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혼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나도 '단일 민족'이라는 단어가 국가적 자긍심을 품은 단어인것 마냥 교육받은 세대이기에 '혼종'에 대한 부정성은 알게모르게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말마따나 역사 속 모든 제국은 제국이 되기까지 혹은 제국이 되었기에 모든 것이 섞여들어간 혼종의 사회였다. 혼종의 긍정성을 찾고 있는 이 책 속 글들은 그래서 다분히 '권력'의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문화권력도 권력이므로.
이 책은 표지에 적혀 있듯이 7개의 키워드로 글을 분류하고 있다.
돈, 손절과 리셋, 반지성주의, 하이브리드 한류, 신개념 전통, 일상의 마이크로 정치, 포스트 코로나와 인공지능
사실 차례나 소제목들을 보면 책의 내용을 대강 예측할 수 있곤 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키워드를 봐도 차례를 봐도 쉬이 짐작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질문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그 의견 하나하나를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