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국보 -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숨은 명작 문화재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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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보물로 지정되지 않은 걸작 문화재 35점!

'얼굴 없는 국보'의 예술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밝힌다

역사읽기를 좋아하다보니 문화재라던가 유물유산에 관심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렇게 읽은 책들은 고궁을 더 재밌게 느끼게 했고 박물관 가는 것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곤 했다. 그렇게 조금씩 알아가다보면 매번 놀라게 되는 것이 세상엔 어쩜 그리도 보물이 많던지 ㅎㅎ

하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본 스토리보다 뒷이야기가 더 흥미롭지 않나, 유물유산 이야기도 뒷이야기를 알고 나면 세상이 이런 일이 하면서 별것 아닌것처럼 보이던 것이 괜히 특별해 보이게 된다. 더구나 '지금 당장 국보·보물로 지정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숨은 문화재 이야기라니 어떤 보물들 이려나 어떤 뒷이야기들이려나 궁금하지 않을 수가.ㅎ

사실 국보로 지정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주관적이라 하겠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큰 것, 제작 연대가 오래되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것, 제작 기법이 우수해 그 유례가 적은 것, 형태·품질·용도가 현저히 특이한 것, 저명한 인물과 관련이 깊거나 그가 제작한 것 등 모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국보·보물 지정 권한을 가진 문화재위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서문 中)

저자는 역사나 문화재와 전혀 상관없는 학문을 전공했지만 한국사와 문화재에 빠져들어 공부하고 관련 일들에 참여하다보니 이렇게 역사관련 교양서도 쓰고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뒷표지에서 '문화재 기자가 들려주는 비지정 국보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라는 문구를 보니 아마도 기자로 활동하다가 문화재 칼럼까지 쓰게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기자가 쓴 글이니 가독성은 담보된 책이 아닐까 기대가 되기도 했고. 하지만 문장표현방식이 굉장히 옛스러워서 퇴직한 기자분이 개인적으로 역사공부하면서 취미로 쓰신 건가 싶어졌다는;;;

여하튼 저자 왈, '예술사적, 역사적 의미를 고려할 때 진작 국보·보물로 지정돼야 마땅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러지 못한 유물이 무수하다. 필자는 국보, 보물이라는 타이틀이 없다는 의미에서 이런 문화재를 '무관의 국보'라고 부르고 있다. (서문 中)' 라면서 35점의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다. 전체 내용을 8챕터로 나누고 있지만 사실 챕터구분은 큰 의미가 없어 보여서 관심가는 보물 이야기를 골라 읽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

'무관의 국보' 라는 멋진 제목에 맞추어 35점의 보물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아쉽고 안타까운 뒷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더랬다. 아니 이런 문화재가 왜 국보나 보물 선정이 안되었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새로운 보물들을 발견하게 될 책이기를 바랬다. 하지만 뭔가 좀 아쉬웠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들을 소개하고 있긴 한데, 왜 국보나 보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그런데 왜 선정이 안되었는지 그런 핵심이 빠져있는 것 같았다. 문화재 소개는 하고 있는데 그래서 뭐? 라는 기분이 든달까.

그나마 흥미로웠던 문화재는 쓰러져 있는 '열암곡 마애불' ,

그리고 김명국의 그림과 신사임당의 그림 그리고 각종 현판들은 하나도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무관의 국보'에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때론 이 문화재가 국보나 보물로 지정이 됬다는건지 안됬다는 건지 내용상 언급이 좀 불명확한 부분도 있었는데, 특히나 '화성능행도 8폭 병풍' 은 나름 자세히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으면서도 그래서 이 문화재가 어떤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건지 아닌건지 알수가 없었다. 하나의 에피소로 글이 써진걸 보면 '무관의 국보'인것 같기는 한데;;;

여하튼 표지도 멋지도 제목도 멋지고 숨은 보물을 발굴한다는 취지도 좋은 책이긴 했는데, 내용이 그에 못미치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 문화재 관련한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고 널리 읽히길 늘 응원한다. 기왕이면 좀더 재밌고 좀더 흥미진진하게 쓰여지면 더 좋겠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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