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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수다 1 : 뇌 과학에서 암흑 에너지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8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ㅣ 과학 수다 1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6월
평점 :
과학 속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모여서 수다를 떤다는 것이 가능할까? 몇 분쯤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냥 조용해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밤을 새울 수도 있겠지? 그들은 그렇게 수다를 떤다. 자신의 이야기도 하면서 주제의 뒷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잘못 알려진 상식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정책과 사회 그리고 교육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과학이라는 주제로 그렇게 밤을 새울 기세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은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일이 아닐까? 그들의 수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첫 주제는 137억 년 전의 이야기이다. 우주가 생성이 되었다는 그 때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물질로 형성이 되었고 그리고 처음 들어 보는 암흑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주에 73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이것을 왜 처음 들어 보는 거지? 하여간 우주는 137억 년 전부터 팽창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르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렇게 시작한 우주의 이야기는 지구로 들어와서는 근지구 천체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된다. 한마디로 지구 근방을 떠돌아다니는 행성에 관한이야기인데 그냥 읽고 있으면 아주 불안하다. 하지만 지구에 행성이 지구에 피해를 줄만큼 큰 행성이... 뭐 지금도 살고 있고 과거에도 그랬으니 문제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우주 개발에 관한 이야기로 전환이 되는데 우리나라가 달에 가겠다고 했다고 하는데 과학자나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탐탁지 않은가 보다. 그런 상징적인 일보다는 소행성을 차지하는 것이 자원 확보 측면에서 더 유리하니까 말이다. 소행성 탐사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수다로 마무리.
뇌 과학을 인지학적 측면이 아닌 물리학적 측면에서 설명하는 과학자들의 말을 듣고 있자니 정말 항상 달고 다니는 것이긴 하지만 알 수 없는 것이 뇌 인 것 같다. 그리고 그 것을 조작 혹은 인위적으로 기억하게 만들어 집단의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하니 더 무서운 일 아닌가? 양자의 세계 줄기세포 이야기 힉스 입자 핵에 관한 이야기 3D 프린팅에 관한 이야기로 1권이 마무리되는데 각 장마다 그들의 수다는 문제의식과 현재 과학의 한계 그리고 그 것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에 대한이야기를 한다.
양자는 좀 어려워서 읽고 있는 동안 몇 번을 다시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좀 깊이 읽어서 그런지 힉스 입자에 대한 설명은 그럴 듯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정확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힉스 입자를 이용한 암호체계를 연구하는 것이 어쩌면 과학을 군사용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의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핵에너지를 처음 이용한 것이 역시 군사 목적이었으니 말이다. 핵폐기물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정도가 되려면 크로마뇽인에서부터 현생 인류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핵에 대한 거부감은 증기기관을 이용한 발전의 산물이니 이제는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까지 전개가 된다. 황우석이라는 사람 때문에 줄기세포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로 인하여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와 방송 보도가 가져온 왜곡현상 때문에 황우석 사건을 세상에 알린 사람이 우리나라 매체가 아닌 외국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드러냈다는 말을 듯고는 왠지 씁쓸했다.
3D 프린터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 속에는 20년간 독점 되었던 특허 때문에 지금 에서야 활성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장하석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생각이 났다. 독점적 권리를 주장하는 특허는 과학 발전의 저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니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과학의 특정 분야를 독점하여 발생할 수 있는 현상들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다음권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수다는 재미있다. 때로는 이해하기 쉬웠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로 수다에 가깝다. 과학을 모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면서 인문학적 소양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하는 풍토 때문에 과학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한 패널의 말이 생각나는 시점이다. 공자, 역사, 철학은 이야기를 하면서 원자의 구조를 모른다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학자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과학이 미칠 사회적 고민과 관심에도 수다가 많다. 그들이 생각하고 끌어가기를 원하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 정치나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과학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과학 기술이 낳은 인공물을 가로지르는 온갖 권력이 어떻게 충돌하는지 세심하게 따질 때, 우리는 비로소 미래를 제대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 Page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