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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 노트 - 마음을 전하는 5초의 기적
가스 캘러헌 지음, 이아린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작은 일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큰 행운은 감당하기 힘든 기쁨을 주지만 꾸준한 작은 정성은 마음이 행복한 부자로 만들어 줍니다. 암에 걸린 아빠가 딸에게 그렇게 작은 정성을 보냅니다. 일장연설하기 좋아하는 꼰대 아빠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일상의 5초를 활용하여 아이의 도시락에 하고 싶은 말을 적습니다. 아이는 그 것을 날짜별로 모아서 스크랩합니다. 아빠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행복해 합니다. 아이는 세세하게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사랑을 느낍니다.
냅킨 노트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을 합니다. 작은 것을 실천하고 SNS에 올리게 되면서부터 책까지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손 글씨가 뜸해진 요즘에는 상대의 글씨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때론 아이들의 글씨도 보기 힘든 때인 것 같습니다. 문자를 주고받는 것에 익숙하고 줄여 쓰는 말에 의미를 더 주고 바쁘게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인양 그렇게 스마트 폰을 보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한 세상에서 한 아빠가 세상에 반기를 듭니다. 도시락 담당이었던 저자는 딸의 도시락에 냅킨에 간단한 하고 싶은 말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 시작은 이랬습니다.
‘사랑하는 엠마, 오늘도 좋은 하루!’
이렇게 시작한 냅킨 노트는 딸과의 대화가 되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작은 일이라고 가벼이 여기는 성향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짧은 단문의 편지를 손 글씨로 받아본 기억이 언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넘쳐나는 안부 메일, 광고 메일, 우스운 말 가득한 SNS를 비롯해서, 지나가는 단어들 속에 진심이 있다고 느껴지는 문장은 책 속에서나 만나는 것 같습니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핑계 댈 일도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냅킨 노트라는 책이 나왔겠지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아이들이 오해하지는 않을까? 고민 고민 하게 됩니다. 공부에 치여 사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이야기는 하기 싫고, 그렇다고 마냥 하고 싶은 일 하게 내버려 두자니 스스로가 못미덥고, 그냥 믿어주는 사랑만 있다면 무엇이든 부담 없이 이야기하고 받아주고 그리고 웃을 수 있을 터인데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지금의 암울함 보다는 미래의 밝음을 보여주고 싶은데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어서 그 말을 못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나에게 그런 믿음이 생길 때 아이에게 짧은 글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의 저자처럼 말입니다.