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며 이겨내는 나의 우울증
엘리자베스 스와도스 지음, 이강표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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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아본 사람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낙서로 이루어진 책이기 때문이다. 나는 낙서를 통해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길래 반신반의하며 골라들었다. 우울증이란 병을 끊임없이 달고 다닌다고는 할 수 없어도 평소 가깝게 지내온 것은 사실이니까 더욱 더 호기심이 들었다.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우울증에 걸렸었단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긴 하는데 나는 한 번도 내 주위 사람들에게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은 없다. 혹 나만 그런가 하는 생각과 실제로 걸렸는데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니까 숨기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 그리고 자신이 우울증임에도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굳이 '우울증'이란 단어를 이용해 이름붙이지 않아도, 현대인의 대표적인 병이 우울증이라는 통계를 통해 나름대로 다들 조금씩의 우울증은 있지 않을까 하며 애써 자위를 해본다.

 

내가 '우울증'에 걸렸었던 것이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지만 앞으로의 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 번쯤 읽어보고 싶었었다. 물론 이 책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비스무리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없다면 돈이 아깝다고 여겨질 만큼 꽤 비싼 가격이긴 했지만 그래도 후회는 안 한다. 만약 과거에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거나 아니면 내가 앞으로 제시할 사례에 조금이라도 해당한다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두고두고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말이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도 당혹스러울 만큼 엉망인 그림에, 아니 낙서에 기가 막혔다. 이런 그럼은 내가 왼손으로 그려도 더 이쁘게 그리겠단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책의 중반부를 보고 있으면 아~ 하는 깨달음이 스쳐지나간다. 바로 내가 이 모양, 이 꼬락서니로 살았구나 하는 재발견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

 

내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얼마나 바쁜지 뻐기며, 친구들을 멀리했다. p. 38

사실은, 일할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던 시절이었다. p. 39

안경은 어디 있지? 저 사람 이름이 뭐더라? 할 일도 잊어버렸다. p. 44

그리고 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비극적인 거짓말들. p. 45

현실은 훨씬 더 따분하다. (성범죄 수사대 SVU 72시간째 보는 중) p. 46

내가 감히 외출할 때마다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들과 마주치기만 했다. p. 47

나는 이렇게 뒤죽박죽 인생의 쓰레기 더미에 파묻히고 만다. p. 48

친구들이 도우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멀리 한다. 그들에게 자주 퇴짜를 놓거나 그들을 업신여긴다. p. 49

 

지금 내가 인용해놓은 구절의 행동은 예전에 내가 했고, 지금도 내가 하고 있는 짓거리다. 아니, 지금도? 정말? 설마, 아닐 거야. 내가 지금 우울하다고? 아니야, 난 우울하지 않아. 하지만 분명 저 짓거리들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인데...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금 '우울증'에 걸렸음을 알게 되었다. 난 과거에 걸렸었던 기억을 되살려서 볼 생각이었는데... 자, 이젠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볼까?

 

심령술, 호흡과 찬송을 통한 명상, 허브 치료, 요가, 복싱, 다이어트, 침술, 전생 치유법, 마사지, 펀칭 그리고 베개 차기, 바이오 피드백, 집단 치료... 이 방에서 저 방으로 걷기도 하고, 시를 읽기도 하고, 동물 쇼를 밤새도록 보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밤에 잘 자기도 하고...

그러다가 전문가를 찾아가 약물 치료를 받았다. 많은 부작용을 경험한 후에 자신에게 딱 맞는 치료사를 찾아내 결국 3년 만에 이겨냈다.

 

그녀의 우울증이 나보다 더 극단적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아직 전문가를 찾아가볼 생각은 안 한다. 그냥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떠드는 게 아직은 마음이 편하다. 직장도 다니고 사람도 만나고 밖에도 잘 다니니... 내 우울증은 이런 활동적인 것을 많이 하면 나아지는 듯 싶다. 예전에 빠졌던 우울증엔 어떻게 해서 빠져나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고 큰 수확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기분을 경험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동질감이라고나 할까. 나는 이것만 가지고도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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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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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션을 일으킨 기욤 뮈소의 명성을 이제서야 접한 나는, 그의 전작들을 아직 읽어보지 못하였다. 내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에 대해 그렇게나 열광을 했을 때 나름대로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나도 그 무리에 끼겠단 생각이 든다. 보통 유명해서 사람들이 열광하는 책은 별로 보고싶어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호기심을 못 이겨 읽어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들의 열광이 절대 허튼 소리가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걔 중에는 내겐 별로인 책도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은 나도 좋더라~ ㅎㅎ 어쨌거나 이번에 나온 기욤 뮈소의 책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 같다.

 

기욤 뮈소를 묘사할 때 꼭 빠지지 않는 말이, 영화로 그대로 옮겨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영상미 넘치는 묘사란 말이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행간의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난해함을 따르지 않고, 짧고 경쾌한 표현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그의 필력은 정말 처음 보는 내 시선을 사로잡아버렸다. 그래서 손에 잡은 지 한 시간 반만에 다 읽어버렸다. 속독이 어느 정도 된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실제로 책을 읽을 때는 아주 꼼꼼하게 읽거나 상상하며 읽거나 줄을 친다거나 포스트 잇에 요약정리를 한다고 난리 부르스를 떨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은 것 같지도 않게 빠르게 읽어버렸다. 내가 그걸 아는 이유는 책을 읽는 자세 때문인데, 보통 난 침대에서 엎드려 읽는 버릇이 있어 책을 다 읽고 나면 팔이 저려서 아주 힘들다. 그런데 이번엔 팔에 전혀 무게가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빨리 읽은 게 정말 맞다. ㅋㅋ

 

예전에 내가 중고등학생 쯤일 때거나 대학생쯤일 때 심심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있다. <사랑의 블랙홀>이던가. 그 당시엔 제목도 몰랐다. 최근에 블로그에 놀러다니다가 얼핏 본 영화 내용이 그때 본 영화여서 알았을 뿐. 그런데 그 내용이 참 재미있다. 한 남자가 하루에 있었던 일을 며칠 동안 반복해서 겪게 된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 처음엔 어리둥절했던 그 남자는 한 여자의 사랑을 얻어야 함을 알게 된다. 그래서 매번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대비해 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런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절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하루가 매일 반복된다는 소재가 아주 참신했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소재를 차용했다. 한 남자의 하루가 매번 반복되는 것.

 

그의 이름은 에단. 에단은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을 벗어나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가고야 만다. 그 지점을 건넌하루를 계속 반복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의 인생을 되찾으려고 하는데, 그의 선택과 인생에서 도움을 주는 두 존재, 운명론자 카티스 네빌과 카르마를 믿는 시노 미츠키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삶을 좌우하는 것은 운명인가? 카르마인가? 어쨌든 우리의 영웅, 에단은 그의 운명을 바꾼다. 가장 소중한 두 존재를 되찾음으로써. 인간의 삶이 운명적으로 결정지어졌다면 에단의 말처럼 정말 사는 게 재미없을 것이다. 성공하기로 결정되어 있다면 누가 노력하겠는가. 실패하기로 내정되어 있다면 아무도 선해지려고 하지 않겠지. 굵고 짧게 한탕 인생을 살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이미 던져진 주사위처럼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선택을 했을지라도 그것을 백지처럼 되돌릴 순 없어도 그것을 가능한한 하얗게 만들 수는 있다. 우리의 에단처럼 죽을 만큼 노력을 한다면 말이다. 단순해 보이는 사랑이야기를 하면서도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주고, 그것을 스릴있게 전달하는 필력 덕분에 기욤 뮈소가 이렇게 대단한 유명세를 타나보다. 읽는 내내 정말 행복한 책읽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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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레이철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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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라는 제목을 보고 있으면 이 소설의 주인공이 '여자'라는 것, 배경이 '알링턴파크'라는 것, 내용이 절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은연 중에 파악할 수 있다. 중산층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국의 어느 한 마을에서 하룻동안 일어나는 여성들의 삶을 소소하게 나열하면서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정리된 이 소설은 복잡하면서도, 아주 단순하다. 일단 여기에 나온 다섯 여자들은 삶에 대해 허무함을 드러내는데 이는 출산과 함께 시작된다. 아이들을 깨워 아침에 학교까지 부지런히 날라대고, 그 후에 직장에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일과을 보내다가 다시 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하루... 그런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며 아이들을 데리고 데려오는 하루를 보내는 서양인들의 전형적인 드라마를... 그런 드라마를 보면 괜히 따스하고 아름다운 가정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 모습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되풀이되는 삶의 허무를 드러낸다니... 참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에서만 보게 되는구나 싶었다.
 
하긴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란 곳에서는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는 풍경은 거의 볼 수가 없어서 그것이 특별한 모습으로 보여지는데 영국이나 미국 같은 곳에서는 아주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니.. 그러려니 싶다. 그러나 아직은 결혼도 안한 내 처지에서는 다섯 여성의 모습은 어리광이나 허세를 부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크리스틴과 메이지, 스테파니와의 대화에서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에 대해 죄책감이니 어쩌니 하고 떠들어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천은 없는 말 뿐인 행동이지 않은가. 다른 한 곳에서는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곤 해도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이 불만족스럽고, 인생이 덧없음을 느끼고 있는 현 상황이 더 크고 아프게 다가오지 않는가 말이다. 실제로 먹고 살기 바쁘다면, 뭔가에 미쳐있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아프리카 아이들에 대한 넋두리는 그저 살기가 편하다는 소리로밖엔 내 귀엔 들리지 않는다. 내가 너무 냉소적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지금 내 눈엔 그들이 든든한 남편도 있고, 자기랑 쏙 빼박은 자식도 있으니 하는 푸념으로 들린다. 아마 그녀들이 마흔이 다 되어가도 남편이나 자식 하나 없었다면, 치열하게 자신의 일을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커리어우먼이었다면 또 그런 중산층의 - 알링턴파크에서 이웃과 수다를 떨며, 차를 마시며, 저녁 초대를 하는 - 삶이 부럽지 않았을까. 사람은 자신의 삶을 벗어나선 생각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보니 이런 허무나 불안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또한 그런 불안에 떠는 삶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역설적인 생각도 해본다. 다섯 여자들이 하나로 뭉치지도 못하고 수다는 떨지만 자신의 불안을 털어놓을 데도 하나 없는 단절된 삶을 묘사하는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은 아니였지만, 이런 게 - 다같이 떠들지만 제각각 고민과 불안을 안고 있는, 그것을 어디에 털어놓을 수도, 털어놓는다 해도 깊이 공감할 데가 없는 그런 게 - 인생이 아닐까 하는. 결국은 인생은 그런 거다. 크나큰 영광도, 크나큰 실패도 없는... 크리스틴이 줄리엣을 보며 느끼는 의아함과 반가움이 동시에 다가오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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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적들 1 -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이야기
이타 핼버스탬, 주디스 레벤탈 지음, 김명렬 옮김 / 바움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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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기적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이다. 수많은 작은 기적들이 모인 것이 우리네 삶이라면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평생을 살아갈까? 내가 잘은 모르지만 아마 오늘 뜬 인터넷 기사에 나온 것처럼 돈 때문에 부모와 처자식을 죽인 사람처럼은 살지 않을 것임에는 분명하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꼭 이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 꼭 이 사람과 만나 가정을 일구고 살아가며, 꼭 이 사람을 낳아 인연을 만들어갔다면 그것이 바로 기적이 아닐까?

 

이 책에는 수많은 기적들이 소개되어 있다. 우연히 총알을 하나 주운 것에서부터 연락이 끊인 형제를 찾았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 받아적은 전화번호 때문에 어렸을 때 집을 나가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았던 엄마를 만날 수도 있다. 평소에 자주 드나들던 구멍가게 할머니와 철 없을 적에 했던 협정으로 나중에 남편감을 만날 수도 있는가 하면 같이 중국으로 아이를 입양하러 갔던 인연으로 입양된 아이의 쌍둥이 형제를 찾아줄 수도 있다. 기분은 나쁘지만 호의로 다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잃어버린 아들이나 사촌을 찾을 수도 있는 게 이 세상의 기적이다. 누가 이 세상은 기적이 없다 하는가. 이런 기적을 두고 우리는 삶에 대해 끊임없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

 

기적이라는 게 꼭 종교를 가지고 있어야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삶에 대해 순수한 기쁨과 감사를 간직할 수만 있다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그것에 대해 복수할 치기어린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고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인생이 그런 것처럼 바로 기적도 행복하게 끝나지 않을지라도 나타날 수 있다. 남북전쟁 때 남군으로 전쟁에 참가했던 어떤 남자가 군에 충성하기 때문에 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같은 형제끼리 피를 흘리는 일에 대해 심한 회의를 품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누군가에 대해 복수를 한다거나 생각지는 않았다. 그저 인간의 생명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았을 뿐이다. 그래서 적군이던 북군의 한 부상병이 신음을 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적진을 기어갔다. 그 때 그가 체험한 기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유망한 작곡가이던 자신의 아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아버지에게 알리지도 않고 북군에 지원한 아들의 숨이 끊어졌던 바로 그 순간에 만나게 된 것, 그것이 바로 그가 체험한 기적이었다. 그것이 뭐, 기적이라 할 수 있겠냐마는, 어찌보면 이렇게나 기구한 운명이 다 있냐고 하소연하거나 분풀이할 수도 있었지마는, 그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고 아들이 남긴 악보를 하나 찾아내 장례식 때 그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만 했다. 그 연주가 바로 그 유명한 '탭스'이다. 추도식이나 관을 내릴 때마다, 아침 기상 때마다 나팔로 울리는 그 음악으로 그 남자의 아들은 영원히 기억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기적이 아닐런지...

 

이런 기적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저 감을 먹으려고 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있는 게으름뱅이처럼, 기적이 찾아오길 멍~하니 기다려야만 할까. 절대 그것은 아닐게다.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가만히 흘려버리고 있다면 어느 누군가가 그런 기적을 담아주겠는가. 삶에 충실하고 기본에 맞는 행동을 해야,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아야 기적을 맛보고 기적에 감사히 눈물을 흘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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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스타일 - 4가지 인간 유형을 알면 인간관계 주도권은 내것!
로버트 볼튼.도로시 그로버 볼튼 지음, 김은경 옮김 / 길벗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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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람들 모두와 원만하게 지내기란 정말 하늘의 별 따기란 생각이 든다. 지금 직장 생활을 한 지 근 5년 째이지만 날이 갈수록 인간관계는 어렵다. 물론 이런 내 생각을 직장 동료들이 안다면 모두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로 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속으로 무척 많이 신경을 쓰기 때문에 요즘 회사에 가는 게 그다지 반갑지 않다. 그래서 더 사람이 피접이 상골하나? 어쨌거나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선생님과 급우관계나, 선후배 사이에서 힘들어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신선한 재미와 다른 의미의 부담을 안겨주었다.

 

일단 자신의 스타일을 알아갈 수 있는 많은 체크 리스트에 일일히 체크하면서 나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스타일까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상당히 유쾌했다. 물론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나는 나에 대해서 상당히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나에 대해 알아가는 이 과정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나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체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신을 볼 때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체크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스타일'이라고 하는 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다른 의미의 부담이라는 건 상대방이 어떤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회사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상당히 적극적이고 말도 잘하고, 능력도 있고 해서 부정적인 부분은 없어보이는 사람인데 도통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어떤 스타일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단호성의 정도와 반응성의 정도를 체크리스트를 이용해서 평가한다. 그러면 단호성의 적고 많음과 반응성의 적고 많음에 따라 분석형, 추진형, 친절형, 표현형으로 나눌 수 있다. 단호성과 반응성이 모두 적은 것은 분석형이고, 단호성은 강한데 반응성이 적은 것은 추진형, 반응성은 강한데 단호성이 적은 것은 친절형, 마지막으로 단호성과 반응성이 모두 큰 것은 표현형이다. 그래서 나는 표현형이 되시겠다~~ 보면 볼수록 표현형에 대한 설명이 꼭 나를 묘사해놓은 것 같아서 진짜 신기하고 재미있고, 행복했다. (이게 다 내가 특별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ㅋㅋ 완전 자뻑^^;)

 

간단히 표현형에 대해 설명하자면,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고 주목받길 원하고 두 사람 분의 활력을 가지고 있어 생기를 잘 전달해준단다. 그리고 가끔 사람들에게 자극을 받지 못할 때는 활기를 잃기도 하는데 그것은 사람이 없을 때만 그렇기에 실제보다 더 활발해 보이기도 한다고~~ 예전에 아는 오빠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넌 너무 활기가 넘쳐서 좋아~" 실제로 나를 좋아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서도 공주병은 빠지지가 않넼ㅋ) 이런 말로 나를 평가했었다. 난 그저 평소대로 했을 뿐인데... 또 다른 언니는 나더러 "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아!!" 라고도 했었다. 그 말은 들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동의를 했으니 나에 대해 잘 평가한 듯 하다. 그런데 아직도 모르겠다. 그 말은 욕이야, 칭찬이야...?

 

그리고 이 부분은 내가 제일 맘에 들어하는 설명인데, 표현형이 어떤 스타일보다 말을 유창하게 잘 한단다...ㅋㅋ 실제로 말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말을 유창하게 잘 하는 것까진 아직 도달하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표현하려는 욕구가 항상 있으니 앞으로 더 노력하면 더 잘되지 않을까 싶다. 말에 대해 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말이 여기에도 있다. 이것을 보면 꼭 내가 이 책을 쓴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 다 나와있어 정말 신기했다. 표현형은 말을 할 때 이런단다. "나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기 위해서 말을 해." 완전히 딱 나다!! 나도 내가 어떤 주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일단 그것에 대해 말을 하기 시작하면 말을 하면서 내 스스로도 정리가 되곤 한다. 그러니까 난 혼잣말을 항상 달고 다니는 편이다. 말을 해야 스스로에게 정리를 시킬 수가 있으니... 혹여 지나가다가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여자를 보더라도 이상하게 여기지 마시길... 그건 아마도 내가 스스로 뭔 생각을 하는지 알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ㅋㅋ

 

이제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알았다면 상대방의 스타일을 찾아다가 그것에 맞게 조율하는 식이다. 내가 남을 바꿀 순 없어도 내가 나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능하기에 나를 바꾸려고, 혹은 그런 생각만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추진형을 만날 땐 일처리나 말을 빨리 하고, 요점을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분석형을 만날 땐 아주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개인의 감정보다는 사실을 전달해서 설득을 시키는 것이 유리하단다. 친절형에겐 직업상 만나더라도 먼저 사담을 나누면서 마음을 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니 정말 유용한 지침서인 것 같다. 이런 방법을 사용해서 다른 사람이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대응하는 연습을 꼭 계속 해야겠다. 근데 아까 그 사람에겐 아예 대놓고 물어봐야 겠다. 무슨 스타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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