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반경 - 전략이란 무엇인가 ㅣ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조유 지음, 문이원 옮김, 김근 감수 / 동아일보사 / 2015년 5월

책을 받아보는 느낌은 묵직함 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저에게는 욕심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인 중국 당나라 시대 조유는 이 책에 비유할 만한 책을 자치통감만 있다고 했으니 그 지식의 방대함을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었겠죠. 그의 행적을 보면 이 책을 쓰고 나서 세상에 자신의 뜻을 펼치겠다고 나오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는 많은 권유에도 불구하고 은거하는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중국 당나라 이전의 중국 역사와 철학을 집대성해서 주요 부분만 요약한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구절 한 구절 마다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읽고 있다가 머리가 복잡해지는 일을 수 없이 겪게 됩니다. 중용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지나치지 말아야 하며 모자라지도 말아야하고, 넘치지도 말아야하고 부족하지도 말아야 하는 식의 글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하라는 것 인지 말라는 것인지 왔다 갔다 하기까지 했습니다. 중국 철학이 한 곳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고 인을 말하는 공자의 사상이나 병법의 이야기나 도가의 사상이나 장자의 사상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으니 깊이가 없는 저에게는 더욱 어렵게 느껴졌을 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부분은 사람이 태어나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알아보고 등용하며 가치를 인정하고 파악하는 일부터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며 신하의 도리는 어떤 것이고 덕과 예는 어떤 것이고 옳고 그름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며 위기의 상황에서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하고 변화의시기는 어떤 것을 준비하고 행해야 하며 말과 행동의 바른 길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많은 부분 전쟁과 전술 군사 훈련과 장수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책은 사람이 살아가는 올바른 길과, 리더십, 전쟁을 준비하고 승리고 이끄는 길 그리고 부득이하게 도망갈 때 까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중국의 역사와 사상가들의 말을 인용하여 요약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구절이 많았지만 좀 심각하다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저는 피식하고 웃음을 지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6장에 관상에 관한 부분인데요, 여섯 가지 천한 상이 있다고 합니다. 머리가 작고 몸집이 큰 것이 첫 번째 천한 상이고, 다리가 길고 허리가 짧은 상이 다섯 번째 천한 상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웃음이 나왔는데, 요즘의 시각에서 본다면 연예인은 모두 천한 상이 되는 건가요? 그리고 서구 형 몸매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관상학 적으로 천한 부분이 되는 것이겠죠? 현재의 시각과 당시의 시각이 많이 다르긴 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도란 마음을 작게, 뜻은 크게, 지혜는 원만하게, 품행은 번듯하게, 재능은 많게, 일은 적게 하고자하는 것이다. - Page 120

문자(文子)의 말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글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설명 역시 제가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고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고민하게 되지만 겸손하고, 원대한 꿈을 가지며, 시작과 끝이 분명하고, 정직하며, 능력을 갖추고, 핵심을 중심으로 일하는 그 것이 어쩌면 행복에 도달하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은 이렇게 바로 할 수 있지만 행동이나 실천은 그렇게 쉽지는 않겠죠?

너무 많은 경구에 밑줄을 그어 놓아서 따로 옮겨 적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한 번 읽고 나서는 도저히 이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냥 시간이 날 때 한 번씩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열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