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 미디어워치 세계 자유·보수의 소리 총서 4
조너선 맨소프 지음, 김동규 옮김 / 미디어워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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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호의'는 어떻게 '중국의 권리'가 되고 말았나

누군가의 호의가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권리처럼 여겨지는 경우에 대해 우리는 살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그 예를 경험하게 되곤 한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저자는 50여년간 캐나다의 언론인으로 살아오면서 중국공산당이 지난 50년동안 캐나다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차곡차곡 데이터를 모은 것 같다. 그래서 캐나다 선교사의 호의가 현재는 중국 공산당의 권리가 되었다고 개탄하며 이 책을 써냈다.

나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인종주의적 시각에 비롯된 게 아니라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강조하고자 한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외국에 있는 한 정당, 즉 중국 공산당이 품은 국제적 야심에 관한 것이다. 중국 당국과 그 공작원들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의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p. 15)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도 따로 쓸 정도로 이 책이 한국의 상황에도 유의미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얽혀온 중국의 정책에 대해 한국은 이미 민감하게 반응해 왔던지라 캐나다인으로서 느끼는 심각성과 우리의 느낌은 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해외에서 이토록 활발하게 움직여 왔다는 점은 한국에서도 분명 주지해야 할 사안일 것이다.

베이징에 들어선 공산당은 현대판 중화제국 왕조라고 하는 편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p. 24)

중공과 접촉하면서 이런 풍조를 경험하는 것은 꼭 캐나다만이 아니다 미국, 유럽, 특히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이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 중공의 입김이 스며드는 것은 정확히 캐나다에서 벌어지는 일과 똑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호주이 정치인, 학자, 언론, 그리고 대중은 중공이 꾸미는 일에 대해 좀 더 크고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해왔다는 사실이다. (p. 30~31)

중국의 공작원들은 이미 이곳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고, 그들은 캐나다의 가치를 경멸한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p. 37)

저자는 초반부터 조금은 격렬하게 중국의 '공작'에 대해 비판한다. '이 책은 최후의 심판을 알리는 공상 소설이 아니다. (p. 34)' 라며 독자에게 지금의 현실을 보고 중국의 실체를 파악하기를 강권한다. 이러한 강한 태도는 이 책이 일단 캐나다인들을 향해 쓴 책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이해해야 한다. 저자는 자국민들이 자국의 상황을 좀더 심각하게 판단해야함을 깨닫게 하고 싶어한다.

캐나다가 중공 공작원들이 활개 치는 사냥터가 되다시피 한 이유는 이 나라가 중공을 피해 중화권에서 벗어난 수많은 이주민의 매력적인 종착지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p. 45) 비록 모두는 아니겠지만 중공의 스파이, 비밀경찰, 여론공작원 및 기타 비밀공작원 중 많은 수가 국제엠네스티 보고서에 나오는, 캐나다의 인권 및 정치개혁 단체에 대한 학대와 협박사건에 가담하고 있다. 중공이 꼭두각시처럼 부리는 기관 및 공작원의 전체적인 실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를 자랑하며, 그들의 말대로 움직이는 또 다른 심복들도 캐나다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p. 69)

저자는 이 '공작' 들에 대해 세계대전 이후 부터 차근차근 사건들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사건들이 최근의 일들은 아니라서 너무 옛날이야기 처럼 읽힌다는 점이 저자의 강한 주장에 비하면 그닥 와닿지 않는, 호소력이 약해지는 원인인것 같다. 예를 들어,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반공독후감이나 이승복어린이 등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릴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며 죽어간 이승복어린이에 대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냈었다. 책속에서 제시하는 중국공산당의 (저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공작'들은 그 이승복어린이 이야기 같다. 지금은 읽어도 별 감흥이 없는.

중공이 다른 나라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보면서 캐나다가 교훈을 얻어야 할 사례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p. 389)

중국공산당은 이제 캐나다의 자유민주 체제를 위협하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p. 418)

캐나다의 언론인으로서 중국의 활동에 대핸 위기감은 충분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사례에 대해서는 파이브아이즈 관련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캐나다, 영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는 파이브아이즈 동맹국가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는 영국의 연방체 이므로 크게는 미국와 영국이라고, 간단하게 영미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럽과 영미권은 좀 다른 듯 싶다. 여하튼,) 미국과 중국은 오랜 경쟁관계이니 중국이 공작을 해야 한다면 영연방국가가 될 것이다. 그런데 호주와 뉴질랜드는 중국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작년엔가 중국과 호주사이에 있었던 이런저런 뉴스들이었다. 호주는 정치권에 로비자금이 허용된 국가이고 중국이 호주의 정치인들을 많이 포섭해왔는데 중국의 자금을 받은 호주의 부패정치인들이 발각되고 호주의 '다윈항' 관련 중국이 원하는 협정이 호주의 주권을 위협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호주와 중국은 냉전이라고 부를 만한 상황중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는 작은 국가이긴 하지만 일찌감치 독립적 의견을 주지하고 있었고 영국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강대국이라 이 파이브아이즈 동맹국들 중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살펴보야 할 국가는 캐나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있어서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북미대륙을 있는 라인에서 캐나다는 필요한 입지의 국가일테니 중국이 캐나다에 은밀한 '공작'들을 꾸준히 해왔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호주에 비해 캐나다내에 그런 위기의식이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하지만 저자는 좀더 현대적 쟁점들을 최근의 사안들을 제시했어야 한다. 언제적 일화들로 지금 중국의 활동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게 할 수 있겠는가. 또한 전반적으로 문체가 너무 옛스럽고 선동적이다. 이러한 낡은 선동으로 과연 얼마나 캐나다내에서 이슈가 되었을지 의아하다. 저자의 논리가 좀 약하긴 해도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문제이기에 기대하고 읽었는데 이정도 내용으로는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여하튼, 중국의 활동이 얼마나 세계적인가는 깨달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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