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정원 - 명화를 탄생시킨 비밀의 공간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다은 옮김 / 샘터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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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다빈치와 르누아르를 비롯한 다양한 화가들과 예술가들의 창작의 모티브가 되었던 그들의 정원,마을들을 그림과 사진으로 풍성하게 담아놨다. 각자의 자취를 담은 연대기도 나와있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보는 내내 그들의 열정과 사랑이 곳곳에 느껴져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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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자취는 지금도 지베르니에 고스란히남아 있다. 아이리스와 작약, 튤립, 양귀비를 흩어 심지 않고 종류별로 모아 화단에 심었던 모네의 방식이 많은 이들이 따라 할 만큼 인기를 끌었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정원은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며 서서히 변하고 있다. 계절마다 정원의 식물들을 끊임없이 보살피며 조금씩 더 나은 모습을 이루어가는 정원사들은 모네의 신념대로 겹꽃없이, 풀 없이, 커다란 변화 없이 살짝 다른 느낌의 ‘붓터치‘를 만들어 간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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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모두에게 너무도 예기치 못했던 어떤 일이, 수도원 사회와 도시 사람들이 받은 느낌을 보건대 너무도 이상하고 불안하고 납득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는 것만을 미리 덧붙이겠는데,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도시에서는 많은 이들에게 불안을 안겨 준 이날에 대한 추억을 아주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을 정도이다....... - P99

오후 3시가 지나기도 전에 내가 이 책의 앞선 편의 말미에서 언급한 어떤 일이 일어났으니, 이 어떤 일은 우리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기대에 너무나 위배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반복하건대, 이 사건에 대한 상세하고 번잡스러운 이야기는 심지어 지금까지도 우리 도시와 도시 근교 곳곳에서 굉장히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 P107

결국에는 그야말로 포만을 모르는 악의로 똘똘 뭉친 심연을 낳는 것이었다. - P111

지금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예를들어, 자기 자리에서 음탕하게 눈을 굴리고 있는 라키친이 기대하거나 상상할 수 있을 법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의 영혼의 거대한 슬픔이 그의 마음속에서 생겨날 수 있을 법한 모든감각을 삼켜 버렸으며, 만약 그가 이 순간 스스로에게 완전히 해명할 수 있었다면 지금 자신이 온갖 유혹과 시험에 맞설 수있을 만큼 몹시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음을 스스로 알아챘을것이다. 하지만 그의 영혼 상태가 아주 흐릿하고 모호하며 슬품이 줄곧 그를 짓누르고 있건만, 그럼에도 그는 어쨌거나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음속에 생겨난 하나의 새롭고 이상한 감각에 놀라고 있었다.  - P147

나는 아직도 이 마음과 싸우고 있는 거야. 나는말이야, 알료샤, 지난 오 년간의 내 눈물을 무서울 정도로 사랑해 버린 거야……. 어쩌면 내가 사랑한 건 오직 나의 모욕일뿐, 그 사람은 전혀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몰라!"
- P163

"그만 좀 해, 라키친" 영혼 깊이 고통을 느끼며 알료샤가 일
침을 가했다. "지금 그러니까 아까 25루블 때문에 나를 경멸하는 거지?
참된 친구를 팔았다. 이런 거겠지. 하지만 너도 그리스도가 아니고 나도 유다가 아니야."
- P168

‘착한‘ (‘반드시, 반드시 착해야 한다.‘) 삶을, 그는 매 시각 미친 듯 흥분하여 꿈꾸었다. 그 부활과 갱생을 갈구했던 것이다. 자기가 좋아서 빠져들었던 혐오스러운 시궁창이 너무나 괴로워졌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처한 아주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무엇보다도 장소의 교체를 믿고 있었다이 사람들만 아니라면, 이 상황 아니라면, 이 저주받은 장소에서 떠나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날 것이며 새롭게 시작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그가 믿었던 것이며 그를 애달프게 했던 것이다
- P182

이상한 노릇이다. 이런 결정을 내림에 있어 그에게는 절망말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왜냐하면 완전 알거지나 다름없는 그가 어디서 갑자기 그 돈을 구하겠는가? 그런데도 그는 그 무렵 이 3000을 구할 것이라고, 돈이란놈이 어떻게든 제가 알아서 하늘에서라도 뚝딱 떨어질 것이라고 끝까지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일들이 드미트리 표도로비치처럼 유산을 받아 공짜로 손에 넣은 돈을 평생 동안 오로지 써 대고 뿌릴 줄만 아는 사람, 돈을 어떻게 버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념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일어나곤 한다.  - P185

오.. 정말이지 저는 제법 노련한 정신과 의사거든요,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부인, 만약 부인이 노련한 의사라면, 대신 저는 노련한 환자겠지요." 미챠는 억지로 상냥하게 장단을 맞춰 주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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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조 씨가 방에 들어섰을 때 처음 본 것은 오기였다. 그는 한창매트리스를 찢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난폭한 소년으로서의 변태과정을 겪고 있던 중이었다. - P31

나는 그것이 위험한 말이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오기와 내 조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누구 하나 상황을 진정시키거나 멈춰 세우는 법이없었다. 우리는 달릴 줄만 아는 수레바퀴였고, 그 질주는 꼭 바퀴가 망가지거나 수레가 똥더미에 처박혀야 끝이 났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태져 똥더미를 향해가는 그런 사이. 하지만 마음만은 기가막히게 잘 맞았던 걸로 기억한다. 오기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범인을 내 손으로 잡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상황을 바라만 봐야 하는 건 엿 같았다.
- P98

잔잔한 바다를 보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파도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일 뿐이었다. - P100

평소 내가 차에 태우는 사람들은, 좀 더 경계심이 없고 막돼먹은얼간이들이었다. 이를테면 마을을 떠나고 싶어 하는 분별없는 어린 애들이나, 잘못을 저지르고 달아나는 도망자들, 편도체와 전전두엽이 망가져서 겁을 상실한 미친 놈들, 즉흥적으로 길을 나선 술꾼들 말이다. 마을 밖으로 나갈 생각이면서 버스 한 대 없는 밤에손을 들어 지나가는 차를 세우는 자들이야 뻔한 법이니까. 조금 웃긴 것은 정작 내가 차를 세우면 그들이 겁에 질린 얼굴로 나를 훑어본다는 사실이었다. 차를 세우래서 세웠더니 이놈이 대체 왜 이러지? 뭘 잘못 처먹은 놈인가 하고 도리어 나를 의심하는 식이었다. 그런 자들의 허들을 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목적지가 어디요? 거기까지 가는 건 곤란한데.‘
‘밤이 너무 늦었는데 마을로 돌아가는 편이 낫지 않겠소?" 장모님 댁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중이라서 그건 좀…‘
하고 몸을 사리면 그들은 도리어 안심하며 내가 지녔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시한 채 덥석 내 손을 잡았다. 그러면 나는 그들을 차에 태웠고, 그들에게 약이든 음료를 권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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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기가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낙천성과 유순함을 잃었다. 언젠가부터, 모텔 방과 집기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러면그의 어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망가진 방과 집기들을 수리해냈다. 그때 오기의 마음은 더 부서져나갔던 것 같다. 오기는 닥치는 대로 부수고 파괴했다.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그가 걷잡을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건 좀 이상한 말이다. 멀쩡한 얼굴로 잠을자고 식사를 하고 사람들과 관계 맺어야지만 잘 사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기와 그의 어머니를 놓고 볼 때,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나를 놓고 볼 때 가장 잘 살고 있었던 건 어쩌면 오기였는지도 모른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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