 마지막엔 하나로 연관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되어있어 현재의 모습이 모두 과거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모든 장에서 자기의 인생이 결국 현재 옆에 있는 “아내”와 연관된다는 것을 깨달은 기타카와는 첫 장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에게 자시의 영정사진을 부탁한다. 사진은 단순히 겉모습만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흔적까지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일까.

“늘 여자 문제로 기미코의 속을 썩여 왔다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내 영정사진을 찍어줄 사람은 역시 지금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 여자밖에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한 모든 장에는 미스터리가 하나씩 존재한다. 주인공 기타카와가 그것을 찾아가며 고민해가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행동에 숨겨진 심리를 파악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그 당시에는 이기적으로 편협하게만 보였던 행동들이 사실은 자기에게 배려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삶의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런 기타카와의 추리를 따라가며 이야기의 전모를 찾아보다보니 그의 인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젊었을 때 기타카와는 조금은 오만했지만 자신의 꿈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거는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던 것이 점차 명성을 얻기 시작하면서 잔재주를 부려 돈이 되는 일만 하며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자조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는 과정은 비단 기타카와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비슷하리라 본다. 젊을 적에는 성공하기 위해서 열정적으로 살지만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면 그 열정이 소진되어버린 것 같이. 내 나이가 아직 어느 정도의 지위에 오를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나에게도 가끔씩은 정체기가 찾아오기 때문은 아닐런지.

기타카와의 인생 여정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에서는 잊지 말아야할 무언가가 있다는 걸.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아야할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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