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훓어본 책이다. 부제 말대로 '과학과 종교를 유혹한 심신 의학의 문화사'를 다루고 있다. 암시, 사랑, 웃음, 긍정적인 사고, 공동체, 명상, 기공 등등. 어느게 맞다 틀리다 하고 저자가 단정하는 게 아니라 차분히 일어났던 일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심신의학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것은 내 스스로의 경우만 봐도 명확하다. 만성피로에 뚜렷한 의학적으로 검출할만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스스로 결론 내리기에 장기간의 스트레스와 과부하로 몸의 기능이 항진되었다고 추측 아니 확신한다. 만성피로 이후 많은 면에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바꾸려 했던 듯 하다.
공동체 : <아웃라이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로제토효과'가 이 책에서도 다시 한 번 언급된다. 심장병과 이탈리아 공동체 마을의 상관관계. 지금도 많은 나날의 경우 적어도 낮에는 홀로 활동하더라고 저녁에는 하루의 고단함이나 고뇌나 결실한 바를 나눌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제토 효과에 들었을 때는 무릎을 탁 쳤던 거 같다. 젊은 대학 시절 대학 근처에 살면서, 좀 더 많은 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살았으면, 갈등을 드러내는 용기를 내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랬다면 홀로 온 세상의 고뇌를 모두 짊어진 양 거리를 쏘다니진 않았었기도 싶고. 그러나 공동체가 모든 것의 해답은 아닐 듯 싶다. '모든 것의 해답'이라는 태도, 그렇게 찾는 것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 저자도 공동체 챕터 말미에 밝혀 두고 있는 것이 '집단치료'에 참가한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였다. '치유하는 인간과의 끈'이 오래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모두 콧방귀를 뀌었다. 집단 사람들의 죽음을 너무 많이 목격하여 믿을 수 없다는 것. 여럿이 함께 하며 연대감과 우정, 위안 같은 걸 얻을 수 있기에 참여한다는 것.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책이 있다. 바바라 에런 라이크의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 저자가 암이 걸려 집단 치료
를 받을 때 무조건 긍정적인 태도에 휩싸여있는 문화를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집필하기 시작한 책이라고 알고 있다. 나중에 읽어봐야 한다. 이 사람은 배신시리즈 3부작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