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한국사 - 시와 노래로 만나는 우리 역사 푸른들녘 인문교양 40
조혜영 지음 / 푸른들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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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흘러간 옛 노래"란 없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야기는 '오늘의 노래'다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역사관련 책을 자주 읽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신기한 것이 역사는 읽어도 읽어도 묘하게 새롭다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읽으면 다르고 저렇게 읽으면 또 다른 것이 역사이야기라는 걸 느끼고 나니 새로운 역사이야기에 늘 호기심이 일곤 한다. 이번엔 현직역사교사가 쓴 '노래로 만나는 한국사' 다.

국어 시간에 주로 그 시의 문학적 가치에 대해서 배웠다면 이 책에서는 그 시가 쓰인 역사적 배경을 충실하게 설명하여 여러분이 그 내용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역사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싶은 학생, 학교에서 교과 융합 수업을 고민하는 선생님들께도 이 책이 유용하게 활용되길 바랍니다. (p. 15) - 저자의 말 中 -

이 책에 실린 시는 아무래도 '시'이다 보니 역사교과서 보다는 문학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것들이 많았다. 역사교과서에서는 제목만 알았다면 문학교과서에서는 단어 하나하나 운율 하나하나 따져봤던 시들. 그래서 아주 몰랐던 것도 아니고 어쩌면 일정 싯구는 여전히 외우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역사로 읽으니 또새롭게 다가왔다.

님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님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죽었으니

장차 임을 어이할꼬

노래를 마친 아내는 조용히 강물 속으로 들어가 생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던 뱃사공 곽리자고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아내 여옥에게 새벽녘에 자신이 본 광경을 이야기해 주었고, 자신이 들었던 노래 <공무도하가>를 들려줍니다. (p. 19)

그 이름도 익숙한 <공무도하가>의 노랫말이 저랬던가! 이렇게 생소할 수가!! 가수 이상은의 노래로 더 친숙했던 이 고대가요가 남편이 강으로 휘적휘적 들어가 생을 마감하는 것을 본 아내가 부른 노래였다니... 첫번째 노래부터 놀라웠다. 그리고 고대가요는 노랫말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할 것이 아니라 깊은 상징과 은유가 들어가 있기 마련이라 하나하나 풀어본 역사적 이해가 또한 새로웠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노랫말 풀이가 역사적 흥미를 한층 높여주는 것을 느끼며 이런 재밌는 역사이야기를 만날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거지만, 학창 시절에 역사를 이렇게 배웠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꼬;;;

이어지는 노래들도 하나같이 사연이 구구절하면서 역사적 풀이또한 흥미진진해서 책 한권이 후루룩 금새 읽혔다.

공무도하가 같은 고대의 노래부터 해방이후의 금지곡들까지 시대별로 서너가지의 노래 이야기를 읽고나니 한반도의 역사를 간단하게 훑어 내렸는데도 전혀 부담감이 없었다. 그리고 더 궁금해졌다. 다른 노래들은 또 뭐가 있었을까? 사연많은 역사 이야기들은 또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역사적 깊이를 더해가려던 이들에겐 이 책이 얕게 느껴졌을수도 있으나 큰 기대 없이 가볍게 혹은 역알못이나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무척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책이 시리즈로 좀더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역사라는 과목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기분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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