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게다가 나처럼 호기심 많은 사람에게는, 외국으로 여행가서 맛 기행을 하는 즐거움이, 때론 여행지의 감동보다 더 오래 회자되기도 한다.
<싱가포르에서 아침을>은 이국적인 싱가포르의 여행기에 맛있는 음식 소개를 더한 에세이다. 저자 고솜이 씨가 뚜렷하게 뭘 하는 분인지는 몰라도, 글을 재밌게 쓰는-주로 여성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분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출신 자체가 '웹'이라서 그런지 텍스트에 많은 비중이 있는, 책에서는 그 포스가 약해 보였다.
즐거운 여행기가 강화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중에 찾아가서 먹을 수 있게 맛집 지도를 그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한 여자의 평범한 일기를 엮은 것 같다고나 할까?
강모림 씨의 멋진 일러스트와 꽤 공을 들인 책의 속과 겉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크게 매력적인 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