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데이비드 흄(David Hume)은 고전 시대에 출판된모든 문건들 중에서 "정부에 대한 의무가 약속에서 생긴다고 생각하는" 문건은 하나밖에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 문건은 "플라톤의『크리토』 (Crito)이다. 이 책에서 소크라테스는 법을 지키겠다는 묵시적 약속을 했기 때문에 감옥에서 도망가는 것을 거부한다.
흄에 따르면 권력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쨌건 그런 약속이일어났다는 허구적 믿음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동의의 권력은 원초적 계약의 허구에서 생기는 것이지 약속의 이행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런 허구적 믿음에 기초한 전통의 순수한 힘에 의해서만 법을 지킨다. - P71
흄은 루소의 이론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 흄은 원초적 계약이라는 관념에는 반대하지만 루소와 동일한 논리를 따르고 있다. 흄은 계약의 허구적 성격을 폭로할 때에도 국가가 특정 전통에 권위를 부여하는 권력 형태에 정초해있다고 상상한다. 이 권력은 역사에 대한 이와 유사한 허구를 통해 유지되는 권력이다. 흄은 "전통"을 허구와 구분하면서도 양자를 거의 같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간단히 말해, 흄에게 역사란 사람들이 오랫동안 진리로 생각해 온 허구이다. - P72
벤담은 《원초적 계약의 허구》라는 제목의 장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이제 허구의 시절은 끝났다. 예전에 허구라는 이름하에 허용되고 용인되었을지 모르는 것들이 지금 시도된다면 침해 혹은 사기라는 더 가혹한 이름으로 비난받고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지경에 이르는 을렀다." (122)
지식이 권력이 되려면 권력처럼 보여선 안 된다.
무엇보다지식은 특정 정치집단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된다.
모든 사람의 이해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지식은 사물 자체에 내재해 있는 것같이 보이는 지식이다. 이 경우 지식은 특정한 정치적 위치를 갖고 있지 않다. 지식은 도처에 편재한다. 지식은 대상에 가치를빌려주고 대상을 정의하면서 대상을 규제한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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