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리히텐슈타인 베이식 아트 2.0
재니스 헨드릭슨 지음, 권근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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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거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 베이식 아트 시리즈!

미국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

화가의 이름을 몰랐을지라도 그림은 본 적있을 법한 만화풍의 그림, 상업적 그림이라고 하면 앤디 워홀이 주로 떠오를 테지만 그림을 보면 익숙하게 아하 이그림! 하게 되는 또다른 상업적 그림들의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미술전문 출판사인 마로니에 북스에서 베이식아트 시리즈로 나온 책들은 도판이 크고 선명해서 그림 보기에 참 좋으면서도 화가 한 명을 집중 탐구하고 있기 때문에 화가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는데 이번 화가는 '팝 아트의 창시자' 라고 불리는 대표적 미국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이다.

리히텐슈타인은 겉으로 드러나는 대상 지향과 피할 수 없는 미술가의 의도 지향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을 중시했다. 그는 이런 긴장감이 자기가 그린 이미지의 주된 힘일 뿐 아니라 이미지를 익살스럽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p. 11)

'리히텐슈타인은 미술시장의 주류와 관계를 맺으려 (p. 16)' 애썼지만 화가로서의 시작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추상표현주의가 미국 미술계를 주름잡고 있을 때 리히텐슈타인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힘들었고 그렇게 리히텐슈타인은 자의반타의반으로 다른 방향의 표현법과 주제를 생각하게 되면서 디즈니애니메이션 캐릭터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산업인쇄 기법을 응용하고 만화캐릭터를 그리는 것을 넘어 말풍선까지 넣은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은 예술로 간주될 수 있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Yes 이다. 심지어 리히텐슈타인과 비슷한 시기에 앤디 워홀도 만화 주인공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그 표현기법에 있어 더 창조적이었던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은 워홀의 그림을 제치고 갤러리와 계약을 하게 된다.

그는 고급예술에 익숙한 대중에게 가장 저급한 것, 가장 예술성을 박탈당한 예술을 제시함으로써 논점을 던졌다. 그는 "나는 어떤 것은 예술이고 어떤 것은 예술이 아니라고 구분 짓는 기준을 늘 알고 싶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p. 25)

'리히텐슈타인은 상업미술의 즉각적인 힘에 매료됐을 뿐더러, 상업미술 작품의 형태 속에 미술가의 의도가 효율적으로 나타나는 데 감탄했다. (p. 26)' 리히텐 슈타인은 디즈니주인공들을 그리고 광고지나 다른 상업적인 것들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았지만 그렇다고 그의 그림에 대한 화가로서의 의도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만의 독창적 그림 세계를 창조해낼 수 있게 되었다.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은 팝아트계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앤디 워홀이 리히텐슈타인의 만화 그림에서 부러워한 것은 벤데이 점이었다. (p. 41)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에서 만화풍도 특징적이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그의 가치를 높여준 것 중 하나는 '벤데이 점'을 활용한 표현법이었다. 그렇다고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이 모두 만화적이고 모두 벤데이 점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었다. 그의 관심사는 다양했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 '여러 해 동안 리히텐슈타인은 미술양식 시장을 어슬렁거리듯 거의 모든 현대 미술 운동에 반응했다. 그러나 그가선택해 응용한 양식들은 본질적으로 개별적인 형태의 단위였기 때문에, 리히텐슈타인은 연대기적 순서를 지켜가며 미술사에 반응하지는 않았다. (p. 70)' 만화풍의 그림만 기억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보며 리히텐슈타인의 새로운 그림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리히텐슈타인은 여러 가지 탐험을 했지만 모더니티의 미로에서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여행 중에 많은 영역을 발견하고 또 재발견했다. 아마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 거슬리는 모순과 숨겨진 유머일 것이다. 그는 우리 보이는 이미지를 변형함으로써, 과연 21세기에 미술이란 도 무엇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p. 91)

그러니까 리히텐슈타인의 그림은 그가 어떤 스케치를 했고 어떤 만화 캐릭터를 그렸으며 어떤 아르데코풍을 묘사했고 어떤 화가의 그림을 참고했든 간에 전체적으로 모던하다. 그래서인지 깔끔한 모던풍을 좋아하는 나는 이 책 속 리히텐슈타인의 그림들을 보는 내내 편안하고 좋았다. 그가 어떤 풍자를 담고 어떤 의미를 숨겨놓았든 상관없이 그림을 불편한 마음 없이 그저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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