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로 반격하라 - 2030세대를 위한 청년의사의 도전하는 믿음
윤성준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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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살.

  내가 예수님이 세상에서 머물다 가신 세월의 양과 같은 33살이 되었을 때(물론 우리나라 나이로), 아주 잠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음을 주목했었다. 난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으며, 서로 다른 삶의 뿌리로 인해 남편과 힘들어하던 때였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고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의 하루는 매우 소중했고, 그렇기에 30년을 준비하시고 3년간 사역을 하시다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신 예수님이 너무 젊은 나이인 33살이 아니라 더 오랜 시간 세상에 머물다 가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십자가로 반격하라’는 젊은 의사 윤성준이 ‘십자가를 짊어진 청년’ 예수를 만나고 바울처럼 자신의 권력과 지식 등 지난날의 체험들을 배설물이라 여기며 스스로 ‘그리스도 예수의 종’이라 했던 것과 같이, 자신도 바울과 같은 경지에 이르러 예수님을 닮아 예수의 흔적을 세상에 심어주는 청년이 되고자 하는 소망이 담긴 책이다. 33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짊어지셨던 30대가 무한한 가능성과 유연성, 열정과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젊음의 시기임을 지목하고 예수님이 세상에 자신의 젊음을 드린 것처럼, 자신을 포함한 청년들이 온전히 주께 ‘젊음’을 드리자고 한다.

  저자가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을 쫓아 교회에 다닐 때에 부모님이 아시는 하나님만 존재했으나, 대학에 입학한 후,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묵상하다 자신만의 하나님을 만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가 되심을 고백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여기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인 ‘복음’이 예수님께도 좋은 소식이었을까?’에 주목하게 된다. 하나님의 자녀를 위한 지극한 사랑은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분신과 같은 자식을 십자가의 고통에 직면하게 만드심으로 ‘은혜 받을 자격이 없는 자’임에도 ‘은혜 받은 자’ 대열에 서게 만드셨다.

  이러한 은혜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머물러 있는 모든 곳이 선교지가 된다. 저자의 부모님은 중국 선교사로, 미술학원을 경영하는 형은 가르치는 아이들의 마음에 난 상처를 치유해주고 아내는 가정 안에서, 딸아이의 가슴 속에 예루살렘을 세우면서 평신도의 사명을 감당하며 ‘하나님의 제사장과 봉사자’가 되고 있다. 이 시대의 많은 평신도들에게 맡겨진 사명을 잊고 자신들이 할 일을 목회자들에게 맡긴 현실을 직시하며, 모든 평신도들이 예수님처럼 살아가기를 촉구한다. 이 땅에서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리스도인 되기 위해 세상의 성공과 성경의 성공이 다름을 알고, 자신이 속한 일터에서 말씀에 기초한 영적 지도자가 되기를, 삶 속에서 신앙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교훈 얻기를 바란다.

  우리의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졌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지심은 다시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해 주셨다. 이 공공연한 비밀을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들은 물론 자기 주변의 환경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이 시대의 평신도가, 특히 30대 젊은 청년들이 자신이 속한 직장이나 장소에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힘을 쏟아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려진 기를 높이 들고 행진하는 꿈을 함께 꾸자고 손을 내민다.

  글을 읽는 내내 젊은이의 패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나 역시 젊은이임을 자각했다. 내가 속한 곳에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음을 확실히 알게 되었고 내 삶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그려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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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샘터어린이문고 11
신디위 마고나 지음, 이해인 옮김, 패디 보우마 그림 / 샘터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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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픔은 사람을 너무 빨리 어른으로 만듭니다. 무엇을 입을까, 어떻게 하면 엄마아빠에게 용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까, 친구와 어떤 재미난 일을 해볼까 등등.. 어린아이나 청소년다운 고민을 하는 게 정상이지만, 가난은 오늘 하루의 배고픔을 어떻게 견딜까 고민하고 병원에 가지 못해 빨리 낫지 않는 가족을 걱정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못하면 아이들은 갑자기 엇나가거나 반대로 너무 빨리 성숙해져 버립니다.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맑은 수채화로 그려진 표지에 다섯 아이들. 버너 위에 올려 진 작은 냄비의 뚜껑을 활짝 열지 못하고 주걱을 젓고 있는 큰 아이 주변에서 네 명의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춤을 추며 하얀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은 곧 있을 식사시간을 매우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집안에 먹을 것이 모두 떨어진 상태에서 큰 딸 시즈위에게 어린 동생 넷을 맡기고 할아버지의 병간호를 떠나신 엄마의 안쓰러운 마음은, 이미 성장해 엄마의 마음으로 동생들을 보살피는 시즈위의 행동으로 대변됩니다. 배가 고파 기운이 없어 쓰러진 동생들의 모습을 보며 시즈위는 퍼포먼스를 준비합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이면서 아이들에게 식사를 하고 나면 바로 잘 수 있게 씻고 오라고 말합니다. 먹을 수 있다는 희망에 아이들이 모두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다시 버너 주위로 모여 들지만, 가장 어린 동생부터 차례차례 잠이 들고 맙니다. 아이들 모두 행복한 식사에 대한 꿈을 꾸겠지요?

  시즈위는 물만 가득한 냄비를 데우던 버너를 끄고 기도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희망의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은 최고의 식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내일은 다른 걸 보내 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고 미리 감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날 아침 이웃에 사는 엄마의 절친한 친구 마날라 아줌마가 휴가를 가셨다가 돌아오시면서 시즈위 가족에서 커다란 선물을 해주십니다. 커다란 바구니와 네 개의 비닐봉지에 가득한 음식들입니다. 미리 믿고 감사드린 시즈위의 기도가 현실이 된 것입니다. 이제는 진짜로 동생들을 위한 맛있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배고픔에 힘이 없어 쉽게 일어나지 못한 동생들은 맛있는 냄새에 끌려 굶주린 독수리처럼 음식 위를 덮치듯 하며 식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시즈위는 그런 동생들을 꾸짖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만큼 원하는 방법으로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던 막내 동생들 쌍둥이가, “언니, 이건 정말로 최고의 식사야!”라고 말했을 때 시즈위는 목을 치밀고 오르는 감정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그리곤 생각하죠. ‘너희들에겐 지금의 이 식사가 가장 멋지겠지만, 내겐 지난밤의 식사야말로 최고의 식사였어.’

  세월이 흘러 동생들이 모두 자라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게 되었을 때, 시즈위는 동생들에게 ‘희망의 식사’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고, 그 후로 시즈위 가족 모두에게 그 ‘희망의 식사’는 ‘전설적인 식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에게 기아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하며 서서히 죽게 만듭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하루에 13,700명, 그러니까 6.4초마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의 배경은 수십 년 전이지만, 과학문명이 발달한 현대에도 이렇게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그저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너무 넘쳐나는 것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도 많지만, 너무 없어서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 우리의 마음과 시선을 붙잡아 매는 짧은 동화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는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음을 전하면서, 알지 못하거나, 알고 있어도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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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응원가 - 어머니 머릿속에 지우개가 생겼습니다
나관호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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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치매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건 1년 전쯤, TV에서 30대 정도 되는 주부가 치매에 걸려 요양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생이별 하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같은 빌라에 살고 계시는 60대 후반인 시어머님의 경우 눈에 띄게 기억력이 감퇴되었고, 어떤 이야기를 해 드리면 중요한 것을 반대로 기억하시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부각시켜 이야기 하실 땐 은근히 치매를 의심하게 되는데, 의심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하지?’ 하며 걱정을 사서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머니 스스로도 ‘내가 혹시 치매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신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선뜻 걱정 마시라는 말도 하지 못했다. 문제는 나이 드신 어른보다는 이제 30대 중반인 내가 더 걱정된다. 압력밥솥에 밥을 해서 그릇에 담아 놓은 걸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해서 침대 밑과 장롱 속을 샅샅이 뒤진 일도 있고, 한 번 집 밖을 나설 때마다 두 세 번씩 문을 잠갔다 풀었다 하며 들락날락 할 때도 많다. 버스카드가 든 지갑을 놓고 온다거나 가스 밸브가 잠겼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이다. 돈도 계획을 세워 지출될 항목대로 분류하다가 전화를 받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세던 돈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서 넓지도 않은 집을 헤매고 다닐 때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젊은 사람의 기억력이 이 정도면 정말 심하지 싶어 책도 많이 읽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며 최대한 많이 웃으려 노력하고 있다.

  ‘어머니를 위한 응원가’는 80넘은 노모의 치매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께 진 사랑의 빚을 갚는 아름다운 이의 사모곡이다. 기독교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가답게 저자인 나관호 선생님은 어머니의 치매를 불치병으로 보지 않고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젊은 시절 쉽게 아이를 갖지 못했고 낳은 자식도 넷이나 먼저 다른 세상으로 보내신 후, 나관호 선생님을 낳아 기르신(후로도 자식 하나를 더 잃으셨으니 그 정성이 어떨지 짐작이 된다.) 어머니의 아들 사랑과 섬김은 극진하다. 과일을 사도 상한 과일을 사고, 돈이 아쉬운 이들에겐 꿔서라도 돕는 착하고 어진 어머니의 모습과 지극한 사랑이 자식들에게 숫자로 셈하고 기록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성품으로 나타난 것 같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데, 아들을 오빠라 부르며 과거와 현재를 분간 못하고 우울과 기쁨 사이를 수없이 넘나드는 어머니를 보며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쏟아 붇는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 존경스럽다. 그러나 나관호 선생님이 어머니를 대하는 모든 생각과 말, 행동은 어머니를 위한 ‘빚진 자의 응원가’일 뿐이다.

  치매에 걸린 어른들을 대하는 방법, 불안을 없애는 방법, 웃게 만드는 방법, 치매 노인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 작가가 어머니를 대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소개하고, 치매 노인을 모시며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소개해 주는데, 이는 치매에 걸린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땅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과 아픔을 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한다면 또 다른 병자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나관호 선생님은 치매 노인을 둔 가정의 구성원들은 비바람과 폭풍이 몰아칠 때 구름 위로 올라가 비를 피하는 독수리의 기질을 가지고 긍정적인 생각과 행복한 마음으로 고통의 폭풍 위를 날기를 권하신다.

  이 책을 계기로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오랜 세월 ‘노망’이라 불리면서 나이를 먹으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해 방관되거나 버려져 수많은 불효자를 양성해 온 ‘치매’가 사랑과 정성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예 : 2005. 11. 11. 국민일보 쿠키뉴스 「85세 할머니,29세 손자와 ‘캠퍼스 커플’」)

  ‘어머니를 위한 응원가’는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지만, 와야 할 것이 내게로 올 때 당황하지 않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좋은 지침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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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과 한국인 사이
고철종 지음 / 다산라이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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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선진국의 척도라는 OECD에 오래전에 가입하고도 스스로 선진국, 선진국민이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없는 나라, 5천년 찬란한 역사를 내세우며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있으면서 집단적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는 나라, 세계 최강의 시위대를 자랑하고 분신과 새끼돼지 사지 찢기와 같은 극한의 퍼포먼스를 거리낌 없이 펼치는 나라, 성공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가 없어도 아이비리그를 향해 끝없이 질주하는 나라, 남의 자식 공부 잘하는 꼴은 못 보기 때문에 특목고 설립을 반대하고, 온갖 비리가 모두 폭로되었어도 ‘휠체어 연출’로 무마가 되는 나라, 세계 최고와 세계 최초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로 표현되는 삼성과 LG의 제품들이 어느 나라 상표인지 인지시키지 못하고, 세계 속에 ‘동방의 핵’ 북한은 알아도 ‘동방의 등불’의 존재는 알리지 못하는 나라. 이 나라는 모두 내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기자로서 명성이 자자한 저자 고철종 선생님이 기자 생활을 통해 얻은 고찰을 근거로 출판된 ‘세계인과 한국인 사이’에 나오는 자랑스럽지 못한 우리의 모습들이다. 자신이 가진 격을 웃도는 곳이나 부족한 곳에 있으면 불편함을 느끼는 게 인간의 당연한 모습이지만 환경이나 목표가 바뀐다면 그에 따라 품격도 바뀌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백 번 공감한다. 우리 스스로 선진국임을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고 세계 속의 한국이란 말이 공허한 울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계에서 통하는 고품격 한국인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최상위 1%의 엘리트도 제대로 지니고 있지 못하는 세계인의 기준을 지켜라. 공중도덕은 물론 나이나 계급, 체면 때문에 홀로 부담하는 지불문화를 고쳐야 한다. 한 치 앞을 못 보고 즉흥적인 인기성 발언이나 상스런 말을 일삼는 국가 지도자보다는 선견지명과 통찰력 있는 잘 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정당한 부자마저도 모두 죄인 취급해서도 안 되고, 특정 분야에 도통한 영웅을 꿈꾸고 인정해야 한다. 또한 완벽한 인간이 있을 수 없듯이 완벽한 영웅 역시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 체면을 챙기는 것보다 실속을 따지고 원칙을 정해 놓았어도 유연성은 있어야 하며 명분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값싸고 형편없는 중국산 제품을 헐뜯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 정정당당하게 겨루어야 한다. 우리 것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세계 최고와 국수주의에 의한 세계 최고를 분간해라. 우리 스스로가 중심국 마인드를 가지고 능동적인 틈새 국가로서의 장점을 누려라. 작은 차이가 일류를 가리기 때문에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한국이 고도 산업국가로 떠오른 데는 서구의 6분의 1, 일본의 3분의 1수준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빠른 스피드가 부작용을 최소화하지 않는다. ‘빨리빨리’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속도조절에도 성공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자식에게 노후를 맡겨 왔지만, 막을 수 없는 고령화 시대의 노후 대책은 스스로 준비해야 하며,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리더와 안목을 갖춘 국민이 되어야 한다.

  PART 1 을 읽으면서 내내 부끄러웠다. PART 2를 읽으면서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내 행동에서 수정할 부분을 파악했다. PART 3을 통해서 부끄러워 움츠렸던 어깨를 피며 선진 대한민국을 위해 나부터 바뀌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루어 낸 ‘한국인’ 우리에겐 위에서 언급한 부끄러운 모습들도 많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한 자랑스러운 면모 역시 많이 갖추고 있다. 지금 우리가 인정하는 선진국 역시 완벽하지 않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모순을 해결하고 상처를 치유하듯이 우리도 우리가 가진 못난 부분을 치유해야 한다. 세계 영토 0.07%의 크기를 가진 나라, 세계 인구 0.7%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국력은 세계 9위다. 외형으로만 세계 10위 권 안에 드는 나라가 아닌 내면도 세계인의 품격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위기에 관한 한 세계 최강의 민족, 뛰어난 개인적 자질과 언제든지 가능한 단합의 힘을 이용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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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와 시인들 - 사랑의 이야기
클라우스 틸레 도르만 지음, 정서웅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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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를 사랑해서 일평생 제주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던 김영갑님, 성산포를 사랑해 많은 시를 남긴 이생진님, 일제강점기 때 미국 영사의 딸로 와서 우리 산천을 사랑해 많은 그림을 남겼던 릴리안 밀러 등 일생을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것을 발견해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표현한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내 안에서 낯선 감정이 생긴다. 그들이 본 것에 사랑의 감정을 덧입혀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할 때면, 너무도 평범한 나의 감성구조가 싫어져 살며시 질투가 생긴다. 하지만 그들로 인해 평범하게 지나치고 말 것을 더 주목하며 찾게 되니 참 고마운 일이다.

  ‘베네치아의 시인들’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사랑하고 찬미한 이들을 찾아 나서는 여행이다. '클라우스 텔레-도르만'은 천년 고도의 베네치아가 무슨 연유로 수많은 지성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듣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사실적인 자료들을 엮어서 책을 펴냈다.

  15세기, 학식과 교양이 풍부한 인쇄업자이며 학자였던 ‘알도 마누치오’는 모든 나라의 연구자들에게 그리스․로마 시대의 지식을 전하는 것을 의무라 여겨 적당한 가격의 양서를 보급해 줌으로써 이탈리아 밖에서 그리스․로마 문화에 열광하게 만든다. 음악과 차, 고객에 대한 서비스로 수 세기 동안 경쟁해 온 산마르코 광장의 카페 플로리안과 콰드리는 삶 전체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이탈리아 인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하루 종일 카페에 나가 빈둥대며 지나가는 여자를 바라보는 젊은 아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아버지를 베네치아 말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어처구니없는 문화(가사에 보탬이 되도록 딸을 사랑의 도우미로 밀어 넣는 충격적인 사실)의 열매, 16세기 창부이며 시인인 베로니카 프랑코를 보며 우리나라의 황진이(황진이의 삶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인물과 시, 서, 음률이 뛰어 났기에 교양 면에서는 단연코 앞설 것이라는 희한한 우월감도 생겼다)를 생각하게 되었다. 베네치아를 먼저 알지 못한다면 로마와 이탈리아도 시시하게 생각했던 몽테뉴를 비롯해서 베네치아를 여행하며 여행기를 남긴 이들의 기록을 전해준다. 베네치아를 아름다움의 정수라 표현한 토머스 코리에이트, 프랑스 공사의 비서로 채용되어 베네치아를 방문하게 되어 영혼을 지닌 노래에 깊이 빠진 장 자크 루소, 피폐해져 황량한 베네치아에서 영감을 얻어 글쓰기를 멈추지 않은 조지 고든 바이런 등 너무도 유명해서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만한 위대한 사상가, 시인, 작가들이 베네치아를 찬미했다. 조르주 상드와 알프레드 드 뮈세가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을 피해 선택한 곳, 소설가 단눈치오와 여배우 두세가 만난 곳, 마르셀 프루스트가 죽인 연인의 그림자(그녀가 입었던 외투와 비슷한 옷을 입은 그림을 통해)를 만나는 곳이 베네치아다.

  저자가 베네치아를 사랑한 시인들의 행적과 글을 모아 낸 ‘베네치아의 시인들’을 읽으며, 사람들을 어딘가에 머무르게 하는 힘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무엇이 되었든 그 자체의 독특함도 있어야 하지만, 그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 아닐까? (여기서 잠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다시 찾고픈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은 지나간 흔적을 값지게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가능하면 그것을 공감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커피향이든, 관광객이 뿌려준 먹이에 달려드는 비둘기들이든, 잔잔한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곤돌라이든 그것들과 함께 우리의 감성을 건드려주는 사람의 역할이 없었더라면, 베네치아가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신혼여행 때, 제주도 가는 비행기에 딱 한번 몸을 실어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워낙 겁이 많아 물 건너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데도 기회가 된다면 베네치아의 궁전 피자집과 플로리안에 들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시인들이 거쳐 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했으며 묻힌 곳들을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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