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운동등 평화운동과 페미니즘운동 사이의 궤리는 그들이 다루는 문제들이 한 뿌리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였다.
인구절반의 문제라도 공통의 이익추구를 위해 대의를 모으지 않는다면 한계에 봉착하고 모순에 빠진다. <페미니즘의 투쟁>의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도 그걸 깨닫고 억압의 보편성과 구조적관계를 보게된 것이다.


역사 기록 문제로 윈터 솔저 진상조사 Winter Solidier Investigation 2가 소집되었을 무렵, 페미니즘 운동과 반전운동은 서로 다른길을 걷고 있었다. 이들은 상대 운동을 배제한 채 각자의 문제에 빠져들어 있었다. 운동 참여자들의 에너지, 이데올로기,
우선순위에 대한 감각이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어서 참여자들은적잖은 씁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 시기에 페미니즘적 대의에 전적으로 헌신하던 한 여성으로서 나는 수차례에 걸쳐 반전 시위에 참여하고, 연설하고, "나의 자매들을 데리고 나와달라" 라는 요청을 받았다. 거기 나와서 "평화운동과 여성 해방의연대를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만일 평화운동이 베트남에서의 강간과 성매매 문제를 다룰 용의가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반제국주의"와
"미국의 침공"이라는 구호를 외치던 반전운동 진영은 나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침묵으로 답변했다. 그들이 버튼에 인쇄했던
"베트남에서의 강간을 중단하라" 라는 문구는 여성 학대가 아니라 고엽제 살포를 뜻했던 것이다. 

페미니스트 단체와 반전단체 사이의 의사소통은, 그들이 우리의 의식을 고양시키려 하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의식을 고양시키려 하는 가운데 긴장감이 상당했다. 평화운동이 베트남에서의 여성 학대를 그 자체로 다룰 만큼 충분히 가치 있는 중요하고 명확한 문제로 보지않은 점은 유감이다. 

그리고 여성운동 진영에 있던 우리가 우리의 독립적 목소리를 찾으려 분투하는 가운데 전쟁의 여성적측면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 또한 유감이다. 그렇게 하기에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었다 (Brown miller, 1976, p. 112). - P158

전쟁 체제에 대한 페미니즘의 제한적 분석과 그렇게 제한적인분석마저 대개의 연구 및 정책 토론에서 배제하는 태도 사이에는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여성적인 것이 전통적 사회과학 및 사실상 권위를 갖고 적법화된 모든 제도로부터 배제되어왔던 것처럼, 이러한 상호작용은 평화 및 세계질서 연구에서 남성에 의한 여성적인 것의 배제를 영속화한다. 또한 이러한 배제는 여성을 위해 평등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해석하는몇몇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보이는 훨씬 더 부정적인 흐름으로이어진다. 평등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평등에 방점을 찍게 되고, 본질적으로 이익을 보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누어 구성된 체제에 합류하는 것이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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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30 13: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인구 절반의 문제라도 공통의 이익추구를 위해 필요하다는 날카로운 미미님의 시각에 감탄~!
조금만 뒤집어 보면 다르게 보일수 있는거 같아요

청아 2021-09-30 13:57   좋아요 4 | URL
문학도 보편적인 작품이 오래 사랑받는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페미니스트들이 애쓴 결과에 작은 숟가락만 얹은걸요ㅎㅎ😆

mini74 2021-09-30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생각나네요. 필요할딴 존중하는 듯 손울 내밀지만 실제론 그저 이용만 하는 일들이 많지요 ㅠㅠ 오늘도 배우고 가요 미미님 *^^*

청아 2021-09-30 18:43   좋아요 1 | URL
저 그책 사두었었는데 어디있는지!!😳 ㅠㅠ함께 연구되어야 할 것 같은데 이래저래 배제 당하고 있나봐요! 읽어봐 주셔서 감사해용🙆‍♀️

서니데이 2021-09-30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그 책 재미있었어요.
그 책은 표지 보고 처음엔 스릴러 책인 줄 알았...던 노벨상 수상작가 책이었습니다.
미미님, 오늘은 9월 마지막날이예요. 좋은 한 달 보내셨나요.
내일부터 10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좋은 밤 되세요.^^

청아 2021-09-30 21:31   좋아요 1 | URL
노벨상 수상작인줄 몰랐네요~♡(그런 상에 약함요ㅋㅋㅋㅋ) 찾아봐야겠어요. 분명 있긴 있어요ㅋ 서니데이님도 활기찬 10월되세요!🙋‍♀️

NamGiKim 2021-09-30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청아 2021-10-01 00:05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남기님! 출간 축하드려요😊👍

NamGiKim 2021-10-01 00:06   좋아요 1 | URL
미미님의 좋은 리뷰 기대해도 될까요?ㅎㅎㅎㅎㅎ

청아 2021-10-01 00:17   좋아요 1 | URL
약속은 못드리지만 밀린책들 읽고 생각해볼께요!ㅎㅎ😅

NamGiKim 2021-10-01 00:18   좋아요 1 | URL
선택은 본인의 몫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