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치유하는 여행
이호준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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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 다시 내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는 것이 여행이다. 그럼에도 여행을 찾고 동경하는 것은 그 여행이 들려준 삶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 속에 서있는 내 모습이 외롭지 않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치유의 여행지를 찾았다는 저자의 책은 치유를 제목으로 들고 나왔다. 여행이 가져다준 이야기 멀리 바다를 건너야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닌 하루면 다가갈 수 있는 우리나라의 그 곳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치유를 원하는 여행이건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이건 우리의 여행은 일상의 번거로움을 잠시 떠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힘을 받기 위한 여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여행 책 치고는 많이 친절하지는 않다. 이동방법이나 사진을 많이 담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위한 그런 구성은 아니다. 또 한 가지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라기보다는 조금 덜 알려져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어디선가 들어본 곳 하지만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은 곳에 대한 이야기이다. 화려함 보다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멋진 풍광을 자랑하기 보다는 고즈넉한 우리의 자연을 보여주는 곳을, 화려한 이야기가 담긴 곳 보다는 소박한 이야기들과 삶이 담겨져 있는 곳을 주로 찾아간다.

 

여행이라는 주제를 담고 나온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목차를 보고 내가 가 보았던 곳인가? 아닌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그것은 작가의 느낌과 감상 그리고 그 곳에 담긴 이야기를 내가 알고 있는가? 하는 일종의 경쟁심 혹은 자랑 혹은 자기만족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었다. 결국 나는 한 번의 여행에서 많은 것을 아니 두 번 세 번 간 곳에서 그냥 경치만 보고 온 것이 아니라 삶을 역사를 혹은 그 곳에 한을 보고 왔던가에 대한 질문이 같이 따라가게 된다.

 

내소사, 온달산성, 다산초당, 개심사, 포로수용소, 신륵사, 고창 고인돌, 청령포 등등 내가 가본 곳을 손꼽아 본다. 생각 보다 많은데 특이한 점이 있다. 저자는 한 곳에서 두 가지 정도의 장소를 소개하는 데 이상하게도 나는 두 곳을 다 가본 곳은 없고, 한 곳만 가보았다. 이상하지? 여기에 저자가 전국을 발로 누비고 다녔다는 말이 실감난다. 내가 가 본 곳은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곳, 그리고 저자가 추가로 명시한 곳은 조금 세심하게 보아야 할 곳이었다. 그 곳에는 이야기가 있고, 선조들의 삶이 있었던 곳이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이매창과 삼강 주막의 이야기였다. 애절한 사랑이야기와 끝까지 자신의 삶을 지키며 살았던 한 할머니의 이야기 그 것이 여행지가 들려주는 최고의 위안과 치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 곳이 어디이든 그 곳에 깃든 이야기 속에 삶이 있고 그렇게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국 나를 현실로 돌리는 힘이 될 것이다.

 

좋은 곳을 편하게 여행하며 가이드를 받은 기분이라고 할까? 그리고 친절하지 않은 사진, 글로 설명된 풍경이 더욱 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조용히 배낭 하나 매고 그렇게 가보고 싶고 걷고 싶은 곳 그런 여행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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