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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점프!
필리프 홀스먼 지음, 민은영 옮김 / 엘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오드리 햅번의 점프하는 모습이 상큼하다. 팔을 뒤로 젖히고 두 발은 벌리고 웃는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은 역동적이며 자신의 삶을 한 장의 사진에 보여 주는 것 같다. 필리스 홀스먼은 유명 인사를 만나면 점프 하는 사진을 찍을 것을 제안 하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 중에 점프하는 모습이 같은 사람은 없었고 그들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한 그는 점프학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학문을 만들어 본다. 어떤 형태의 점프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그는 그렇게 정리하고 생각해 본다. 모든 사진이 흑백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사진 실력은 당시를 대표하는 사진작가였음을 알게 하여준다.
점프를 해 본적이 있는가? 나는 어떤 모습으로 점프를 할까? 궁금해졌다. 아이들과 같이 장난삼아 뛴 모습은 너무 여성적인 모습이었을까? 이 책에 나온 유명 배우의 모습과 같은 모습이었다. 좀 이상한 구석도 있지만 사람마다 점프하는 모습이 모두 다르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슈퍼맨과 같은 모습으로 점프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기업가형들이 많다고 한다. 그들의 삶은 모든 것을 향해 도약하는 혹은 뛰어가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날아가는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작가가 점프를 부탁하면 신발을 신고 뛰는 사람과 신발을 벗고 뛰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이 모습에서 작가는 점프를 의뢰받은 사람의 성격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일반적인 준비과정을 거치는 성격인지 아닌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나는 그냥 편하게 있는 그대로 준비과정 없이 폴짝 인데 말이다.
많은 사진을 보고 있으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은 이들이 모두 유명 인사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들의 삶을 다른 사람들이 조금은 알고 있는 점에서 이들의 점프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있나 생각을 해보았다. 그런데 그런 의미를 찾기에는 그냥 재미삼아 뛰는 점프가 아닐까? 단지 점프는 자신의 최선을 다해 혹은 사진기라는 사물을 상대로 순간을 남겨 남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약간의 의도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작가는 점프하는 순간만큼은 의도적인 표정을 짖기 힘들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한번 시험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책장을 넘기면서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점프하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조금의 미소가 담겨 있다. 최고의 순간 펄쩍 뛰어오르는 사람의 습성상 어쩌면 의도된 점프도 웃음처럼 그런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의 몸이 아닐까 한다. 언제쯤 뛰어 보았나? 지금 당장 밖으로 뛰어나가 점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