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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국선전담변호사 정혜진 님이 들려주는 변호사로서 피고인들을 만나고 상담한 내용
법정에서의 이야기 등을 담은 책이다.
변호사라고 하면 전문적인 느낌으로 거리감이 있을 것 같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내음이 물씬 느껴지고
인간적으로 피고인들을 대하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저자는 15년 동안 영남일보 기자로 일했고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거쳐 수원지방법원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본 것 같기도 하고
안타까운 내용이 많아서 잠깐 독서를 멈추기도 했다.
알코올의존 엄마, 필로폰을 투약해 법정에 서게 된 아빠.
아이들이 그런 아빠를 걱정하며 밥과 약은 잘 챙겨드시는지 보고 싶은 아빠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가슴이 먹먹했다. 한참 사춘기의 철없는 아이들로만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부모님 원망 없이 도리어 부모님을 걱정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폭력을 행사하는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들. 안쓰럽고 딱한 마음이 든다.
수용자 자녀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여호와의 증인이 병역거부로 처벌받는데 이 문제는 뉴스에서도 여러 번 접해보았는데
옳고 그름에 대해서,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법조인으로서 그저 멋있다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변호사로서의 책임감과 역할을 생각해보게 했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과자를 빼앗아 먹으려다가 죽은 환자, 무연고자였기에 합의도 할 수 없었고
폐쇄병동에서 벌어진 싸움으로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감호를 받고 있던 000 씨.
먼 길을 찾아갈 수 없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국립법무병원에 갈일이 있을 때
그 분들과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 약속시간 세 시간 전에 그분들이 오신 것이다.
늦으면 안되서 일찍부터 길을 나섰다는 것이다.
빠듯한 형편이지만 과일을 사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 여름인지라 과일은 좋지 않은 상태가 되었어도
냉장실에 넣어두고 그마음을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씨가 아름답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변호사로서의 삶과 어쩌면 우리 주위에서 만났을 법한 사람들인 피고인들
의 인생이야기가 어우러져 한 번 쯤은 잘 읽어보았으면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