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 지구의 2인자, 기생충의 독특한 생존기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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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입담이 돋보이는 책이다. 기생충이라는 조금은 혐오스러운 재료를 부담감 없이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묘한 매력은 그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글 솜씨로 만회하는 느낌이다. 책은 기생충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옆집 아저씨 그러니까 조금 친안 아저씨 혹은 단골 술집에 친한 사장님이 전해주는 손님들의 뒷 담화 같은 느낌이 든다. 기생충이 착한 놈, 나쁜 놈, 독특한 놈으로 구분이 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나름 그렇게 구분한 이유를 대고 있는 서민의 사연은 그야말로 말이 안 되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서민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도 책을 훑어보다가 알게 된 것 같다. [서민적 글쓰기]로 기억한다. 소설가도 아니고 에시이스트도 아니고 잘 모르는 사람인데 글쓰기 책을 냈네 하면서 지나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을 보니 기생충 학자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그냥 서평을 쓰거나, 에세이를 쓰는 사람 혹은 소설을 쓰는 사람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려니 하고 제목만 보고 그냥 지나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나온다. 기생충 학자라니?!

 

기생충은 우리 지구 위를 살아가는 많은 생물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벌레를 말한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지구위의 2인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삶의 방식이 독특하다 못해 강한 생존력을 가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먼저 서민의 분류 식으로 보면 착한 녀석들로 분류 된 것을 보면, 어류의 혀를 갉아 먹고 대신 혀 역할을 하고 있느 기생충인 시모토아 엑시쿠아라는 녀석은 사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서 어류의 혀를 계속해서 소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서민의 해석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없어진 어류의 혀 노릇을 해 주는 착한 녀석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구충이라는 녀석은 면역 체계 이상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면 일부러 키우는 산업이 발전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예쁘게 생긴 람블편모층은 점막을 손상시키지도 않고 그냥 기생만 하는 기생충이라고 하니 그렇게 미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서민식의 분류법을 보면 착한 기생충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특하게 자신의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기생충, 인간에게 많은 해악을 끼치는 기생충이 있다는 것을 보면 기생이라는 기본적인 단어는 느끼는 그대로 좋은 느낌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생충의 역사가 재미있는 것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으며, 언제나 감염의 위험이 있음에도 생활이 발전하고 위생이 조금 낳아지면서 우리 생활에서는 멀어져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기생충의 생존력을 바탕으로 연구하여야 할 학문들, 그리고 유기농을 선호하면서 다시 기생충이 인간과 공존하려고 하는 움직임들, 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각종 면역 반응에 대한 치료에 대한 힌트를 기생충이 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서민의 고민대로 기생충학을 어떻게 우리 일상과 연관시켜서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때로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몸속에서 10년이 지나야 그 반응을 알 수 있는 녀석들도 있고, 숙주의 공격을 버텨 내면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독특한 생존법을 만들어낸 기생충의 일생을 우리는 더 세밀하게 관찰 하면서 우리의 생존법을 찾아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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