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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아의 시네마 블루 - 기억을 이기지 못한 시네 블루스
주민아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8월
평점 :
영화 좋아하세요?
질문에 답을 하기가 애매하다. 좋아는 하지만 굳이 찾아보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날 때 가끔 보기는 하지만 책과 달리 영화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책은 내 상상력을 발휘하지만 영화는 감독이 만들어 놓은 상상력을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영화는 어떤 측면에서 오류 혹은 흐름과 맞지 않는 부분을 찾아 내고자하는 약간의 게임 같은 생각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내가 주로 보는 영화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최근에 본 영화에 상당히 큰 카타르시스를 느낀 게 있다면 베테랑이라는 영화였다. 왜? 그랬을까? 곰곰이 고민을 하다가 잠시 좌절 모드로 돌아갔다. 왜?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믿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나는 영화를 보면서 그 런 일이 벌어지기를 바란다는 것이었고 그 것을 통해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로 보는 영화가 판타지 영화를 주로 본다.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동화적 감성을 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 주었을까?
나와 다른 점은 따뜻함 그리고 숨겨진 앵글과 배경 그 것을 읽는 능력 혹은 감독의 의도를 보는 힘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본 영화도 있었고 생경한 영화도 있었지만 느끼는 감정은 다른 곳에서 다르게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두며 영화의 의미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 영화는 어떤 의미에서든 현실에서 놓치고 의미를 이해하기 힘든 것을 명확하게 하는 묘미가 있다.
영화는 보이지 않는 시간과 내면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우리 앞에 펼쳐주는 마음의 지도임을 이제야 알겠다. - Page 67
저자가 보는 트로이와 내가 보는 트로이는 어떻게 다를까? 깊이의 차이가 있었을까?
영화는 대작이라 불리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고 신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판타지의 계열에 속하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저자가 찾아낸 것은 대사 속에 담겨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영화였다니.....
가만히 글을 읽으며 영화의 장면을 생각하다 아킬레스와 헥토르를 떠올려 본다. 아마도 그들이 고민하던 행위 속에 무엇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치열한 전쟁을 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니 또한 수긍이 가는 대사들이다. 어쩜 우리는 영화 속의 그림에 혹은 화려함에 그 의미를 잊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책의 구성은 한국, 아시아, 아메리카, 유러피언 으로 나뉘어 있다. 대부분의 영화를 직접 보지 못한 탓에 느낌을 공유하기는 어려웠지만 영화를 어떤 각도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심하게 편중된 영화에 대한 선택 역시 다른 각도로 여러 면을 접해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