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별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김구, 하면 정치인, 사상가, 행동하는 지식인, 윤봉길 등의 배후 인물 정도가 그의 인상이지 싶다. 그런데 작가 김별아는 김구에 대해 조금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그동안 김구에 대한 평가가 일제시대 독립이라는 염원을 위해 일한 부분에 치중해 있었다면, 김별아는 인간적으로 욕망, 갈등, 트라우마 등을 등장시켜 김구 내면의 기록에 색을 입힌다. 이때 작가의 상상력은 다양하게 변주되는데, 일본인을 잔인하게 죽인 젊은 시절 혈기왕성한 김구, 결혼 상대자를 잃고 후회하는 못난 남자 김구, 부모님에게 한없이 죄송하기만 한 아들 김구 등이 등장해, 이미지로 머물던 김구에게 뼈와 살을 입혀 독자로 하여금 '김구라는 사람'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혼란한 시기에는 리더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기 마련이다. 굳이 어느 정권, 누구를 타도한다고 적지 않아도 현재 대한민국 시민들은 발빠르게 행동하며-촛불시위를 그토록 많은 인원이 이토록 오랜 기간 한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으리라-이 땅을 바꾸기 위해 매주 광화문으로 모인다. 그리고 생각한다. '왜 위에 있는 애들은 다 저 모양일까? 저놈한테 투표한 내 손이 부끄럽다.' 그럴 때면 나와 같은 시대를 산 것도 아닌 김구가 그리워진다.

큰일에 대한 결단력, 때에 맞는 사람을 기용할 줄 아는 능력, 위에 있으면서도 낮기 만한 태도,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두뇌, 이성적이지만 감성적인 면을 잃지 않는 마음, 목표를 향한 집요함 등, 현재의 정치인들이 닮아야 할 덕목을 두루 갖춘 인물 김구. 2008년 젊은이들은 반드시 그를 다시 읽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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