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오은숙 그림 / 별이온(파인트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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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루 종일 지치지도 않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쫑알쫑알 거리는 딸아이가 귀엽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해서 가끔 ‘너 같은 아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 라는 뜻으로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엄마 ; 넌 어느 별에서 온 아이니?
가온 ; 토성에서 놀다가 미끄럼 타고 지구에 왔는데...
엄마 ; 그렇게 커다란 행성에서 혼자 놀려면 심심하겠다.
가온 ; 혼자가 아니고, 내 꿈 속 나라 친구 태륙이랑.
아빠 ; 너, 태륙이가 멋있냐? 아빠가 멋있냐?
가온 ; 태륙이!

아빠 ; 어디 한 번 보여줘 봐.
가온 ; 오늘 밤에 제 손을 잡고 함께 잠들면 ‘얄라꾸리’ 나라에 갈 수 있어요.

  수시로 ‘신기신기’ 나라와 ‘얄라꾸리’ 나라를 오가며, 보이지 않는 왕오색나비가 낳은 알을 소중히 품고, 역시 보이지 않는 거미 샬롯을 위해 아이용 미니 텐트에 실로 거미줄을 매달아주며, 삐삐의 친구 닐슨씨와 같은 종류인 원숭이 닐는씨(이름도 어쩜..)에게 자신이 먹던 밥과 반찬을 덜어줍니다. 네 살 때, 할아버지와 함께 심은 대추나무에게도 일곱 살 인생살이를 쉬지 않고 이야기해 주는 딸아이를 보노라면 어이없고 우스워서 웃음이 납니다. 그럴 때마다 내게도 어린 딸과 같이 엉뚱하고 즐거운 상상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던 시절이 있었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은하철도 999’와 ‘미래소년 코난’, ‘아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 생각납니다. 거의가 80년대 초에 방영되었던 만화라 30여년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생각나는 것을 보면, 어린 시절에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외부적인 자극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은 책과 미디어 등 종류도 다양하고 양도 방대한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특히 좋은 책은 시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디자인과 편집으로 우리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 중 하나가 출판사 이름도 예쁜 ‘별이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들고 다니기 딱 좋은 문고판 책처럼 아담한 사이즈에 풍성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은 어른과 아이의 시선을 붙잡아 맵니다.

  나른한 오후, 언니와 함께 언덕위에서 놀던 앨리스가 무료함에 지쳐 잠이 들면서 떠나는 신기하고 이상한 나라로의 모험. 종일 시계를 꺼내보며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정작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지 않은 토끼와 먹기만 하면 몸이 커지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는 신기한 음료와 과자들, 3월의 토끼와 모자 장수와 함께 한 엉망진창 티 파티, 하얀 장미에 빨간 페인트칠을 하는 정원사들, 크로케 경주에서 일분에 한 번씩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리는 여왕, 엉터리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는 앨리스에게 날아드는 카드를 향해 두 팔을 휘저으며 깊은 낮잠에서 깨어나는 앨리스는 언니에게 자신이 꾼 꿈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앨리스의 꿈 이야기를 전해들은 언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앨리스이기 때문에 이토록 신기하고 재미난 꿈을 꿀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앨리스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기쁨으로 빛나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며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금의 나는 그 어떤 엉뚱한 상상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합니다. 그나마 딸아이 덕분에 유쾌한 상상 속에서 함께 즐거워하는데, 우리 딸이 조금 천천히 자라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상상 속의 보물을 많이 캐내며 행복해 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상상합니다. 앨리스의 언니가 그런 아름다운 여인이 된 앨리스를 마음속으로 그리듯 가온이가 그런 아름다운 여인이 된 모습을...

  책이 도착하자마자 예쁜 모습에 반해 딸아이는 두 번이나 읽었답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는 동화책으로 손색이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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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
김경화 지음, 정우열 그림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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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처음 영화라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아쉬움과 쓸쓸함은 지금도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 나이는 여덟 살. 언니는 열 살이었고 동생은 여섯 살이었다. 어려운 살림에 큰 맘 먹고 언니에게 동생 둘을 맡기며 ‘보물섬’이라는 어린이 만화영화 티켓을 손에 쥐어 주신 엄마의 모습은 기쁨으로 인해 직접 영화를 보시는 것 같은 환한 얼굴이었다.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서 손에 손을 잡고 빈자리를 찾아 신기하고 재미있는 화면에 푹 빠져 두근거리는 심장이 제 페이스를 찾기도 전에 영화는 끝이 나고 자막이 올라갔다. 앉아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나 출구를 향해 걸었고, 어리둥절한 우리 삼남매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영화 상영에도 시간표가 있다는 것을 몰랐던 엄마는 표만 사서 들여보내면 되는 줄 알았고, 지정좌석제가 없던 그 옛날, 늦게 들어갔으면 다음 상영까지 보아도 된다는 것을 몰랐던 철없고 순진한 시절의 영화 관람은 이렇게 10분도 채 안되어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 후로 내 기억에 남는 영화는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단체 관람했던 ‘지옥의 묵시록’과 ‘간디’, ‘죽은 시인의 사회’ 정도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린 시절에 누리지 못한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 많은 영화들을 보러 다녔었는데, 이젠 영화라는 것이 캠코더 하나 들고 다니면서 청소년들도 만들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되었으니 세상 참 많이 좋아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 때문에 극장을 기피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영화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못 본 것 같다. 나 아닌 타인의 생각이나 생활을 당당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영화만 한 게 또 있을까?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 사람의 삶과 철학을 표현하고, 보는 사람은 넘치게 많은 영화중에서 자신의 기호에 따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하는데 있어 영화를 이용한다. 하지만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영화의 시작이나 영화를 볼 수 있기까지의 모든 기술적인 부분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관심이 가는 것을 만났을 때, 그 관심이 금방 사라지면 그저 좋아하는 것으로, 관심이 지속되면 장인의 길로 들어선다고 봐야할테지? 여기 영화를 좋아하고 관심이 지속되어 영화의 이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있다. 바로 「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이다.

  발명가 에디슨에 의해 등장한 카메라가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시네마토그라프로 업그레이드되어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영화로 탄생하는 것부터 소리가 합해지고 색깔이 입혀지며, 특수효과로 인해 상상에서만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주기까지 영화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들이 가득 차 있다.

  또 직접 영화를 만들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찍을 것인지 생각하고 그려야 한다. 이야깃거리를 찾아 주변 곳곳을 살펴보고,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도 될 것이다.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의 이야기와 어울리는 장소를 찾고 셋트를 만들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영화를 찍을지, 필요한 장비와 돈은 어떻게 구할지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야한다. 여기에 배역을 맡은 사람들은 실감나는 연기를 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호흡을 맞춘다. 촬영 도구인 캠코더와도 미리 친해져서 카메라를 움직이며 더욱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촬영이 끝나면 촬영시 소리가 너무 작거나 부족한 부분의 대사를 다시 녹음하고 장면에 따라 배경 음악을 넣어주기도 한다. 그리고는 드디어 영화상영 시작.. 흰 벽이나 흰 스크린이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위와 같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직접 만드는 과정에 대해 재미있는 그림과 때론 사진을 곁들여 실감나게 구성된 「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를 읽다보면 나도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 영화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내가 만드는 움직이는 그림’, ‘환등기’등을 만들 수 있는 방법과 영화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에 대한 소개, 직접 영화를 만들 때 전반적인 순서와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영화 만들기 활동 책 ‘영화, 너를 만들어 주마!’가 부록으로 들어 있다.

  영화를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를 감상할 때도 무심코 보는 게 아니라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과 노고, 기법, 각 요소들의 어울림 등을 생각하며 볼 수 있어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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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이노베이션
심윤섭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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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은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로 아침식사를 한다. 절반정도 식사가 진행 돼야 정신이 맑아지고, 과일 몇 쪽을 입에 넣는 동시에 출근 준비를 하고 6시 50분이면 집을 나선다. 그리고 별일이 없는 한 연장근무 3시간을 하고 귀가하는 시간이 9시 10분경이다. 2,30분에 걸쳐 간식을 먹으며 잠시 이야기 나누다 인터넷 검색이나 TV시청, 가끔 가까운 산으로 야간 등산을 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12시다.

  토요휴무제가 도입된 지 몇 년 지났지만, 거의 대부분 특근을 하고 있으니 시간으로만 따진다면  남편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회사’다. 출퇴근 시간을 합쳐 평일 기준으로 평균 14시간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회사에서의 희비가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여자 특유의 직감으로 남편이 티내지 않으려 노력해도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말을 해보면, 99% 내 추측이 맞다.

  결혼 초와는 달리 즐겁지 않은 직장생활 얘기를 하면 뭐하냐며 거의 대답을 않는 남편에게 집요하게 질문을 하다보면 고과나 복리, 불합리한 근무형태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생각이 많은 남편이 때때로 내놓는 제안이나 건의 사항이 결과만 놓고 보면 전부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고 변화의 틀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것을 아는 나는 남편에게 있어 가장 믿을만한 지지자이다. 하지만 그 문제들이 해결되기까지는 늘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키며 그 스트레스를 제안자인 남편이 고스란히 받을 때가 많았기에 무턱대고 당신 생각이 옳으니 밀고 나가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왜? 남편은 평사원이고, 남편이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은 공장의 CEO나 관리자들이다. 나 역시 남편 월급으로 생활하며 가정을 꾸려나가는 평범한 주부인 까닭에 윗사람들에게 밉보여 혹여나 낮은 고과를 받거나, 그로 인해 손상된 자존심이나 울분으로 인해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진정으로 일하는 기쁨을 느끼며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정녕 불가능한 일일까?

  「행복 이노베이션」을 읽다보면 그 일이 쉽지 않은 것 같다. 19세기 말, 미국 사회에서 생산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근본 요인이 근로자의 태만에서 기인한다며 ‘과학적 관리이론’을 도입해 경영주와 노동자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19세기 말이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했을 때에 맞는 이론이지 생산량 과잉인 21세기에는 맞지 않는 이론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 테일러리즘을 도입하면서 그나마 노사 양측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테일러의 이론을 그대로 도입하지 않고 왜곡시켜 직원의 열정과 헌신만 이끌어 내고 혜택과 보상은 최대한 늦추거나 그 자리에 머물게 하면서 건강한 조직 만들기를 어렵게 하고 있다.

  혁신이라는 것이 최고경영자나 능력 있는 한 사람의 역량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조직의 구성원 전체의 열정과 헌신, 최고경영자의 변화의자와 솔선수범, 이노베이션 담당자의 책임의식과 노력이 함께 상호작용 했을 때(p.61) 가능한 것이며, 이노베이션을 통해 수익 창출의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고, 이노베이션이 깜짝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나와 회사가 함께 행복해지는 46가지 방법이 수록된 「행복 이노베이션」을 읽다보니, 이 책을 읽다가 책을 던져버리는 최고경영자도 꽤 많겠다라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내 방식대로 하면 성공한다는 독단적인 최고경영자, 지나친 통제로 인해 신뢰기반을 무너지게 하는 최고경영자, 전문가만 초빙하면 만사가 해결되는 줄 알며 구성원을 무시하는 최고경영자등 이노베이션에 걸림돌이 되는 경영자의 잘못을 참 낱낱이 적어두고 있다. 리더를 위한 이노베이션과 직원을 위한 이노베이션까지 읽으면서 공감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지혜가 가득한 책이지만, 몸에 좋은 약이 쓴 것처럼 이 책 또한 쓴 소리가 참 많다.

  최고경영자의 변화와 실행의지가 먼저 선행되어야 가능한 혁신이기에, 이 책은 최고경영자가 먼저 읽고 관리자들에게 전하며,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쉽지 않겠지만,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끌어내고, ‘수 틀리면 관두지!’ 하는 회사가 아니라 정년까지 몸담고 싶은 회사, 기업의 목표가 직원들의 꿈이 되는 그 날이 꼭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책 속에서..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은 “해 보기나 해 봤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행동하지 않고 미리 포기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말로, 적극적인 실천의지와 행동 지향적 사고를 강조한 이 말 한 마디가 몇 권의 책보다 더 가슴에 와 닿는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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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지구 산하 지식의 숲 3
바바라 테일러.폴 베넷 지음, 김인숙 옮김, 유병선 감수 / 산하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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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화정천과 안산천이라는 꽤 큰 개천이 있습니다. 수원지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늘 어른 발목을 적실만큼의 물만 졸졸 흐르는데, 인근 주택가에서 나오는 하수 탓인지, 자체 정화가 안 되는 탓인지, 늘 물밑이 지저분하고 냄새도 납니다. 그곳을 함께 지나가던 시아주버님께서 ‘저렇게 풀이 좋은데 동물 좀 풀어 키우면 좋겠다.’ 하십니다. 제가 더러워서 안 된다고 하니, 시어머님께서 ‘물고기도 사는데, 더럽다냐?’하고 묻습니다. 저는 ‘더러워요. 더러운 물속에서도 사는 물고기들이 있으니 놀랍죠?’하고 되물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이 그래요. 사람과 동물, 식물 모두가 그렇습니다. 모두가 저마다 필요한 것들을 제 때에 공급받고 산다면 참 좋을 텐데, 이상기후와 오염된 환경, 부족한 식량, 교육의 부재, 테러와 전쟁 등 평온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사람들은 자식을 낳고 사랑을 전하며, 동물과 식물도 제각각 나름의 역할을 잘 감당하며 세상과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모습은 ‘생명의 위대함’을 느낌과 동시에 감동을 자아냅니다.

  도서출판 산하의 「살아 있는 지구」에는 불덩이 같은 사막과 얼음덩어리 같은 극지방, 빛이 통과하는 바다 속에서부터 깊고 캄캄한 바다 속, 울창한 열대우림에서 각각의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동물, 식물의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총천연색의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꽃, 식물들. 너무 징그러워 책을 놓치게 만들 정도로 리얼한 아메리카 독도마뱀이나 전갈, 쟁기발 개구리, 삼각형의 큰 귀를 가진 아프리카 여우. 미끄러운 먹이를 수 십 마리씩 물고 다니는 신기한 새 퍼핀, 에니매이션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귀여운 게잡이 바다표범등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와!'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개발과 현대화는 사막과 극지방, 바다와 열대우림 어느 한 곳도 그냥 지나치지 않음으로 인해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놀라움을 선사하는 지구는 점점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나친 방목과 자원의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막, 온난화와 오염으로 인해 얼음이 녹고 자연이 훼손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극지방, 무분별한 어획과 기름 유출, 방사성 폐기물과 같은 오염 물질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바다, 가난한 나라가 대부분인 열대우림의 개발과 자원 채취로 절반 이상이 훼손된 세계 열대우림의 상황을 알고 보니, 두려움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갑니다.

  상처 받은 자연이 원상을 회복하는 데에는 몇 곱절의 시간과 돈,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자연이 무상으로 주는 혜택에 무한한 감사를 전하며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듭니다. 중국에서 개인 젓가락을 준비해서 나무젓가락 사용이 줄어들면 사막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인터넷 기사의 제목을 얼핏 보았던 게 생각납니다. 나무젓가락 하나쯤이야, 종이컵 하나쯤이야, 종이 한 장쯤이야 하는 생각들이 소중한 자연을 훼손한다는 생각을 명심하며 걱정만 하는 방관자의 입장에서 실천하는 행동인이 되고자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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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와 심술궂은 왕비 - 명작 그 뒷이야기 2
토니 브래드먼 지음, 안민희 옮김, 사라 워버턴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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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조에 물을 받아 본격적인 목욕에 들어가기 전에 물놀이를 하던 딸아이가 갑자기 천정을 보고 다급하게 외치는 말, “엄마, 거미!” 겁 많은 딸아이를 생각해서 얼른 잡아야 하는데, 이게 좀 커서 저도 손을 대기가 겁이 나더군요. 그래서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엄마, 샬롯이야!” 하고 말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생각해보니, 요즘 끌어안고 사는 「샬롯의 거미줄」의 영향이었습니다. 이럴 땐, 엄마가 장단을 잘 맞춰줘야 하잖아요. “이야! 그럼 샬롯이 무슨 글씨를 쓰나 한 번 볼까? 대단한 가온? 눈부신 가온?” “겸허한 가온!”

  책을 읽고 나면 늘 수동적으로 책에 쓰여 진 글들을 이해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나와는 달리 이제 일곱 살 난 딸아이는 책을 읽고 난 후 생각하는 게 사뭇 깊이도 있고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줘서 신선함과 함께 부러움을 느낍니다. 아마도 다독을 하고 책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거의 전무했던 제가 자란 세대와 아이가 자라는 요즘 세대의 차이가 사고의 차이를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옛이야기를 읽든, 명작동화를 읽든 주인공의 불행에 가슴 아파하고 마음 졸이다가 해피엔딩에 대해 내 일처럼 기뻐할 줄만 알았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상상조차 못 할 일입니다. 그런데,「신데렐라와 심술궂은 왕비」는 내 빈곤한 상상력을 여지없이 건드려주며 유쾌한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재투성이 신데렐라가 계모와 언니들에게 모진 구박을 받다가 마법의 도움으로 왕궁의 잔치에 참여하고, 신데렐라의 미모에 반한 왕자는 신데렐라가 떨어뜨리고 간 유리 구두 한 짝을 들고 전국을 누비며 그 주인공을 찾아 드디어 행복한 결혼에 이릅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명작동화 「신데렐라」의 전반적인 내용과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부모들이라도 자신의 아들에게 예쁘고 총명하며 집안까지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기 바라는데, 하물며 일국의 왕자가 결혼할 때 왕과 왕비의 바람은 오죽했을까요.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웃나라의 참한 공주를 왕자의 배우자로 점찍고 있었을 부모님에겐 왕자의 신데렐라를 향한 사랑은 배신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입니다. 이렇게 단순히 해피엔딩을 그려내기에는 조금만 생각해 봐도 문제점이 다분합니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그나마 시아버지는 사랑스런 신데렐라에게 다정하지만, 왕비인 시어머니는 다릅니다. 늘 예쁘장한 얼굴 말고는 볼 것이 없다고 무시하고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만 일삼는 시어머니에게 신데렐라는 자신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취직을 합니다. 하지만 첫 직장에선 신데렐라의 재능을 필요로 했던 것이 아니라 명성만을 원했기 때문에 실망하고 맙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이참에 자신이 진정 자신 있게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한 신데렐라는 ‘그것’을 찾게 되죠. 바로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재능 말이죠. 신데렐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그 재능을 인정받게 되었고, 시어머니인 왕비까지도 자신을 맡기게 해 10년은 젊어보이게 만드는데 성공하며 간절히 소원하던 사랑을 얻게 됩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장점 하나로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햇살과 공기뿐일 것입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우울증에 걸리기 딱 십상이었던 신데렐라는 자신에게 온 행운을 잠시 머물다 가게 하지 않고 오랫동안 생각하고 노력해서 행복을 자신의 손으로 빚었습니다.

  짧지만 만화 같은 삽화와 재미있고 신선한 「신데렐라와 심술궂은 왕비」, 아이와 함께 엉뚱하고 재미난 뒷이야기 꾸미기를 같이 해봐야겠습니다. 앞으로 책을 읽고 나면 늘 그 뒷이야기를 상상할 제 모습을 상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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