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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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생물학 분야의 책은 처음 접하는지라 읽다가 막힌 부분이 꽤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벽처럼 답답한 느낌이 아니라, 낯선 용어에 대한 호기심이 일고, 그 부분을 좀 더 조사하고 싶어지는 긍정적인 것이었다.

출처는 확실치 않다만 국내 도서 시장에서 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나오지 않는 것은, 문과와 이과 계열의 사람들이 너무 익숙한 장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만해도 생물학, 물리학, 천문학 등 전공, 직업과도 무관한 책에는 손이 전혀 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여전히 독서를 '써먹을 수 있는' 즉, 지식의 사용이 분명한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책이라는 매체가 주는 자유분방한 길 위에서라면 다른 전공 분야로의 한눈팔기도 꽤나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처음부터 잔디밭 뽀송한 길이 되긴 힘들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생명과학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에도 비중을 많이 둔 '나름대로의 에세이'다. 과학계에서는 이런 글을 쓴다는 게 놀라울 수 있겠으나, 일반 독자인 내게는 에세이의 냄새가 그리 강하게 나는 글은 아니었다. 그냥 의견이 풍성한 보고서 정도?

인간의 영원한 관심사는 사랑, 생명, 죽음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생명을 과학적인 진지한 접근과 다양한 실험, 증명된 사실을 통해 여유있는 문체로 되도록 쉽게 풀이하려 애쓴 책이다. 하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추천사 '스릴과 절망 그리고 꿈과 희망과 반역이 불러내는 흥미진진한 책'은 정말 오바다. 왠지 쟤는 바나나만 먹고도 '결핍에서 해방된 영혼의 자유로움' 운운하지 않을라나.

아무튼 개인적으로 색다른 시도였고,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이었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기에는 조금 힘들었다. 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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