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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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단테'라 불리는 레바논의 시인, 철학자 지브란의 영적 메시지!

그는 겉모습인 허상을 버리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라고 촉구했다. 그것은 우리에게 사랑을 열망한다고 가르쳐주었다. 전 세계에 영감을 준 지브란의 목소리는 시대를 초월한 우리 시대의 정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각보다 너무 작은 사이즈의 책이라 깜짝 놀랐다. 흑백의 작고 예쁜 책이었다.

영혼의 순례자라고 불리는 칼릴 지브란 하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예언자] 라는 책이 유명하다.

워낙 제목을 많이 들어본 터라 예전에 읽어봤던 것도 같고...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라는 책은 예언서는 아니다. 시적 영적 에세이랄까.

이 책 [지혜의 서]는 칼릴 지브란의 작품 목록에는 없다. 편집으로 엮은 스페셜에디션인듯 하다.

깨달음을 얻은 자의 여정이 담긴 '스승과 제자의 대화' 두 편과 스승의 메시지를 전하는 '지혜의 말씀' 스무 편이 실린 이 책은 시처럼 읽히는 산문집이다.


칼릴 지브란(1883~1931)은 레바논에서 태어난 화가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이자 평화주의자 이다.

그가 태어난 레바논은 유대교의 이스라엘과 이슬람교의 시리아 사이에 위치한 나라로 예수탄생지와 가까운 나라이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절반정도씩 공존하고 있는 나라이다.

유대교의 향기가 어린 지역에서 카톨릭 집안의 자손으로 기독교 신자로서 아랍어를 쓰는 칼릴 지브란은 시기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종교분쟁과 깊은 인연이 맺어질 수 밖에 없었다. 시인이자 화가로서 예술감이 충만했던 그는 내부와 외부에서 한꺼번에 소용돌이치는 종교들을 영혼의 목소리로 통합시키고자 했다. 레바논과 뉴욕을 오가며 아랍과 비아랍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아랍어와 영어를 함께 쓰는 그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를 지향했다. 종교에 상관없이 울림을 주는 그의 말들은 그래서 영혼의 목소리가 되었다.


이 책에는 표지부터 로렌스 알마 타데마 의 그림이 나온다.

로렌스 알마 타데마(1836~1912) 는 그리스로마 시대를 그리는 신고전주의화풍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대리석의 화가 라고 불릴 정도로 그리스로마시대의 풍경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화가이다.

책 뒤편의 칼릴 지브란 생애를 보니 파리에서 스승으로 잠시 함께 했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칼릴 지브란은 독학을 했다고 하는데, 책에는 왜 칼릴 지브란의 그림이 아니라 마음에 안들었던 스승의 그림을 실었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내용에 적절한 그림을 사이사이 배치해 놓았는데 아쉽게도 모두 흑백이다.


이 책을 읽고자 마음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칼릴 지브란 때문이 아니라 로렌스 알마 타데마 의 그림 때문이었다.

그리스고전을 여러권 읽고 나니 그 시대를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들을 알게 됐고, 로렌스 알마 타데마 의 그림들은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그림과 신비스러운 글들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책이 너무 작아서 그림도 작고, 흑백인데다, 그림의 전체가 아닌 부분부분을 조금씩 삽입해 놓아서 그림은 영 볼게 없었다.

예를 들어, 표지 그림이 '호메로스 읽기' 라는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대표작 중 하나인데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원작과 비교하면 영 아쉽기 그지 없다.

표지 뿐만이 아니라 책 속의 그림들도 원작 그림을 알고 보면 그렇게 작고 흑백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느낄 수 있다.

 

 

 

 

그림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지 내용은 평이하게 느껴졌다.

소설로 썼다면 톨스토이 작품 같았을 것 같고, 불교책으로 썼다면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 같았을 내용들이, 기독교를 믿는 아랍인 칼릴 지브란의 깨달음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그림에 대한 기대 없이 칼릴 지브란 의 순수한 영적 시들을 오랜만에 읽는다고 생각했다면 괜찮았을 것을...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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