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다 2 : 빅 데이터에서 투명 망토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7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2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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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을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하지만 SF 영화는 많이 본 것 같다. 국내 제작은 아니지만 외국 영화로 많이 보았다. 과학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SF는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공상 과학 소설로 분류한다. 공상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과학자들과 SF작가의 수다는 시작한다. 창조성을 강조하는 나라에서 실제 과학의 모티브를 줄 수 있는 SF에 대한 가벼움이 아쉽다는 말로 시작을 한다. 과학 수다 2권은 아톰의 이야기로 A.I의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그런지 술술 읽혀 나가는 재미가 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우리의 SF는 로봇에 한정되어 있다. 일본에 비하면 덜하지만 그나마 로봇이 과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야 하는 것은 태권브이와 마징가를 보고 큰 세대들이 지금 그 것을 연구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과학의 모티브가 되어야 할 것 같은 SF 장르가 좀 발달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다음 장은 더 재미있다. 기생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다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다 보니 기생충이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것 이외에 우리는 무언가 모르게 멀리하고 배척하려는 분위기가 있었음을 인정해야 하겠다. 기생충의 박멸로 인하여 생긴 다른 현상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이로운 점을 살리지 못하고, 현재의 기생충 약 때문에 변종된 기생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들의 수다 속에서 지금의 상식이 미래엔 독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본다.

 

빅 데이터와 빅브라더의 이야기는 삶의 개인적인 면이 없어지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담겨져 있다. 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 그리고 내가 어딘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알아낼 수 있는 권력의 힘은 누군가를 통제하고 자신의 의도로 끌어 들이려는 사람들이 이 정보를 독점하게 된다면 하는 걱정도 든다. 그런 고민들이 과학자의 고민이 아니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담겨 있다.

 

빛보다 빠른 물질의 이야기는 더 흥미롭다. 우리가 관념적으로 맞춰진 빛의 속도에 대한 개념이 흔들릴 수 있는 이런 물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과학계는 많은 흥분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정작 일반인들에게는 그 것이 무엇인지 조차 가늠하기 힘든 일이겠지만. 이들의 수다를 읽고 있다 보면 중성미자라는 물질이 정말 빛보다 빠르다면 지구상의 모든 사물을 보는 관점과 기준 그리고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 송두리째 무언가 바뀐다는 것은 어쩌면 흥분되는 일일 수도 있고, 부담스러운 일 일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몸 이야기는 더 흥미롭다. 작은 우주가 우리 몸 안에 있고 신경전달 물질이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곳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구조 자체는 누가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닌데 정말 질서 정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들 수다 속에 나오는 보톡스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가치가 어느 곳에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몸 안에 독을 넣어 신경전달 구조를 파괴하여 만들어내는 현상이라는 것에 놀라웠다. 독을 몸 안에 넣을 만큼 절대적 가 중요한가?

 

투명망토를 놓고 벌이는 과학자들의 수다는 굴절률과 빛에 대한 접근이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메타 물질이라는 것이 투과 가능하다면 아마도 굴절률 1인 상태에서 투명 망토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은 어쩌면 과학자들의 새로운 도전일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회피하거나 완전히 투과하거나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핵융합에 관한 이야기다. 핵 에너지는 1권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인류가 선택해야 할 에너지 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묻어 두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다른 태양 즉 에너지를 찾아야 할 시기는 아닌지 신중하게 고민해 볼 문제다.

 

1권이 과학적 사실과 발견 이론에 중점이었다면 2권은 현실적 개인에 관한 문제와 추억에 대한 과학 수다라고 할 수 있다. 읽는 속도도 빠르고 재미도 있다. 그러면서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주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과학이 우리 일상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과학적 사고가 가져다주는 논리는 일상의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연수의 말처럼 말이다.

 

언젠가 과학자가 아닌 소설가김연수는 한국 문학에 가장 필요한 것이 과학적인 사고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펴면서 과학적인 것을 이렇게 정의 했습니다. “가장 구체적인 것들을 상정하고 그것들이 합리적으로 서로 간섭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보편적 인식을 끌어내는 과정다시 말하면 과학적인 것의 실체는 과학 지식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바로 그 과정입니다. - Page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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