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고학자의 편지글로 시작되는 본문의 내용은 위에 인용한 바와 같이 '빚을 처리할 방법과 후손에게 남겨 줄 부를 얻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5천년 전의 조상이 백년 전의 조상에게 준 가르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인간이 역사를 기록하며 인간으로 살아온 세월동안 그 시간이 5천년이건 백년이건 얼마나 지나건 매한가지였던 것이다. 사람사는 방식은 늘 비슷했다. 다른 책에서 읽었었는데 수메르 점토판에도 공부하기 싫다는 낙서나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푸념이 있었다. 그 이후의 역사가 5천년이건 백년이건 아무리 지났건 사람 사는 방식은 거기서 거기였던 것이다.
남아있는 역사기록물 내용중 많은 부분이 경제적인 내용이다. 문자가 있던 없던 무언가를 기록할 필요성 중 가장 큰 필요성은 '부'에 대한 기록이었다. 가진 것에 대한 확인, 준 것에 대한 확인, 그 들고 나감에 있어 다른 사람과의 계약에 대한 합의와 그 보증으로서의 기록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했다. 단순했던 기록들은 점차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남기게 되고 '부'와 관련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속에 '빚'에 대한 기록도 쌍둥이처럼 함께 존재했다. 이 책에도 한쌍의 조상이 등장한다. 부자와 가난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