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남성중심 정치구조나 성매매 합법화로 이어지는 사회구조에 필수적이며 가슴아픈 요소는 상당수 여성들의 ‘동의‘다. 그들은 이 뒤틀린 사회구조의 문제를 오랜 학습과 방치로 인해 정상적인것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슬그머니 ‘나‘를 ‘문제‘에서 제외시켜 타자의 시선에서 ‘여성‘을 바라보고 비판한다.

이들은 자신이 즈려밟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채 그 자리에 서 있다. 가끔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고 그 뒤에 비명이 메아리치지만 내게 닥치지 않는 이상 그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고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실 그들도 알고 있다. 사방을 휘감는 안개속에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두려움을 감안하고 앞인지 뒤인지 모를 곳으로 걸어나가는 것은 누구에게도 갑갑하다는 사실을.




남성 다수가 정부 조직을 구성하는 나라들에서는 서구사회 전역으로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매매 합법화가 시행되고 있다. 이 흐름에 맞서는 여성들의 저항은 어디 있는가? 

여성들의 저항이 널리 퍼지지 않은 이유는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상품으로 여겨진 지 너무 오래된 터라 여성들 스스로가 다른 사회 계층에 속하는 여성이 성매매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만약 여성이 다른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이런 대우를 용인한다면, ‘자유주의‘ 또는 다른 이름으로 성매매를 받아들인다면, 그녀 자신이 단지 성매매에 유입될 만한 상황에 놓이지 않아서 성매매와 동떨어졌을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 P279

성매매를 용인하면 대중의 시선에 모든 여성이 잠재적인 성매매 여성으로 보이는데, 여성이 업소에서 일하는 데는 오직 두 가지 요건만이 필요해서이다. 하나는 여성을 그곳에 있게 만든 상황(우리 중 누구에게 언제이런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나?)이고, 다른 한 가지는 질이 있다는 사실이며, 모든 여성은 적어도 이 둘 중 하나를가지고 태어난다.
- P279

여성이 사회 내 성매매를 받아들인다면 그녀는 부지불식간에 이 개인적인 계약서를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그렇다. 그것은 상실이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도 성매매를 하지 않고 묵인만 할지라도 여성의 인간성에 대한 민감성을 상실하게 된다. 

여성의 상품화를 용인하는 관점 없이는 성매매를 수용할 수없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P280

이 구매자들이 여성들의 아버지, 오빠, 남동생,
남편, 아들, 그리고 파트너임을 감안해봤을 때 일반적으로어떻게 남성과 여성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칠까? 구매자자신 또한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데, 이는 기록되지도 검토되지도 않은 거대한 상실이다.
(구매자들 또한 성매매를 통해 인간성을 상실한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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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17 20: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성매매를 통해 인간성을 상실한다. 넘 맞는 말이네요. 미미님 정말 열심히 읽으시는군요 ! 멋집니다 *^^*

청아 2022-01-17 20:36   좋아요 6 | URL
넘 맞는 말이고 슬픈 말 같아요! 정작 상실하게 되는걸 모르고 있을테니 말이죠. 응원 감사해요 미니님*^^*

새파랑 2022-01-17 20: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자신이나 내 주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고 그냥 방치하는게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언젠가는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ㅜㅜ 침묵은 답은 아닌거 같아요~!!

청아 2022-01-17 21:01   좋아요 6 | URL
네!!ㅜㅜ 이 책을 읽어보니 사람들이 애써 외면하는것들에 사실상 사회문제의 많은 해답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페넬로페 2022-01-17 2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100배 공감합니다.
덧붙일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요~~
그리고 저 자신도 많이 반성합니다^^

청아 2022-01-17 21:57   좋아요 3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저도 읽으며 여러모로 반성했어요!!

별족 2022-01-21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해주시기 전에는, 저를 생각하며 쓰셨다고 조금도 생각 못 했어요.
성매매나 포르노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불법인데, 왜? 나를 생각하면서 이런 글을 쓰신 걸까요?

청아 2022-01-21 14:26   좋아요 0 | URL
모든 내용이 별족님을 향한건 아니었어요. 이 글에는 성매매 뿐 아니라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일부 여성들의 비판적 시각에 대한 저의 생각도 담았어요.저 보라고 쓰신 그 글 보고난뒤 이 책을 읽다가 종합적으로 그런것들이 생각나서요.

별족 2022-01-21 14:37   좋아요 0 | URL
https://blog.aladin.co.kr/hahayo/10914180, 저도 한 때나마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청아 2022-01-21 14:52   좋아요 0 | URL
가서 읽어봤어요.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는 읽어보지 않았는데요. 페미니즘에도 안티페미니즘에도 극단의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