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바디스 한국 경제>를 리뷰해주세요.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 이준구 교수의,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를 향하여
이준구 지음 / 푸른숲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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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 저자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알고 있는 그 분.
미시경제학과 재정학의 교과서를 저술한 이준구 교수가 사회적 논란을 빚은 일련의 정부정책에 대해
경제학자로서 중립적인 경제학적 시각에 입각해 신랄한 비평을 가한 책이 바로 '쿠오 바디스 한국경제'이다.

참여정부든 MB정부든 어떤 정부를 막론하고 정책 자체의 본질과 실익보다는
이념의 잣대로 찬반이 뚜렷히 갈라지는 우리 사회에서 경제학자의 중립적인 시각에서
정부가 밀어부치는 하지만 여론 다수가 반대하는 논란정책들에 대해
경제적 합리성을 잣대로 날카로운 평가를 시도한 책이다.
 
쉽게 말해, 아고라에 쉴새없이 올라오는 '대운하건설', '종부세 무력화','영어몰입교육' 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이번에는 '경제학도'를 키워내는 주류경제학자로부터 흘러나온 것이다. 

쿠오 바디스 (Quo vadis),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의 뜻의 라틴어로 사도 베드로가 십자가로 끌려가는 그리스도에게 한 말. 

'한국경제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한때 부동산 과열양상을 식혀야한다며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냉탕정책을 혹독하게 밀어부친 정부가
정권이 바뀌자마자 다시금 경기부양을 이유로 허울좋은 갖가지 부동산 활성화정책을 쏟아내고...
전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한 '종합부동산세'는 현 정권 하에선 헌재 위헌선언에 세율인하로 무력화된다. 

선거공약의 하나였지만 전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화사업은 대선승리를 내세워 무대보로 추진하고자 하며
파괴보다는 보존을 외치는 친환경 대세인 21세기이지만 여전히 성장동력으로 삽질을 고수하면서도
이미지관리를 위해 포장은 그린(Green)를 외친다.


이른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처방되고 지속되어야할 정책이 진보와 보수의 대결 수단으로 절하되고
서민보다는 상위 2%를 위한 정책임에도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행태. 

이렇듯  앞뒤 모순에 고도의 기만전략을 내포한 정부정책에 대해
그 주장의 실체와 주장논리의 비약에 일침을 가한 차분하지만 내심 통쾌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보수라 자처하는 언론이 실상은 상위 2% 혹은 그네들의 기득권을 비호하기 위한 정책을 지지하며
그에 세뇌당한 일부 국민은 타당한 손익계산없이 오도된 언론에 따라가는 현실에서
이 책은 저변에 깔린 실체를 짚어주며 메이저미디어에서는 쉽사리 들을 수 없는 다른 시각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자율과 경쟁이 보이지 않는 손의 마법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 그것은 순진하기 짝이 없는 기대입니다.
 난마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 현실에서 자율과 경쟁은 결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습니다." 

" 종부세 그 자체에는 바람직한 측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단지 참여정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수모를 당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종부세를 내지 않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종부세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종부세 제도가 무력화되면 당장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할 사람들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원리를 도입해 경제와 사회를 활성화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전혀 나무랄 데가 없다. 문제는 이념의 노예가 되어 시장은 좋고 정부는 나쁘다는 식의
 맹목적 사고를 한다는 데에 있다. 시장원리의 도입이 때론 서민의 삶을 한층 더 팍팍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ps, 권력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지식인들 사이에 그나마 이렇게 제 목소리를 키우는 이들이 있음에
아직은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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