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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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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이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시간여행이라는 SF 장르로 풀어낸 대작입니다. 작가 후기를 보니 구상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 했더군요.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은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져서 우리에게도 꽤 친숙한 사건입니다.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 제이크는 동네 음식점 주인을 통해 1958년의 어느 특정한 날로 이동하는 입구를 알게 됩니다. 음식점 주인은 죽음을 앞둔 어느 날 제이크게에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케네디의 암살을 막겠다는 어떤 사명감보다는 친한 친구의 부탁으로 제이크는 가벼운 마음으로 1958년으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과거를 변화시킬수록 어떤 힘에 의해서 큰 위험들을 겪게 됩니다. 결코 쉽지 않은 과거의 변화, 과연 제이크는 케네디 암살 사건을 막을 수 있을까요?


  스티븐 킹의 시간여행을 다룬 SF소설이라는 소개를 보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몹시 궁금했습니다. 사실 스티븐 킹의 SF소설은 그리 낯설지가 않은데, 시간 여행은 조금 생소했거든요. 그런데 읽어보니 SF 장르를 가장한 역사소설이더군요.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항상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을 역시나 이번에도 겪었습니다. 미국 문화 코드를 제대로 이해 못하니 스티븐 킹식의 깨알 같은 유머를 제대로 느낄 수가 없더군요. 사람을 키득거리게 만드는 스티븐 킹의 그런 유머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이번 작품은 조금 유머들이 얌전합니다. 적나라한 욕설도 거의 없고요. 반면 감동과 사랑의 코드가 많이 들어간 작품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역사도 제대로 알기 힘든 상황에서(공부하지 않는 이상), 미국 역사는 역시나 생소합니다. 아무리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유명했다고 해도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들이 전부인 상황에서 조금은 지루할 수밖에 없습니다. 암살 자체를 막느냐? 그렇지 않느냐? 는 사실 중요하지 않거든요. 마음에 크게 와 닿는 그런 사건이 아니어서요(잘 모르니까요). 또한 사건의 배경인 1963년이 너무 먼 과거이기도 하고요. 아마 미국 독자와 우리나라 독자가 느끼는 감정이나 감성은 많이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네요. 역사적인 사건이 아닌 그냥 이야기 자체에서 어떤 재미를 느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감동과 따뜻함이 있는 사랑소설. 아마 이렇게도 이 소설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러면 조금 거창할까요? 주인공 제이크의 여자 친구에 대한 사랑과 애틋함이 잘 묻어난 작품 같아요. 저는 이 작품을 SF소설이 아닌, 역사소설도 아닌, 사랑이야기로 읽었습니다. 과거 역사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계속 살 수 있을까? 그럴수록 어떤 힘(?)은 계속 방해를 합니다. 과거는 변화해서는 안 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엔딩이 마음에 들더군요. 과거의 어떤 역사를 바꿨을 때, 과연 현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결국 주인공 제이크가 선택하게 되는 미래는? 무섭고 소름이 돋기보다는 따뜻함을 느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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