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김태준.소재영 지음 / 논형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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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의 글을 모아 책을 만든다는 건 힘든 일 같다. 아무리 주제가 '스승' 하나라고는 해도, 저자가 다르고 저자가 꼽은 스승이 다르니 글의 수준이나 깊이가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도 한 사람의 보고서처럼 딱딱한 글이 있는가하면, 정말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저자의 스승을 향한 애정이 한껏 드러나는 글도 있다.

주시경, 신채호, 한용운, 함석헌 등 이름만 들어도 묵직함이 느껴지는 시대의 스승들을 향한 제자들의 애뜻한 마음이 담긴 책이다. 스승과의 일화도 있고, 스승의 업적을 꼼꼼하게 찾아 고증해 마지 않는 제자도 있고, 당시 스승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승이란 영웅과는 달라 읽다보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스승이란 성공한 사람을 이루는 말도 아니고, 흔들림 없는 정신으로 하나의 길을 개척한 사람이렷다. 때문에 공부하고 배우는 낮은 자세로 책을 읽어야만 끝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저자들이 대부분 학자인지라, 글이 너무 가르치려는 느낌이 든 것이 조금 불편했다. 자연스러운 자신의 감정과 스승의 가르침을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연구 학회지' 느낌의 글들이 있어서, 일반 독자에게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책의 본문에 여백이 너무 없어서 눈이 피곤했다. 많은 양의 원고를 한 권에 담고는 싶고, 귀한 저자들의 글을 한 자라도 빼놓기 싫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독자도 가끔은 여백 한 쪽에 눈을 두고 쉬어야 한다는 점은 잊은 것 같다.

아무튼 글에 편차가 있고, 본문이 조금 뻑뻑하기는 하지만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에 읽길 잘한 책이었다. 혼자 나고 혼자 깨우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으니, 한번쯤 오늘의 내 지식을 스승에 대한 감사로 돌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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