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동성 커플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2013년 9월7일 동성 부부인 김조광수·김승환씨가 결혼식을 올리자 ‘한국기혼자협회’ 에서 재치있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하늘은 이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들의 혼인신고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싶다.’
사람들에게 결혼하려는 이유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이다. 동성부부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동성혼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동성부부가 법적 부부에게 적용되는 혜택만을 위해 결혼을 원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왜 굳이 결혼하려고 하느냐며 못마땅해한다. 동성부부들은 이런 현실이 답답하다
“사람들은 동성부부한테 서로 진짜 사랑하냐, 그렇다면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관계의 깊이는 얼마나 되는지를 증명하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가 왜 증명해야 하죠? 이성부부에게도 이렇게 증명을 요구하나요?”
이번 혼인평등소송이 가족의 본질과 실체를 따져 묻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방식으로 공동생활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국가가 이를 보장하고 지원하는 것이 개인의 기본권이 돼야 한다. 혼인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어떤 ‘자격’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개인의 결정을 지지하고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가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2001년 법이 보호하는 세계 최초의 동성 부부를 탄생시킨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전세계 39개국이 동성혼을 법제화했다.
그러고서 ‘망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