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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평점 :
아멜리 노통브의 첫 책은(그러니까 내게 있어서의 첫 책) 나를 실망시켰다. 그래서 아마도 돈을 주고 구입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건 사실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한 권 얻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는 여전했지만, 내가 모르는 매력이 생각보다 많았다.
여주인공(그러니까 작가 자신으로 그려지는)이 잠시 일본에 거주하던 시절, 불어를 배우고 싶어 하던 일본인 청년과 만나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여주인공은 시종 장난스러운 분위기와 언행으로 책 내용 전체를 리본이 달린 풍선처럼, 그야말로 연애에 이제 막 빠진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붕뜸'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그렇다면 일본 청년은 또 어떤가. 불필요할 정도의 무뚝뚝함과 형식적인 예의를 갖춰, 사람을 다소 불안하게 하지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애인을 향한 배려와 희생 앞에서는 이 책을 일는 여성 독자들의 마음도 모두 흔들렸으리라 생각한다. 언뜻 이런 식으로 가벼움과 무거움의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져, 최고의 소설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그건 아니다. 아멜리 노통브의 위는 조금 성급한 듯하다. 특히 둘이 헤어지게 되는 부분에서 공감이 되지 않았고, 사건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게다가 지나친 자아도취와 도저히 믿기 힘든 능력(후지산을 뛰어서 내려갔다고 나옴;)의 여주인공은 소설이라기보다는 만화 캐릭터에 가깝다. 웃고 넘기자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정도므로 가볍게 읽기에 그만인 소설이라는 생각이다.
추가로 표지와 제목이 너무 심오한 것 같아서 그게 더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