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어떤 여자가 술 한병을 주었는데
술이름이 취생몽사라는군.
마시면 지난 일은 모두 잊는다고
하는데 믿어지질 않았어.
인간이 번뇌가 많은 까닭이
기억력 때문이라는 말도 있어.
잊을 수만 있다면,
매일매일이 새로울 거라고 말이야.
정말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어.
황약사,
양가휘는 그렇게 말하면서
‘취생몽사‘라는 그 술을 마십니다.
영화 <동사서독>의 한 장면이죠?
취생몽사를 마신 후에
양가휘는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가 자신의 친구인지 적인지
기억을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걸 완전히 잊지는 못했습니다. 어쩐지, 무언가, 누군가가
낯이 익었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잊어버렸지만,
그 사람을 바라볼 때마다 느꼈던
그 감정의 흔적만이 남아있다면
그건 어떨까요.
머릿속의 기억은 지웠지만
가슴속은, 내 심장은, 내 손끝은 그 사람을 알고 있다면 그건 어떨까요?
혹시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괴로워한 적 있으세요?
2003년 12월 16일
정은임의 영화음악
십 여년 전 오프닝 멘트를 출력해서 책으로 제본해서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내 청춘을 지켜주었던 정은임 아나운서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