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견하는 한국사 - 단군신화부터 고려시대까지
이한 지음, 조진옥 그림 / 뜨인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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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이 있다. 수백, 수천 년 전의 일을 알 길이 없는 현대인들에겐 이긴 자들이 쓴 기록을 읽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생각하고 추론하는 길 밖에 없다. 추론 과정에서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이 내 놓은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무지한 국민들은 기득권층의 해석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서의 진위를 캐내려는 학자들의 노력은 한 나라의 정신을 바로 세운다는 것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반성하고 변화시키며, 자랑스러운 것은 계승해 나가야 한다.

  「다시 발견하는 한국사」는 이러한 점에서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 학창시절에 교과서 위주로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세대(지금은 많이 바뀌었으리라 생각한다. 또 그래야 하고...)로서 우리 역사에 대해 무조건 받아들이기만 하고 의문을 품어보지 않았기에 ‘우리 역사에서 정말 궁금했던 59가지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란 부제부터 낯설기만 했다. 그러나 페이지가 뒤로 넘어갈수록 나 역시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긴 했지만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 꽤 있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단지 의문이 생겼어도 그 의문을 풀어보려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 의문을 품었는지 조차도 모르고 넘어갔던 것이다.

  일례로 거란의 80만 대군을 담판외교로 물리친 서희의 경우만 하더라도 단순히 요의 소손녕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말발을 지닌 서희를 당해내지 못했을 것이라 흔히 상상하지만, 그 당시 정세를 보면 요의 정예기병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라 기세가 많이 꺾인 상태였고, 오랜 원정으로 보급선이 길어진 것뿐만 아니라 사방이 적으로 둘러 싸였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큰 전쟁을 지속시킬 의사가 없었다고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을 꿰뚫어보고 오히려 적의 시선을 송과 친하게 지낸 고려에서 여진족으로 돌리며 강동6주를 얻어냈던 것은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배짱과 전체를 보고 생각하는 머리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다시 발견하는 한국사」는 상고시대부터 삼국시대, 남북국 시대, 고려시대까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역사는 새로운 사실이나 오류가 밝혀지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때문에 사실이 사실 아닌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에 평소 저자를 만나면 “이게 정말이예요?” 하고 묻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면 궁금증에 답을 해주는 것과 동시에 또 다른 의문을 제시한다. 이 책으로 인해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결코 한 사람의 시각에서 쓰여 진 역사에 대한 해석이 ‘정답’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정말 그랬을까?’하며 반문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요즘의 교육에서 추구하는 것과 상통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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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아이와 함께 읽어야 더 효과적인 자녀교육 바이블
칼 비테 지음, 남은숙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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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읽었던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을 읽고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다른 동식물처럼 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에 더한 뚜렷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칼 비테는 자녀 교육을 위해 엄마가 될 사람을 선택하는데도 신중을 기했다. 결혼 후에도 임신 전, 임신 도중, 출산 이후까지 아이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당시 뿌리내렸던 독일 교육관을 뒤로 하고 자신만의 계획과 지속적인 노력으로 아들을 유명한 천재로 키워냈다. 딸아이를 임신하고 낳아 기르는 동안 아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사랑 많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나름대로 태교와 육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엄마로써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칼 비테의 자녀교육법」을 미리 읽지 못했다는 것이 내내 아쉬웠다. 반면에 아무리 아이가 따라오기 쉽게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교육방법을 이용해 가르쳤다 해도 그 많은 것을 배울 때, 아기가 정말 즐겁게 배우고 익혔나 하는 점은 의문이었다. 아버지 입장에서 쓴 글이었기에 그 아들 Jr. 칼 비테가 실제로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여간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은 이와 같은 나의 의문을 일시에 해결해 주는 책이었다. Jr. 칼 비테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시점에서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행했던 교육방법과 그것을 받아들인 느낌, 자신의 아이를 위해 아버지께 도움을 구하는 것으로 엮여 있다.

  아버지 칼 비테의 책에서는 그저 Jr. 칼 비테가 다른 아이들보다 작고 약하다는 정도로만 알았는데, Jr. 칼 비테의 책을 보니 그 정도가 아주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개월 만에 태어났는데 그것도 난산이어서 탯줄을 목에 감고 나와 의사는 선천적인 장애 요소가 크다는 것을 경고했다. 잦은 병치레는 말할 것도 없고 급기야 ‘저능아’로 판명되어 절망의 나락에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깊은 신앙심과 확고한 의지를 지닌 아버지 덕분에 건강하고 총명하며 지혜까지 겸비한 Jr. 칼 비테가 될 수 있었다.

  어떤 엄마도 아이가 태중에 있을 때 걱정이 없는 경우는 없다. 아마도 임신 경험이 있는 여자라면 ‘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을까?’를 한두 번쯤 걱정하고 만약을 대비해 과학의 힘을 빌려 ‘장애 검사’를 하게 된다. 이 때 장애위험 소지가 있다는 견해를 들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포기하고 마는데, 내 올케의 경우에는 두 군데 병원에서 ‘다운증후군’이 염려된다는 소견을 듣고도 용감하게 아이를 낳아 키웠다. 그 아이가 벌써 10살이 되었는데, 얼마나 사랑스럽고 똑 부러지는지... 올케의 사례는 무척 다행스러운 경우에 속하지만, 이미 태어난 아이가 장애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할 때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위해 더 한 것도 희생하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칼, 세상의 그 무엇도 건강을 대신할 수는 없는 거란다. 네가 천재가 아니라도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넌 천재들보다 더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어.”라고 말한 아버지 칼 비테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건강을 회복하고 아버지 칼 비테의 지도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Jr. 칼 비테는 ‘유소년기 때부터 지금까지 내게 있어 배움이란 놀이를 하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었다. 또한 공부는 지금껏 나 자신을 기쁘게 만드는 일이자 인생을 향유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라고 고백한다. 좋아서, 즐거워서 일 하는 사람을 당해낼 자는 아무도 없다고 한다. 아무리 그 방면에 재능을 타고 났더라도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면, 재능을 덜 타고 났더라도 즐거워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서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도, 아버지 칼 비테가 공부 안한다고 혼을 낸 적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공부를 즐겁게 유도하고 사랑의 힘과 용기를 키워 준 아버지 칼 비테, 주도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원칙 있는 삶을 살도록 가르쳐 준 아버지 칼 비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훌륭한 삶을 살다간 Jr. 칼 비테. 내가 꿀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꿈을 지지해주는 두 부자의 책은 내가 호호할머니가 되어 손자나 손녀를 얻게 된 후에도 옆에 끼고 있을 책으로 남을 것이다.

  Jr. 칼 비테가 자라는 모든 순간을 적은 일기와 집을 떠나 있을 때 아버지 칼 비테가 쓴 편지들을 읽으면서 요사이 게을러져서 사랑스런 아이의 자라는 모습을 감탄만 하고 기록으로 남겨놓지 않은 것을 반성하게 됐다. 아이를 키우는 순간순간이 축제임을 잊지 말고 그 소중한 시간들을 믿지 못할 기억 속에 저장하는 것에 그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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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매니지먼트 - 빠르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김성희.김승래.김영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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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갖는 강점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기업이나 국가의 리더들이 가졌던 변별력은 인터넷으로 인해 그 힘이 많이 사라져 리더와 구성원 사이의 지식격차가 현저하게 줄었다. 관련분야의 지식은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과거에는 이러한 지식을 조직의 상부에 해당하는 1%만이 갖추고 있었기에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 같은 시대적 상황과 걸맞게 선진 기업에서는 1%의 제왕적 의사결정 방법에서 99%가 참여하는 의사결정방법으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를 인터넷이나 경영서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위키 매니지먼트」는 격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춰 직원들의 참여로 빠르고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먼저 제왕적 의사결정 방식이 갖는 한계점으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 시장과 멀어질 수 있으며 국제화에 발맞추지 못해 국내 정세에만 초점을 맞춰 문제를 키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 부문의 실무 리더들이 문제를 포착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디어 벤치마킹을 통한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 빠르고 바른 의사 결정 능력을 키우는데 있어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의 의사결정연구실과 창조경영아카데미가 개발한 위키디시전을 소개한다. 문제 발생의 핵심을 파악하는 문제원인분석, 다양한 문제를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해결한 방법을 보고 벤치마킹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트리즈(TRIZ)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베스트 아이디어 사례에서 이상적인 해결안을 찾게 한다.

  경제와 경영부문은 내 생활과 많이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관심 밖의 분야이기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와 해설이 나와 있을 어딘가를 뒤적거리는 시간이 많이 걸려 맥이 끊기기도 했지만, 크게 국가나 기업을 떠나 나부터 가정과 이웃, 친목도모 모임, 교회 등 하루에도 몇 번씩 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세상을 살고 있기에 아주 유익한 책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절대적 권위를 가진 부모가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하기보다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의사를 수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아이들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시대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세상이 되리란 믿음이 생겼다.

  끝으로 나누고, 단순화하고, 예방하며, 피드백하고 융합하는 등 사전 준비와 예방, 지속적인 아이디어의 예를 들어 응용할 수 있도록 실린 부록 ‘40가지 창의적 해결 원리’는 간단하게 나와 있는 해결책과 사례에서 배울 수 있고, 여백이 충분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입해서 미리 발생할 수 있는 요소와 해결책을 생각해 보고 적어 볼 수도 있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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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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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세상 요리를 모두 맛본 301호의 외로움은 인육에게까지 미친다. 그래서 바싹 마른 302호를 잡아 스플레를 해 먹는다. 물론 외로움에 지친 302호는 쾌히 301호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두 사람의 외로움이 모두 끝난 것일까? 아직도 301호는 외롭다. 그러므로 301호의 피와 살이 된 302호도 여전히 외롭다.] - 장정일님의 ‘요리사와 단식가’중에서.

  천재적인 미각을 타고난 요리평론가와 그릇된 신앙심을 지닌 천주교 사제가 만났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바로「금단의 팬더」이다. 대나무 잎만 먹고 사는 귀여움의 대명사 팬더가 고기를 먹기 위한 송곳니를 계속 지니고 있는 까닭은 아주 먼 옛날, 육식을 하던 팬더가 느린 몸으로 충분히 사냥감을 확보하지 못해 동족을 먹어 신의 노여움을 사고 그 벌로 본능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 미스터리&엔터테인먼트 작가의 발굴 및 육성을 목표로 하는 문학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 뽑힌 타쿠미 츠카사의 작품인 「금단의 팬더」는 사회 통념상 금기시하는 부분을 요리와 미식이라는 도구와 매치시켜 군침 도는 미스터리 소설로 완성시켰다. 아마도 저자가 10년 넘게 요식업에 종사한 이력이 없었더라면 이처럼 생생한 요리 소설을 쓸 수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젊은 나이에 작지만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자신의 가게를 가진 주인공 요리사 코다. 아내(아야카)의 절친한 연하의 친구 미사의 결혼식에 갔다가 피로연장에서 신의 경지에 오른 요리 맛을 보게 된다. 어린 나이지만 성실하고 믿음직스런 미사의 남편(다카시)과는 어울리지 않게 어두운 아버지와 독살스런 어머니에게 불편한 마음이 들었는데, 결혼식 이후 벌어진 살인사건과 의문의 실종이 연이어 일어나며 본의 아니게 코다도 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세상에 있는 모든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보고 더 이상 혀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자, 금단의 영역인 인육을 맛보고자 하는 욕망이 커져 급기야 인육을 요리하게 된 구역질나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등장인물들의 정감 있는 사투리가 양념처럼 맛깔나고,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도 깔끔해 읽는 재미가 더하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 까지는 이해 할 수 있어도 입의 즐거움을 위해 그 생명을 희롱해 가며 먹는 인간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넘지 말아야 할 금단의 구역에 발을 내딛었을 때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은 아직도 꺼지지 않는 ‘촛불시위’로 이어진다. ‘인간은 살기 위해 먹어야지 미각을 즐겁게 하려고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간디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 책 말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코다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이제부터는 미래를 생각하자.’하고 장을 보는 장면이 있다. ‘그것’과 어울릴 최고급 레드와인을 사 와 군침을 흘리며 범죄현장에서 슬쩍해온 인육 페이스트에 스푼을 찔러 넣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맛에 민감하고 새로운 재료에 요리사로서의 순수한 호기심이 생긴 코다인지, 천재적인 미각을 물려받은 다카시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이해할 수 없게 쓰여 졌다. 와인을 사 와서 군침을 흘리는 데까지만 보면 코다가 분명한 것 같은데, 책의 마지막 두 줄은 ‘은색으로 빛나는 큼직한 스푼을 손에 쥐고, 기노시타 다카시는 갈색 페이스트 중심에 그것을 찔러 넣었다.’로 되어 있다. 번역의 실수인지, 읽는 내가 소화를 못시키는 건지 알 수 없다. 누구에게 물어봐야 될까? 작가 아니면 번역가, 그도 아니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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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컨스피러시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대 테러 전쟁
에이드리언 다게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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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올릭픽을 겨냥한 음모, 올림픽을 불과 10여일 앞두고「베이징 컨스피러시」를 읽었다. 지난 5월 중국의 쓰촨성의 대지진으로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올림픽 개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그 소리가 잦아들자 요즘은 또 공해가 심각해 각국의 선수단이 마스크를 구입하면서 ‘마스크 올림픽’의 오명을 쓰게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행사다보니 여러 통로에서 다양한 소리를 듣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음모’라니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 에이드리언 다게가 호주인이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반감을 사며 출판금지와 같은 항의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책 속으로 들어갔다.

  소설은 과거, 저자가 실제로 첩보 부대에 근무하고 시드니 올림픽 개최당시 생화학 및 핵 공격에 대비한 보안을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현재 중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로 몰며 탄압하고 있는 사실과 함께 픽션으로 재구성해 보였다. 무슬림 출신으로 미국의 민족주의와 무슬림의 과격 세력을 모두 비난하며 둘 사이의 문화적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미란 사예드 교수와 어린 시절 위구르인 탄압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칼리드 카데르 박사, 카데르의 공격을 막으려 동분서주하지만 그의 견해에는 공감을 표시하는 인간적인 CIA의 생물학 테러 전문가 커티스 오코너, 상관의 지시로 슈퍼바이러스를 만들지만 오코너를 도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케이트 브레이스웨이트 박사가 등장해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생물학 테러를 저지시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세계는 중국이 세계인의 잔치인 올림픽을 개최하면서도 소수민족 인권탄압과 같은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감추려고 하는 모습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중국 역시 올림픽으로 인해 감추고 싶은 내부적인 실상이 낱낱이 공개될 것을 우려해 그다지 기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불과 몇 년 안 되는 사이 세계 경제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넓은 대륙과 10억이 넘는 인구,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한 나라인 중국이 세계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걸맞게 비인권적인 부분을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저자가 스스로를 테러리스트로 가장하고 자신이 지닌 지식과 인터넷의 힘을 빌어 이 소설을 쓰면서 고민했던 부분은 이 책으로 인해 테러리스트들에게 새로운 전략적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런 고민은 당연하다.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예는, 그것도 터무니없이 허무맹랑한 생각들이 너무도 빨리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예를 우리는 수도 없이 접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이나 신념을 잣대로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을 계속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경고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순수하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작가의 말 중 마지막에 실린 문구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알고는 있지만 행하기는 너무나 힘든 말이기에...

 우리가 다른 문화에 관대해지고 나아가 수용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이 책 「베이징 컨스피러시」는 그저 허구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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