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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 더 이상 사랑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자아성장의 심리학
비벌리 엔젤 지음, 김희정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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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관계 속에서 자기를 잃어가는 여성들을 위한 글이다. 끝없는 노력과 용기로 잃어버린 자기를 되찾고, 새로운 삶을 살게 용기를 준다. 첫 장에 자기를 잃어버린 여자. 내 이야기일까? 질문도 던진다.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상담 이야기가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나에게는 똑같이 성스러운 의무가 또 하나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의무이다-헨릭 입센<인형의 집>

 

 

여자가 자기를 잃어가는 과정에는 네 가지 슬픈 진실이 있다고 하였다. 남자를 잃느니 차라리 자기를 잃는게 더 낫다. 강인한 여성도 남자를 만나면 자기를 잃는다. 어떤 여성도 자기 상실에서 안심할 수 없다. 돈과 명성이 있는 여성도 자기를 상실한다. 프리다 역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기의식이 부족하여 타인의 인정에 기대어 자아 상실의 늪을 벗어날 수 없었다.

 

우리의 부모들은 적절한 정서적. 육체적 유대 관계를 제공할 줄 모른 채 아이를 키웠다. 부모의 인정을 받아야 아이가 정서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것도 몰랐다. 어쩌면 당신의 부모는 자식을 통해 대리 만족을 얻거나 자식을 자나치게 소유하며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식을 키웠는지 모른다.p54

 

 

 

자기 상실의 문화적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딸은 남에게 의존하도록, 아들은 독립하도록 길러진다. 말 잘 듣는 여자로 키워진다. 여자는 무기력을 먼저 배운다. 여자는 남자를 통해 성취를 얻고자 한다. 여자는 로맨스와 공주병에 잘 빠진다. 여자는 남자의 인정에 매달린다. 여자는 남의 말을 쉽게 믿는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지키는 약속이 있다. 상대 남성이 관계에 헌신할 마음이 있는지 헤아리지 않은 채 관계를 진전시켰다가 상처 받는 여성이 많다. 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매혹됐거나 사랑에 빠졌다는 이유로 곧장 몸을 허락하면 안된다. 애인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있겠지만 자기를 돌볼 시간마저 희생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기혼이든 미혼이든 여자도 여유 자금이 있어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금전적 안정을 이유로 남자와의 관계를 시작한다.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남자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믿는 의존적인 여성들이 많다. 자기만의 방을 가져라. ‘자기만의 방은 잡다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각을 모으고 일기도 쓰면서 창조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거나 이혼해 아버지를 잃은 여성들은 심한 박탈감과 유기의 감정을 느끼고 아버지 갈증이라는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저자 자신의 고백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대목은 감동적이다. 싱글맘에 외동딸이여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남자와의 교제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사람들은 나무랐다. 연상의 남자들에게서 아버지를 찾았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독을 직면하라. 혼자 있어야만 자기자신에게 의지하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자신과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고독은 자기를 성찰하고 자기 영혼을 찾아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고독에 익숙해져야 개인으로서의 중대한 발달 단계를 극복할 수 있다. 저자는 주중의 근무 시간을 나흘로 몰아 일주일에 이틀이나 사흘을 쉬기로 했다. 처음에 하루내내 소파에 누워 있거나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기만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더 늘리기로 하려고 산책을 했다. 운동 목적으로 했는데 산책이 움직이는 명상 시간임을 깨달았다.

 

저자는 여성 내담자들에게 특별한 친밀감을 느꼈다. 자신이 20대에 자기를 상실하는 문제로 오래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남성과의 관계에서 느낀 혼란과 분노, 고통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자기를 상실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저자의 경험을 들으며 공감과 힘을 얻길 바란다.이 책을 읽고 저자가 권하는 혼자 만의 시간이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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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개발의 정석 오늘의 젊은 작가 10
임성순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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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_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10 <자기 개발의 정석>

 

이 책 표지가 안스럽고 웃음짓게 하더니 전립선염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상황마다 펼쳐지는 리얼하고 디테일한 묘사가 계속 읽게 만들었다. [자기 개발의 정석]은 앞선 작품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동시에 전혀 다른 계열의 소설이라고 한다.

 

입술이 터지고, 피가 나는 이유는 이 부장도 알고 있는 오르가슴 때문이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정말 그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소설 중간쯤에 실마리가 풀린다. 마흔 여섯에 처음 오르가슴을 느끼기엔 늦은 감이 있다. 아내는 아이를 한명만 갖기를 원했다. 실제 부부 관계도 소원해지고 부부 싸움도 줄었다.

 

아이가 캐나다에 간 것은 이 부장의 발음 때문이었다. 그가 구사하는 영어 8할은 대학 졸업 전 1년간 들었던 새벽 6시 라디오가 가르쳐 준 것이었다. 고향 사투리가 약간 섞인 이상한 영어 발음은 고쳐지지 않아 이 부장의 촌스러운 발음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아내와 딸은 아 쪽팔려하였다. 그리고 기러기 아빠가 되었다.

 

전립선염이 걸렸다. 마지막 업소 방문이 두달 전이었고 콘돔을 사용했는데 의사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바지 벗고 속옷도 벗고 뒤가 트인 바지를 입으라고 간호사가 말했다. 작아서 실수하면 큰일 난다고 평균보다 작은.’ 거시기라서 절개하기가 힘들다 하였다. 전형적인 OTL의 좌절 포즈를 하고 확진을 위해 검사를 하고 동시에 치료라고 하였다.

 

일주일에 한번 아네로스라는 기구로 전립선염을 치료한다. 자기 전에 스타브론 정을 먹어야 한다. 마흔여섯 살에 찾아온 전립선 치료가 혐오스럽고 저항감이 장난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부장은 한번의 오르가슴을 느꼈다. 드라이 오르가슴에 대한 정보를 찾다 오프라인 모임까지 나가게 되었다. 적자생존이란 단어의 의미는 명확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쓸모 있는 것이 되어야만 했다.

 

네트워크 마케팅, 피라미드, 다단계였다. 끝까지 구매를 하지 않고 나오는데 젊은 남자, 고등학생한테 퍽 치기를 당한다. 씹어 먹을 더러운 새끼. 영문도 모르고 욕을 먹고 주먹질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왔다. 전치 6주가 나왔다. 캐나다에 있는 아내는 가끔 전화를 해오면서 500달러, 300달러를 요구했다. 월급 뻔한데 돈 보내느라 고생했다고 하고, 건강은 어떠냐고 묻는 아내가 약간 수상했으리라. 과한 친절과 관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부부 상담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바람의 징후로 갑작스러운 관심이나 친절이 1순위에 있었다. 읽다 보면 아내의 바람이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정말 남편의 건강을 걱정한 것이었다.

 

아내가 이 부장에게 전화를 자주 하는 것은 방학을 맞이해 한국에 다니러 갔던 영수네는 캐나다로 돌아오지 못했다. 남편이 위암 말기였던 것이다. 남편이 재밌거나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건 연애 전부터 알고 있었다. 성실한 사람, 안정적인 사람이어서 결혼 한 것이고 한마디로 좋은 사람이었다. 이 부장 앞에 펼쳐지는 사건과 사고들이 웃기고도 슬프다. 요즘 같이 코로나19로 마음이 찹찹할 때 읽으면 좋을 블랙코미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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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습 - 김승옥 대표중단편선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1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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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초반 한국문단에 감수성의 혁명을 몰고 온 작가 김승옥은 현대문학의 고전, 단편미학의 전범 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동반하고 이야기되는 후배 작가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승옥은 1962년 단편 [생명연습]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많은 작품이 있는데 내가 기억하는 작품은 무진기행서울, 1964년 겨울이다. 이 책[생명연습]10편의 중단편으로 구성되었다.

 

<생명연습>에서 자기 세계라고 하면 연초록빛 대기나 탐스러운 장미꽃이 어울리는 정원을 가진 성곽이 연상된다. 자신의 생식기를 잘라버린 전도사, 최음제까지 먹여 가며 여자를 정복하는 천재 영수, 아버지를 닮은 여러 남자를 만나는 엄마가 못마땅해 죽이자 작당하다 스스로 자살하는 형, 사랑하는 여자의 육체를 범해 버리기로 그 여자를 떠날 명분을 만든 한 교수, 직선을 자를 갖다대고 그렸다고 죄의식을 느끼는 만화가 오선생 등은 자기세계에 빠져 드는 걸까

에게 사살당한 빨치산의 시체를 묻어주며 돈을 벌러 가자고 하는 아버지, 누나를 겁탈하려는 형들의 음모를 알면서도 를 아껴주는 윤희 누나를 유인하는 심부름을 해주는 ’<>, 사랑을 성욕으로 간주해버리고 여자를 바꿔서 만나자는 영빈, 수영은 피를 토하는 폐침윤 2기 진단을 받고 오래 살아남는다. 서커스 단원 미아와 결혼을 약속을 하고 수영의 여동생을 윤간한 불량배들과 싸우다 죽고 마는 윤수, 형기는 집에 화재가 나서 식구는 죽고 혼자 살아남아 시력을 잃은 채 바다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견디기 어려운 서울 생활을 접고 하향을 한 정우는 다시 혼란에 빠진다.<환상수첩>

 

선조 대대로 중국에서 이름 있는 역사 집안인 서씨 그 힘은 공사장에서 남보다 약간 더 많은 보수를 받게 하는 기능밖에 가질 수 없게 되었다.<역사>, 실의에 빠져서 무진을 내려온지 4년만에 다시 무진을 찾은 를 아내 덕에 출세했다고 부러워한다. 여선생 하인숙, 후배 박과 속물 조와 만남을 갖는다. 조와 여선생은 무슨 관계가 있는 모양이다. 방죽에서 자살한 술집 여자의 시체를 보았다. 하인숙은 서울로 자신을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한다. 급하게 가느라 편지를 썼다 찢어버리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에 부끄럼을 느낀다.<무진기행>

 

선술집에서 안이라는 대학원생과 나와 서른대여섯 살 사내와의 이야기다. 안과 나는 스물다섯 살로 의미 없는 말로 대화를 나누다 사내가 끼어든다. 아내가 급성 뇌막염으로 죽고 말았는데 병원에 돈 사천원을 받고 팔았단다. 그 돈을 다 쓰자고 제안한다. 각자 숙소를 정해 들어갔는데 사내는 자살하고 말았다. 나는 같이 자려고 했는데 우리 탓이 아닐거라고 안이 말한다.<서울 1964년 겨울>

 

친구들과 행주산성에서 놀러 가기로 한날 돼지 한 마리를 사가지고 통째 구워먹기를 했다. 돼지를 메고 가다가 놓쳐서 애를 먹은 일, 이따끔 창녀의 집엘 찾아가다 하숙집 딸 숙이와 연인관계가 된다. 일당 오백원에 영감님의 신변을 보호하여 흥신소에 보고 하는 일을 맡았다. 가끔은 영감 뒤를 따라다니다 나를 잃어버리고 멍해지기도 한다. 영감님이 돌아오지 않았다. 숙이가 말했다. 돈을 잔뜩 벌어다가 친척들에게 주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노인은 루팡일까?<다산성>, 대낮에 낯선 남자로부터 강간을 당한 이후 현주는 낯선 남자들을 찾아 서울의 밤거리를 헤맨다. 남편과 남처럼 지내야 하는데 따른 일탈이다<야행>

 

환상수첩과 무진기행은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할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 지금 당신이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김승옥의 소설들이 이십대 초중반에 썼고 오십여 년이 지났어도 매력을 잃지 않는 이유는 청년성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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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처럼 - 도청의 마지막 날, 그 새벽의 이야기
정도상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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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 운동으로부터 40년이 되었다. 오늘이 그날이고 이 소설을 읽었다. 아침 TV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남편이 수금을 하러 저녁도 안 먹고 나가 돌아오지 않아 안간데없이 찾아 헤매던 열흘만에 교도소에서 시신이 된 남편을 만난 억울한 마음을 세상천지에 누가 알까요. 보고 싶은 당신 우리 만나는 날까지 부디 안녕히 계세요’ 5.18 기념식에서 희생자 남편의 아내가 쓴 편지였다

 

소설은 1980518일부터 열흘간 이루어진 광주민주화 운동의 마지막 날 밤과 새벽, 전남도청에서 투쟁하던 오백여 명 시민군들에 관한 이야기다. [꽃잎처럼]의 본래 제목은 [도청]이었다. 526일 저녁부터 527일 아침에 이르기까지 전남도청의 마지막 밤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에 따라 썼다. 저자는 광주 사람도 아니고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작품을 쓰기 위해 취재와 공부를 하였다. 주인공을 제외하고 등장인물은 실재했거나 실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명수는 가난하여 국민학교만 나와서 이것저것 안해 본 일이 없고, 자동차 하청 업체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신입으로 들어온 김희순을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한다. 나이는 두 살 위였지만 연애는 누나랑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녀가 대학을 휴학하고 야학 들불에서 강학을 하면서 민주운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교복이 제일 부러웠는데 인생의 십대를 배고프게 보내고 스물의 봄날에 꽃잎처럼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명수는 중졸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을 가기라 마음 먹는다.

 

윤상우는 대학을 나와 은행에 근무하는 중에 광주에 내려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수는 계엄군과 공수부대와 맞서기 위해 투쟁위원회의 대변인 상우의 경호원을 자처하며 도청에서 결전의 순간을 기다린다. <투사회보>를 제작하고, <민주시민회보>를 철필로 새기는 글자를 쓴다. 작은 키의 영준형은 글씨를 제일 잘 쓰고, 용호 형은 문장을 생각해내고 글을 제일 잘 쓴다. 휴교령이 내려 고향 광주로 내려온 병규는 시신 관리 임무를 수행중이다. 생일을 맞아 아침에 와야 한다고 엄마가 찾아온다. 효균이 아버지는 변호사로 수습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아들, 젊은이들과 함께 하겠다고 남는다.

 

백기를 들고 계엄군을 맞이하는 것과 피에 젖은 깃발을 들고 계엄군을 맞이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광주 사람들은 오늘 밤, 잠들지 못하고 도청을 향해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있을 것이다.

 

명수는 오늘 밤 여기에 머무른다.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이 올 것이고 내일은 희순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날이 밝으면 손에 쥐고 있는 카빈소총을 놓고 여기를 떠날 것이다. 상무관 도청의 시신 관리소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대단했다. 무섬증이 들어 잠시도 있기 힘들겠는데 정성으로 시신을 다루었다. 3학생들도 도청에 왔다. 도청에는 학력도 경력도 나이도 고향도 묻지 않았다. 그것이 너무 좋았다.

 

명수와 동년배인 수찬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단칸방이 싫어 츄레라를 모는 남호 형의 조수가 되어 몇 달을 돌아다녔다. 조폭들과 싸움에 휘말려 초죽음이 되어 조직원이 되라는 두목의 말에 츄레라 운전수가 꿈이라고 말하여 멋진 놈이다며 풀어 주었다. 형수의 임산부 친구가 공수부대의 총질에 즉사하고 형수도 출산이 임박한 몸이었는데 젖가슴을 찔러버려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어 원수를 갚으려 도청에 왔다고 하였다.

 

우리는 고작 카빈 소총에다 실탄 세 발인데 군대는 식스틴이어서 정말 새 발의 피였다. 놈들이 온다. ‘오지 말아라. 하지만 온다면 피하진 않겠다.’ 이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27일 새벽 공수부대는 무차별 소총을 난사하였다. 도청에 있던 사람들, 형과 친구들이 쓰러졌다. 명수는 바닥으로 쓰러지며 어머니를 불렀다. 환상인지 꿈인지 모르지만 풀숲으로 날아가는 배추흰나비를 따라갔다. 명수는 내일 희순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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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바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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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장 살인사건의 개정판이기도 한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 세계의 지경을 넓혀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85년 데뷔 이후 가가 형사 시리즈를 제외한 장편소설로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밀실 트릭, 연쇄살인, 영국동요 [머더구스]에 얽힌 암호 등 일본과 영미권 추리소설의 장점을 담아내었다.

 

누가 울새를 죽였나? ‘그건 나라고 참새가 말했다

 

오빠가 죽었다. 죽은 오빠가 발견된 곳은 하쿠바의 머더구스 펜션이었다. 경찰은 우울증에 선택한 자살이라고 결론을 냈지만 동생 나오코는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오빠는 죽기 전, 긍정적인 내용의 엽서를 보내왔었다. 마지막 엽서에 마리아 님은 집에 언제 돌아왔지?’라는 거야 성모 마리아야. 이상한 글의 엽서가 도착했다.

 

친구 마코토와 펜션에 오게 되었다. 일부러 일년이 된 시점에 오게 된 이유는 작년에 묵었던 손님들이 그 숙소에 모인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카세 씨가 역으로 차를 가지고 왔다. 오빠의 동생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하라라는 성을 하라다로 속이기로 다카세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두 장씩 구성되었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읽다 보면 궤가 맞춰지는 순간 이중, 삼중으로 얽혀 있던 비밀이 풀어지며 반전의 괘감을 선사한다. 원래 영국 사람의 별장이었는데 사연이 있어서 건물을 내놓게 됐는데 지금 주인이 사서 펜션으로 개장했다. 특별히 개조한 곳은 없다고 했다. 여덟 개의 방마다 새겨진 영국동요 [머더구스]의 노랫말이 걸려 있었다. 사람들은 한번 묵었던 방을 다음 해에 와도 묵게 되었다. 나오코와 마코토는 오빠가 죽었던 방을 선택 받았다. ‘험프티 덤프티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나오코는 기분이 이상했지만 오빠 죽음의 진상을 밝히려면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여섯 살짜리 아들을 둔 영국 여자가 있었다.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마스터와 남편은 등산 친구였다는 인연으로 셋이 친해졌다. 머더구스는 남편의 별장이었는데, 눈이 내리던 밤에 아들이 돌아오지 않아 찾으러 나갔을때는 절벽으로 떨어져 나무에 걸려 있었다. 별장을 내 놓아 펜션으로 개조하여 운영하였고. 그녀를 좋아해서 아이도 찾고 프로포즈를 하려고 했는데 그녀는 도쿄로 돌아갔다. 방마다 벽걸이가 하나씩 있는데 떼어내거나 다른 걸로 바꾸지 말라는 조건, 방을 중축하거나 철거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후 그녀는 자택에서 약을 먹고 죽었는데 마스터와 셰프에게 남긴 유서를 별장에 대한 약속은 꼭 지켜주세요. 그것은 행복의 주문입니다라고 남겼다.

 

단골들이 오랜만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익숙하게 포커를 치고 있었다. 오빠가 일 년전에 독극물을 마시고 사망했고 그것도 문이 안으로 잠겨 있어서 밀실 살인사건이라 이름을 붙인다. 이 년전 50대 남자는 도쿄의 보석가게 주인으로 3일 전부터 실종된 상태였다고 한다. ‘신바시 지로라는 이름으로 숙박했는데 가명으로 밝혀지고 소지품 속에서 가와사키 가즈오라고 적힌 병원 진찰권이 나온 것이다. 계곡에는 부서진 돌다리가 중간까지 뻗어 있었는데, 그곳에 추락하였다. 남자가 왜 하쿠바의 펜션에 왔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방마다 걸려 있는 머더구스의 동요가 연결되며 오빠가 암호를 풀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숙소에 묵었던 한 사람이 추락사고를 당한다. 매년 같은 곳에서 같은 사람들이 모이면 일어나는 사건은 우연인 걸까. 행복의 주문 암호를 풀게 되면서 영국 여자의 속셈은 복수였다. 이 책은 단숨에 몰입하면서 읽게 되었다. ‘도미노 살인각각의 살인에는 서로 다른 동기가 얽혀 있다. 그것이 하나의 지점으로 모이는 상황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엄청난 비밀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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