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 작품엔 이른바 ‘잘 나가는’ 인물이 주인공인 적이 없다. 그의 시선은 늘 낮거나 어둡거나 불편한 곳을 향한다. 그러면서도 익살스럽다. 개그를 삽입해 읽는 동안 키득거리며 웃게 만들고 책을 덮은 뒤에야 묵직한 통증을 느끼게 한다

패러디 단편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2003년)가 신호탄이었다

이 만화에서 김수정 작가의 아기공룡 둘리는 나이 든 후 공장 프레스에 손가락이 잘린 중년의 이주노동자가 되었다

도우너의 사기에 홧병으로 죽어버린 고길동.
깜빵에 들락날락 하는 사고뭉치 희동이.
도우너를 외계연구소에 해부용으로 팔아넘기는 철수. 몸을 파는 또치.

그들의 삶은 팍팍하다

한국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꼬집은 블랙유머지만 온국민의 사랑을 받은 둘리를 그렇게 묘사한 것은 확실히 ‘파격’이었다

충격받고 분노하는 독자도 많았다
덕분에 최규석이라는 이름은 만화 독자를 넘어 일반 대중에까지 알려진다

최 작가는 “폭력이 담긴 만화에 분노할 힘이 있다면, 실제 일어나는 폭력에 분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
라고 반문한다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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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1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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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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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13: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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