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정호승의 글은 삶을 고통에 많이 비유하고 있다. 이 고통을 안고 갈 것인가? 짊어지고 갈 것인가를 물어 보는 글들로 힘들고 어려워도 안고 품고 가기를 바란다. 그의 글에 담겨 있는 맥락은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방법이 고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조금 오래된 산문을 다시 발간한 책이다. 글의 소재 역시 조금 오래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그 시절의 생각도 다시하게 끔 한다. 성철 스님, 김수환 추기경님 의 이야기는 아마도 오래된 기억인 것 같다. 그럼에도 그 이야기가 눅눅한 냄새가 나는 글이 아닌 것을 보면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 곳곳에서 혼자 서야하는 외로움 그리고 힘들게 살아가는 인생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것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시인 자신도 힘든 삶을 살았던 것인지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방식을 고통에 비유하고 그 것을 안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글 중간 중간에 비치고 있다. 고통을 짊어지고 가는 것과 안고 가는 것이 어떻게 다른 것일까?

 

내가 누구의 손을 잡기 위해서는 내 손이 빈손이어야 한다. - Page 59

 

우리는 고요함을 통해 우리의 삶을 성숙시킬 수 있다. 사랑에 있어서도 격정 다음에는 고요함이 그 사랑을 성숙시키고 지속시켜준다. 인생의 진정성은 시끄러운 데 있는 것이 아니고 고요한 데에 있다. - Page 79

 

누군가의 손을 잡고 격정 속에서도 고요함을 추구하며 지신의 진정성을 찾아 가는 것이 아마도 고통을 십자가를 안고 가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소재가 다른 글에서 나는 그의 생각의 끝자락에 안겨 있는 삶을 대하는 방식을 찾아본다. 탄광의 막장에 따라들어가서 광부의 소원이 지상위의 직업이라는 말을 듣고 뭉클 했을 시인의 가슴 속에 담겨 있을 그런 마음 말이다. 지금도 힘들다고 투덜거리며 짊어지고 있는 짐을 내 던지고 싶었던 그런 마음에 대한 부끄러움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그 중심에는 항상 라는 자아가 있다 이것을 만들어 가는 것은 나 자신이기에 그 것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고민 역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이 아닐까? 그 고민을 시인은 어떻게 풀어 나가고 있을까? 여러 곳의 글 중에 몇 자를 인용하여 시인의 생각을 들여다 보았다.

 

인생은 물리적 시간이다. 신이 우리에게 준 시간의 양과 질은 공평하다. 다만 신은 우리 각자에게 시간을 요리하는 재량권을 주었을 뿐이다. - Page 109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 하는 문제는 어떠한 작품을 썼느냐보다도 더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 Page 145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내 인생을 만들 것인가? 유용하게 그리고 알차게 만들어야겠지, 그리고 내가 남긴 흔적보다 내가 살아온 흔적이 더 아름답기를 바라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아마도 시인도 사회적인 고민에 많이 빠져 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더 많은 세속적인 고민을 다짐 같은 글로 남겨 놓고 싶었던 것일까?

 

여러 편의 글들이 따뜻하거나 위안을 받기에는 너무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신에게 받은 고통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작가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것은 당연한 것이고 축복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을 전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책을 읽는 사람들은 위안 속에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소중하니까.

 

그 고통을 외면하거나 두려워하는 자는 고통 그 자체가 되고, 고통을 정면으로 맞서서 받아들이거나 싸워 극복하는 자는 그 사랑을 자신의 소중한 인생으로 만든다. - Page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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