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의 검 소설NEW 3
김이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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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기억과 피해자의 기억은 같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기억은 아쉬움이고, 피해자의 기억은 분노이다. 가해자는 좀 더 확실하게 했었다면 지금쯤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피해자의 기억은 분노와 수치심이 남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일본과의 기억은 그것을 기반으로 한다. 일본은 반성의 기억보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좀 더 확실하게 좀 더 단결된 모습으로 하나의 명분과 강력한 힘으로 과거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은 모양이다. 우리와 일본은 조선시대 왜란의 기억과 근세의 강점기의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승리한 전쟁이라 하는 조선시대 왜란은 전쟁의 승리가 당시 국민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었을까? 가난 죽음 혹은 처절한 노역 이런 것이 남지 않았을까? 패전한 일본에게 남은 것은 조선의 문화재 그리고 많은 수의 조선 국민들을 자국의 노예로 끌고 가서 자신들의 국력을 키우는 데 사용한 것. 일제강점기의 기억은 어떨까? 역사의 왜곡 다시 문화재의 침탈과 회손 그리고 강제 징용, 위안부의 기억 그리고 다시 광복을 이룬 이 땅에 우리들은 그 기억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패전한 일본은 다시 무슨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그 시절의 꿈을 다시 꾸고 있다. 패전이 가져다 준 기억이 승전국의 아픔보다 덜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것을 알고 있기에 아마도 다시 뭉치고 우익이라는 이름의 사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그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항상 우리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카토의 검은 왜란의 기억과 강점기의 기억을 같이 가지고 있다. 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전해준 장수의 칼 속에 조선을 정벌하라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검을 두고 둘러싼 이야기 이다. 칠지도에 대한 그들의 왜곡된 해석을 근간으로 한 소재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를 둘러싼 정치 세력의 움직임과 그 것을 둘러싼 의문을 파 해치는 국회 출입기자의 활약이 녹아들어있다. 전반적으로 정서상 공감을 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책을 읽는 속도감은 빠르다. 그리고 감정의 묘사보다는 사건과 장소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지고 논리의 흐름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싶었던 것이 어쩌면 약간의 틀에 잡힌 듯 한 느낌을 가지게도 하였다.

 

전반적인 소설의 느낌은 연인관계, 살인 사건, 역사의 흔적, 가정의 문제, 자신의 트라우마 등을 다루고 싶었던 것 같은데 임팩트 있게 기억에 남는 것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대상이 주인공의 형이었고, 그 형의 행적을 추적하던 한 기자의 모습이 남는다. 약간은 우연을 가장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화재의 전환이 글의 흐름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인지에 대한 설정적인 문제도 좀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아무 고민 없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가는 것에 집중한다면 가독성 및 속도감은 매우 좋았다. . 왜 아영의 아버지가 전문가였을까? 등의 생각이 없이 읽는 다면 말이다. 우연한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이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않고 간다면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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