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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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이 줄거리를 아는 것보다는 미시적 발견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Page297

 

고전을 읽을 때 고민이 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한 줄의 글귀는 정말 마음에 드는데 이 글을 정말 내가 작가의 의도대로 해석하고 있는 것일까? 명로진은 고전읽기의 어려움을 아주 단편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것을 어떻게 쉽게 접근할 것인가에 고민을 한 흔적을 여러 곳에서 드러낸다. 책에 소개된 고전은 정말 고전이다 몇 천 년전의 인류의 지혜를 담아낸 것을 그러면서도 지금도 읽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그런 재미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재미가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어떻든 그 흐름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 시대적 흐름 또는 작가의 생에서 나타난 흐름 등을 어떻게 알 것인가? 읽을 때마다 졸립고 모르는 단어가 많은 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고전 읽기의 즐거움은 고전의 불친절함 속에 있습니다. Page16

 

고전은 말을 해 주지 않죠? 그러니 불친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글이라고 모두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글이 2천년에서 3천년쯤 지나서 읽혀진다면 아마도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요? 현재를 살아가는 저는 현재의 모든 역사적 사실이나 벌어지는 일들을 조금이나마 듣고 살기 때문에 단어 혹은 사람이름 지명이 어렵지 않습니다. 고전이 쓰여 졌던 사람들에게 도 마찬가지였겠죠? 그 시대를 살지 못했던 우리들이 고전을 이해하려면 그 시대에 벌어진 일들을 책을 통해 습득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주변의 책을 같이 읽어야만 이해가 용이하게 될 것 같네요. 그래서 어렵게 느껴지고 불친절하다고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명로진은 이런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어린이용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중략- 산문으로 된 그리스 신화 [변신이야기]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이런 순으로 읽으시면 그리스 로마 신화 및 호메로스의 작품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리라고 봅니다. - Page 262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하나를 이해하는 일에 이정도의 공이 있어야 하니 고전 읽기가 그렇게 쉽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호기심이 더 많은 지식을 가져다 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저도 청소년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쉽거든요, 그리고 개념을 잡고 흐름을 잡는 것에 좋거든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고 고전을 읽으면서 주의해야 할 사항 중에 하나는 주희의 공자에 대한 언급입니다. 주희가 만난 공자는 주희만의 공자이지 나만의 공자가 아니라는 거죠. 결국 여러 가지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공자를 만나고 나만의 맹자를 만들어내며 그리고 나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명로진은 글은 말을 하듯이 그 흐름이 거침이 없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있는 부분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 내고 있습니다. 그의 의도는 독자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렇게 고전에 접근하라는 것이였죠.

 

아마도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접한 명로진 때문에 이 책이 더 친근해 졌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사유는 저와 생각이 비슷해서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만든 인물은 하나이지만 그 인물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 의해 서로 다른 인격으로 진화 한다는 말을 저는 믿거든요. 아마도 고전도 그렇게 재미있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읽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의 집필의도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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