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은행에는 이자가 없다
해리스 이르판 지음, 강찬구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돈이 돈을 버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당연하게 생각하였던 이자라는 것이 잘못된 상식이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접해 보는 것이 좋다. 저자의 말처럼 돈이 필요한 사람은 부유한 사람이 아니다. 삶이 힘들고 어려운 생계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부유한 사람들이 받아야하는 이자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 일까? 책은 이런 부분을 이슬람의 종교와 교리에 따라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방식과 돈의 본질 그리고 사람들의 탐욕을 이야기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저자의 활약상(?)을 근거로 중동에 정착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초반부에는 이슬람의 교리 또는 발전과정에서 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되었다.

 

오늘날 탐욕과 이기심으로 점철된 부정적인 의미로 비춰지는 자본주의를 제도화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서구 세계에 도입한 장본인이 바로 이슬람이었다. 다만 유입되는 과정에서 과거 아부 하니파가 자본주의의 법제화 과정에서 꿈꿨고, 약자와 빈자를 보호하는 장치로 활용한 자본주의가 퇴색된 것이다. - Page 57

 

이슬람이 전달한 자본주의의 본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말과 그의 교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본주의란 무엇일까? 쿠란에 나타난 이들의 교리는 고리대금과 이자를 금하고 있다. 이 부분이 서구세계에 전파되면서 변질 되었다고 하여야할까? 이들이 전파한 자본주의는 다시 서구의 문물들을 받아들이면서 다시 이자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즉 세계사회에서 금융거래와 은행의 역할을 동반할 때 이자라는 개념을 지우고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교리도 지키면서 세계사회에서 자신들의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그들의 강력한 교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실물경제 이다. 그들의 강력한 율법서인 샤리아가 금한 리바 즉 이자를 받지 않는 방법은 그들이 돈을 통해 실물에 투자하는 채권을 발행하는 것 즉 수쿡을 발행하는 것이다. 실물의 가치를 상승시켜 돈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논란이 있다. 이자는 아니지만 결국 투자라는 개념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또 다른 리바 즉 이자가 아닌가?

 

알라는 장사는 리바(이자)와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장사는 허용하셨으되 리바는 금지했다. Page 93

 

이들의 율법은 실물 채권에 대한 해석을 이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실물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였던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실물이 없이 발행한 채권들이 가져온 그 상황을 생각해 보면 파생상품이 파생을 낳고 실제적으로 어떤 상품이 실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파생상품으로 돈이 돈을 담보로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수쿡 역시 리바의 한 방법이 아닌가? 라는 의문은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가치 하락에 대한 보증을 해주면서 같은 방법으로 손실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비슷하지만 단 하나 실물이 있다는 점에서 서구은행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책을 읽었음에도 도이치 뱅크의 행적을 따라가는 일이나, 돈의 흐름과 안정성을 만드는 시스템을 이해는 실 예를 이해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점은 율법을 지키는 이슬람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돈에 대한 그들의 관념과 종교적 가치에 대한 부분은 테러와 살상으로 얼룩져 보이는 이슬람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을 하게한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중세유럽이 동경했던 중동의 문화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그들의 문화를 잘 알지 못하고 유럽사에 편중된 지식역시 한 쪽으로 사고의 범주를 치우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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