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레째 되는 날 마흔 살 난 부랑자가 빌리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나쁘지 않아. 나는 어디에서나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 "그럴 수 있어요?" 빌리가 말했다. 아흐레째 되는 날 부랑자가 죽었다. 뭐 그런 거지. 그의 마지막 말은 "너는 이게 나쁘다고 생각해?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였다.
죽음과 아흐레째에는 뭔가 관련이 있었다. 빌리 앞쪽 칸에서도 아흐레째 되는 날 죽음이 있었다. 롤런드 위어리가 죽었다 결딴난 두 발에서 시작된 괴저로, 뭐 그런 거지.
위어리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된 착란 상태에서 삼총사 이야기를 되풀이했고,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을 받아들였고, 피츠버그에 있는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그는 복수를 하고싶어했으며, 자신을 죽인 사람의 이름을 되풀이해 말했다.
열차 안의모두가 확실히 교육을 받았다. "누가 나를 죽였다고?" 그는 묻곤 했다. 모두가 답을 알았다. 답은 "빌리 필그림"이었다. - P105
빌리는 문에 도착한 마지막에서 두번째 인간이었다. 부랑자가 마지막이었다. 부랑자는 흐를 수가, 펑 하고 터질 수가 없었다. 그는 이제액체가 아니었다. 돌이었다. 뭐 그런 거지. - P107
"트랄파마도어에는 전문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 말이 맞습니다. 각기호들의 덩어리는 짧고 급한 메시지입니다 하나의 상황, 하나의 장면을 묘사하지요. 우리 트랄파마도어인은 그것을 하나씩 차례로 읽는것이 아니라 모두 한꺼번에 읽습니다
그 모든 메시지들 사이에 특별한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저자는 모두 신중하게 골랐지요. 그래서 모두한꺼번에 보면 아름답고 놀랍고 깊은 삶의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시작도 없고, 중간도 없고, 끝도 없고, 서스펜스도 없고, 교훈도 없고,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책에서 사랑하는 것은 모두가 한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경이로운 순간들의 바다입니다." - P116
영국인들은 또 오랜 세월 역기를 들고 턱걸이를 해왔다. 배가 빨래판 같았다. 종아리와 상박 근육은 대포알 같았다. 그들은 모두 체커와 체스와 브리지와 크리비지 와 도미노와 철자 바꾸기 게임과 제스처 게임과 탁구와 당구의 고수이기도 했다. - P122
자리마다 안전면도기, 수건, 면도날 한 갑, 초콜릿 바, 시가 두 개, 비두 한 토막, 담배 열 개비, 성냥갑, 연필, 초가 놓여 있었다. 초와 비누만 독일에서 만든 것이었다. 희끄무레하게 유백광을 내는것이 둘이 비슷해 보였다.
이 영국인들은 알 도리가 없었지만, 초와 비누는 유대인과 집시와 동성애자와 공산주의자를 비롯한 국가의 적들의 지방을 녹여 만든 것이었다. 뭐 그런 거지. - P125
로즈워터는 언젠가 과학소설이 아닌 책에 관하여 빌리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삶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다 들어 있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걸로 충분치가 않아." 로즈워터는 말했다. - P131
또 어느 때인가 빌리는 로즈워터가 정신과의사에게 이런 말을 하는것을 들었다. "내 생각에 여러분은 멋진 새 거짓말을 많이 지어내야 할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사람들이 계속 살고 싶어하지 않을 테니까요." - P132
"책은 어때?" 발렌시아가 물었다.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큰 사설 도서관 바로 옆에 있어." 빌리기말했다. 엘리엇 로즈워터가 수집한 과학소설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 P140
그리스도 이야기의 약점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리스도가 사실은 우주 최강의 존재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우주의 방문객은 그렇게말했다. 독자들은 이 점을 알고 있어서, 십자가 처형 대목에 이르면 당연히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로즈워터는 그 대목을 소리 내어 읽었다. - P141
오, 이런 - 이 사람들은 린치할 사람을 잘못 고른 게 틀림없어!
이 생각에는 형제가 있었다. "린치하기에 적당한 사람들이 있다." 누굴까? 좋은 연줄이 없는 사람들이지. 뭐 그런 거지. - P141
그녀는 글룩에게 입대하기에는 너무나 어린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도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녀는 에드거 더비에게 입대하기에는 너무나 늙은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녀는 빌리 필그림에게 뭘 하려는 사람이냐고 물었고, 빌리는 자기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추위에 떨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 P199
그는 얻어맞아 비틀거리는 권투선수의 자세였다. 고개는 숙였다. 두주먹은 앞으로 뻗고 정보와 전투 계획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비는 고개를 들더니 캠벨을 뱀이라고 불렀다. 그랬다가 그 말을 고쳤다. 뱀은 어쩔 수 없이 뱀일 수밖에 없지만, 캠벨은 어쩔 수 없어 이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뱀이나 쥐 아니, 심지어 몸에 피가 가득한 진드기보다 훨씬 저열한 것이라고 말했다. - P204
트라우트의 편집증 환자 같은 얼굴은 빌리에게 끔찍하게 익숙했다. 아주 많은 책의 표지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향의 골목길에서갑자기 그 얼굴과 마주치게 되자, 왜 낯이 익은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없었다. 빌리는 어쩌면 이 미친 메시아를 드레스덴 어디에서 보았던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207
"전신 거울을 바닥에 눕혀놓고 개를 그 위에 올려놓은 적이 있나?" 트라우트가 빌리에게 물었다. "아니요." "개는 아래를 보고, 갑자기 밑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을 거야. 희박한 공기를 딛고 서 있다고 생각하지. 놀라서 1킬로미터는 펄쩍 뛸걸." "그럴까요?" "자네 표정이 그랬어 갑자기 희박한 공기를 딛고 서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더라고." - P218
그들은 둘이 합쳐 아홉 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빌리 필그림에게 먼저 폴란드어로 말을 걸어보았다. 그가 어릿광대처럼 옷을입었기 때문이고, 가엾은 폴란드인은 제2차세계대전에서 자기도 모르게 어릿광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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